조응천, 10일 탈당 예고 "이재명에 하루 시간…원칙과 상식 의원들 4명 공동탈당"
"민주당에 간절하게 요구한 것들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제3지대 연대, 물리적·기계적 연대 감동 없어"…"플랫폼 한 번 거쳐야" "이낙연, 금태섭, 양향자, 이준석에 다 열려있다"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조응천 더불어주당 의원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지금 비록 병상에 누워 계시지만 당직자들을 통해 의사표현은 가능하리라 본다"며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고 10일 탈당을 예고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SBS '김태현의 뉴스쇼' 라디오에 출연해 "하루의 시간 동안 저희의 요구에 대해 답변을 해주시라. 그렇지 않으면 저희는 내일 소통관(기자회견장)에 설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 원칙과 상식, '최후통첩' 계획이었으나 이재명 대표 피습 때문에 미뤄
원칙과 상식은 당초 이 대표가 부산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에도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최후통첩'을 날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지난 2일 부산에서 피습을 당하며 최후통첩 시한도 미뤄졌다.
조 의원은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소속으로 그간 이 대표에게 2선 후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 왔다.
이어 "우리는 과연 민주당이 이렇게 바뀌고 또 우리가 정말 간절하게 요구한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소위 말하면 묵살정치"라면서 "이렇게 말할 것. 지금 비록 병상에 누워 계시지만 당직자들 통해서 의사표현은 가능하리라고 보는데 이재명 대표에게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하루의 시간 동안 저희의 요구에 대해서 좀 답변을 해 달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내일 소통관에 설 수밖에 없지 않나. 저는 더 이상 당이 우리들을, 특히 조응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걸로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고 당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거다,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했다.
또 10일 탈당 예고에 대해 "어쨌든 지금 민주당에 대해서 끝까지 결단을 요구했는데 우리가 답을 못 들었으니까 그럼 방법이 없잖나"라고 했다.
◇ "물리적·기계적 연대 감동 없어"…"플랫폼 한 번 거쳐야"
조 의원은 또 '낙준연대'에 대한 언급하면서 플랫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 의원은 신당에 대해 "우리가 안 그래도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이렇게 여러 가지 신당들이 지금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 신당들이 독자적으로 다 기호 3번, 4번, 5번, 6번 받아서 총선에서 국민들의 사표 방지 심리를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제3지대 신당에 대해 "그렇다고 해서 여당의 대표를 지낸 사람과 야당의 대표를 지낸 사람이 사표 방지 심리 돌파라는 그 정략적인 목표를 가지고 그냥 손을 잡는다면 서로 완전히 A형 피와 B형 피를 그대로 수혈해 버리는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맞나, 저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잖나.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국회가, 정치가 지난 4년 동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 저성장 문제 또 글로벌 밸류체인이 지금 바뀌고 있고 또 신냉전이 들이닥치고 있고 또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있고 이런 당면한 국가적 과제에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 국가적 과제에 대해서 같이 머리 싸매고 앉아서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에 대해서 그러면 서로의 생각은 어떤가. 이런 걸 맛보기라도 서로 하면서 아, 저기는 이런 정도로 생각하는구나. 또는 여기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러면 이거 대충 맞출 수가 있겠네라는 것을 국민들이 들어보고 인정할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을 한번 거쳐야 붙어도 붙고 말아도 말지 그냥 물리적·기계적 연대는 감동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게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우리들끼리 좀 한 것"이라고 했다.
◇ "원칙과 상식 의원들 4명 모두 공동 탈당"
조 의원은 또 원칙과 상식 4명의 의원이 '공동 탈당' 할 것이라는 예고도 내놨다.
진행자의 4명 모두 공동 탈당이냐는 질문에 "어쨌든 소통관에 같이 서는 거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건 굉장히 부차적인 문제라고 처음부터 우리들은 생각했었고 다만 왜 이렇게 뜸을 들이나라고 했던 것은 우선 우리가 신당 창당이나 이런 게 목표가 아니었고 대한민국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 그러면 바뀌려면 양당 중의 하나가 제대로 바뀌어야 된다. 그래서 민주당을 바꾸자. 이게 우선 목표였잖나. 그러면 그게 안 되면 어떻게 하냐고 했을 때 제가 저희 남양주갑에서 재선을 했다. 나 혼자 했나? 아니잖나. 우리 당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우리 시도 의원들, 우리 지지자들 많은 사람들 했다. 지금 나 혼자 이렇게 배지 달고 앉아 있지만 이 배지가 나 혼자의 성취물은 아니잖나. 그 사람들의 동의는 몰라도 최소한 양해 혹은 묵인까지는 구해야 될 것 아닌가.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라고 했다.
또 "어쨌거나 그 과정이 지난하고 고통스럽고 그리고 나름의 그래서 그러는구나. 이게 머리로 되지 않고 가슴으로 되는 일이라서 굉장히 시간이 걸리는 일, 사실은"이라고 했다.
개인적인 구상에 대해 묻자 "우리는 아직도 민주당이 바뀌기를 간절히 간절히 원하고 있고 사실은 요즘 거의 매일 저녁 우리 민주당 의원들한테 불려 나가서 멱살도 잡히고"라면서 "어떻게든 해 보자 하는데 참 고맙다. 눈물 나게 고맙다"라고 했다.
원칙과 상식 의원 4명 이외에 공동 탈당을 할 의원들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우리 자신들의 총선에 대해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경선에까지 별로 신경을 쓸 여유가 아직까지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 "여당 땐 그저 대통령 경호, 야당 땐 이재명 지키기…국익 부합 의정활동 해야"
당선이 쉽지 않을 것 같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게 아니고. 20대도 해 봤고 21대도 해 봤는데 국회의원 노릇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리고 20대는 우리가 야당이었고 21대는 우리가 여당이었는데 여당은 그저 대통령 경호, 옹호, 프로텍트 이것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 국민은 어디 있냐 이거다. 특히 우리 당은 맨날 누구 지킨다. 지금은 이재명 지키겠다고 한다. 민생을 지키고 국익을 지키라고 뽑아줬는데 왜 이재명을 지키나? 지금도 대놓고 이재명 지키겠다고 캐치프레이즈로 내거는 분들도 많다"라고 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그러니까 참 헌법기관으로서 역할이 점점 더 왜소해지고 있다. 그리고 너무너무 당론으로 자꾸 이렇게 움켜쥐니까 개개 의원의 의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도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 호루라기 불고 이리 따라와 하면 쭉 따라가는 그런 구조다"라고 했다.
이에 더해 "그러니까 그런 게 참 뭐라나. 자괴감이 들고. 그래서 이런 국회의원은 이제는 하기 싫다. 그래도 법에 따라서 양심에 따라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않는 그런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 "이낙연, 금태섭, 양향자, 이준석에 다 열려있다"
또 조 의원은 '국민, 국익 중심 의정활동'이라는 가치만 동의할 수 있다면, 이낙연, 금태섭, 양향자, 이준석 신당에 다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제3지대 연대를 언급하면서 "가장 꿈꾸는 건 그들이 다 모이는 빅텐트를 기대하는 건 맞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의원은 "그렇다"라고 하자, 진행자가 다시 "그래야 파이도 커지고 뭔가 총선에서 어떤 성과도 있을 수 있을 테니까"라고 물었다.
아울러 조 의원은 "그러니까 국민들이 기표를 할 때 나는 도저히 1번, 2번 못 찍겠는데 3번 밑으로 내 마음이 가는 쪽으로 줘봐야 이건 당선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내 표는 사표야. 그러느니"라면서 "1번, 2번 중에 제일 나쁜 놈이 누구야. 그럼 덜 나쁜 놈을 찍자. 이때까지 투표 형태가 그래왔다. 그러니까 차선도 아니고 차악을 강요당한 것"이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