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낙연·비명계 "민주44% 전과자" "돈뺏고 친구하자는 일진" VS 친명계 "꽃길만 걸어" "추하다 못해 찌질" 탈당 신경전 격화
이낙연 "민주당, 도덕성 다양성 잃어버려" 이상민 "개딸당은 배신해도 돼" 정성호 "탈당 진짜 이유는 반명" 우상호 "이재명 싫어서 나가는 것 성공 못해" 친명계, 비명계 지역구 도전장.. 공천 과정서 비명계 추가 탈당 가능성도 이낙연 "전과자 44%" 발언은 '사과'..."민주화운동, 노동운동 고려 못해, 정중히 사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이 민주당 인사들과 쓴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날선 탈당 신경전을 하며 분열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원칙과상식은 10일,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탈당이 예정돼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들을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이제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속속 도전장을 내면서 공천에 탈락한 비명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도덕성 다양성 잃어버려" 이상민 "개딸당은 배신해도 돼"
현재 탈당파 중 가장 날이 선 목소리를 내는 인물은 다름아닌 이낙연 전 대표이다.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 44%가 전과자"라며 "도덕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8일 UBC '프라임뉴스' 인터뷰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이 167명이었던가. 그 중에서 68명이면 44%정도 되는데, 44%가 전과자다. 다른 당보다 훨씬 비율이 높다. 이랬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봉쇄되고 있다. 민주당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양성, 당내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찾아왔는데 지금은 그게 고장나 있는 상태다. 굉장히 심각한 병적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들이 제발 국민 평균만큼이라도 깨끗해다오, 정직해다오, 비리 저지르지 말고 거짓말 말아다오.' 단순한 것"이라며 "그정도는 해드릴 수 있는 것일 텐데 (정치인들의) 죄의식이 무뎌져서 웬만한 죄를 지어도 뭉개고 지나간다"고도 말했다.
앞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사당이고 방패 정당이고 개딸당인데 배신해도 된다"고 말했다.
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저를 욕하는 건 좋지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이 아니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이고 개딸당이기 때문에 도저히 함께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처럼 사당이 됐다고까지 단정할 수 없고 개딸 같은 존재들은 없다고 본다"며 "윤심이 크게 작용하는 건 틀림없지만 제가 가서 한번 잘 정치적으로 노력해서 개선을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조건부 탈당을 예고한 조응천 의원은 9일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말살됐고 '강성 팬덤 단합'만이 살 길이 됐다. (이 상황은 마치) 동료 학생을 매일 옥상으로 가서 돈을 삥뜯고는(뺏어놓고는) '우리 친구지? 친하게 지내자'하는 '일진'과 같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라고 민주당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이날 조 의원은 자신의 책 <무엇과 싸울 것인가> 출판기념회에서 "민주당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면 '수박'이라며 좌표 찍기를 해 저주하고, '쫓아가서 쏴 죽인다'는 말까지 한다. 저는 평생을 이렇게 살아서 굳은살이 박여 있지만, 속살이 보드라운 다른 의원들은 말할 엄두를 못 낸다"라며 "당내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말살되고 '강성 팬덤 단합만이 살길'이라며 어색한 침묵만 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제 국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친윤(윤석열)' 단일 체제와 '친명(이재명)' 단일 체제다. (마치) 쉰밥 대 탄 밥(의 대결)이다"라며 "저는 윤 대통령도 잘 알고, 이 대표도 연수원 동기로 30년 지기다. 대충 맞추면 편하고 (정치권에서) 할 일도 많겠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고사(枯死)하고 있는데 곁불을 쫴봐야 역사의 죄인밖에 안 될 것 같아서 하던 대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민주당 국회의원의 44%가 전과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실정법 위반한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다. 큰 실책이다"며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과자 발언,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통해 "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민주화 영웅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성호 "탈당 진짜 이유는 반명" 우상호 "이재명 싫어서 나가는 것 성공 못해"
이들의 탈당이 현실화되자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비난이 계파를 막론하고 쏟아지고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국무총리에 집권 여당 대표까지 거친 대선급 인사가 총선을 앞두고 당 분열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우려와 배신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9일 CBS 라디오에 나와 당 소속 의원의 44%가 '전과자'라고 발언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한 분을 제외하면 16% 정도"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오히려 노동운동, 민주화 운동이 아닌 일반 범죄로 입건된 경험이 있는 분들은 국민의힘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어떻게 보면 본인이 민주화·노동 운동의 희생의 대가로 여기까지 온 분 아니냐"며 "그 혜택을 받았던 가장 대표적인 분이고 꽃길만 걸어오신 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한테 탄압받고 쫓겨난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는 이재명 대표가 싫다는 것, 반명 외에 뭐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본인들 말만 옳고 본인의 평가만이 정당한 평가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독재적인 생각"이라며 "(이 전 대표의 말을) 듣고 너무 약간 화가 났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 의원은 탈당한 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을 향해서도 "너무 안타깝고 부끄럽다. 어떻게 저렇게 표변할 수 있는지"라며 "본인을 정치적으로 키워 온 동지들을 비난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4선의 우상호 의원은 SBS 유튜브 '정치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사람이 없고, 세력이 없고, 지지 기반이 없다. 제일 중요한 게 명분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재명이 싫어서 나가면 성공 못 한다"라고 지적했다.
비명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옳은 결정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분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게 너무나 괴리감이 컸고 실망감도 컸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도 그 안에서 통합해보려 노력했지만 안 될 때도 많았고 본인을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누구 하나 무난히 갔던 분이 어디 있나"라며 "하지만 안 맞는다고 해서 당을 버리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9일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정말 추하다 못해 찌질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그동안 언론에서 잘 포장해줘서 일반 국민은 젠틀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알고 있지만, 원래부터 오만함과 특권의식에 쩔어 꼬이고 삐뚤어진 성품의 사람이었다"며 "미디어가 포장해주었던 위선의 가면을 이번에 벗어 던진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는 단 한 번도 진보적이었던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호남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호남 정신과 김대중 정신을 팔아 민주당에서 꽃길만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친명계, 비명계 지역구 도전장.. 공천 과정서 비명계 추가 탈당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친명계 인사들이 오는 4월 총선에서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경우 추가 탈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강북을 현역의원은 같은 당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답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너무 많다. 잠시 쉬어도 괜찮다"며 박 의원을 겨냥했다.
또 다른 친명계인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지난 7일 경기 안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경기 안산상록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산상록갑은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다.
양 전 위원은 지난 6월 페이스북에 "수박(배신자)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적었다가 당원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원외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도 지난 6일 서울 은평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비명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에도 친명 원외 인사들이 줄지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 지역구에는 원외 대변인을 지낸 황명선 전 논산시장, 윤영찬 의원 지역구에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조응천 의원 지역구에는 최민희 전 의원, 이원욱 의원 지역구에는 진석범 당 대표 특보가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 후보 경선에서 결선에 올랐던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 경기 수원 정에 출사표를 던졌고, 양이원영 의원은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김의겸 의원은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 도전장을 냈다.
공천 과정까지 민주당의 분열이 이어질 경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지금 대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당만 분열하지 않는 공천을 하게 되면 무조건 이기는 선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