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동훈, 당내 '친한(親韓) 라인' 구축하며 차기 대선 행보.. 대통령실 '불편'(종합)

'한동훈 효과'에 당 지지율 상승세.. 당 중진·대통령실 참모들도 '한동훈 마케팅' 한동훈, 전략공천으로 친한(親韓) 라인 구축? 대통령실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해야" '김건희 리스크'에 尹-韓 밀착에 금 가...김건희 특검법 및 명품백 수수 사과 엇박자 대통령실 '몰카공작'....한동훈 "대통령실과 갈등 없어"

2024-01-19     김승훈 기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당내 '친한(親韓)' 라인을 구축하며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는 모습을 보이자 용산 대통령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한 위원장의 '아이돌급 인기몰이'로 전국 순회현장은열기가 뜨거웠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당내 '친한(親韓)' 라인을 구축하며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는 모습을 보이자 용산 대통령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총선을 명분으로 전국 순회를 하며 '정치인 한동훈'으로 자신을 알리며 '이이돌급' 인기몰이를 하고, 전략공천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 대선 행보를 연상케한다는 시선이 많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과 김건희 명품백 등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입장차가 연이어 나타나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권 내 권력 다툼이 본격화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동훈 효과'에 당 지지율 상승세.. 당 중진·대통령실 참모들도 '한동훈 마케팅'

최근 여권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한동훈 위원장이다. 지난 열흘 동안 전국을 돌면서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확대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과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모두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한동훈 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끈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줄곧 민주당에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총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경우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에서 국민의힘이 앞서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6% 민주당이 33%로 나타났다. 서울은 국민의힘이 41%로 민주당(33%)에 앞섰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장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표는 23%, 한동훈 위원장은 22%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내였다. 지난해 6월만 해도 한 위원장의 선호도는 4%에 불과했으나 꾸준히 상승해 이번 조사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총선 출마자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여당의 경우 총선에서 보통 '대통령 마케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재 국민의힘은 한동훈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최근 부산 수영 출마를 선언하며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과 같은 '1992 맨투맨'을 입고 방송을 한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우승을 이뤄낸 1992년의 (롯데)자이언츠처럼 다시 희망을 가지고 힘을 내자"는 의미를 부여했다. 서지영(동래) 예비후보와 원영섭(부산진갑) 예비후보는 각각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의 사직구장 사진을 올렸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들도 '한동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경남 창원의창 선거구에 출마하는 배철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한 위원장과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인천 연수을 출마를 선언한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지난 16일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한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했다.

당 중진들도 마찬가지다. 정진석 의원은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의정보고서 표지로 사용했고, 박덕흠 의원은 전화 자동응답 메시지로 '함께하면 길이 됩니다'와 함께 한 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설정해 뒀다.

이밖에 수원에 출마하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페이스북 프로필 배경으로 한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설정했다.

한동훈, 전략공천으로 친한라인 구축? 대통령실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동훈 위원장의 행보가 여권 지지층에게 활력이 되고 있으나 용산 대통령실은 달갑지만은 않아 보인다. 특히, 최근 한 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전략공천 논란으로 당내 분란이 생기자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공정한 공천'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그만둘 때도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하지만 공천에 특혜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며 "당에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런 기본 인식과 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공천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당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동훈 위원장은 17일 마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에 출마한다고 발표해 전략공천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은 대통령실을 향해 한 위원장의 발언이 공정성에 기반한 시스템 공천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라며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마포을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동 전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서울 마포을에는 김 전 의원 외에 두 명의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위해 뛰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발언을 보고 받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당에 '친한(親韓)' 라인을 구축하려고 하자 용산 대통령실이 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법 및 명품백 수수 사과 두고 엇박자.. 한동훈 "대통령실과 갈등 없어"

한동훈 위원장과 용산 대통령실의 긴장은 '김건희 특검법'과 '김건희 명품백'을 두고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한동훈과 용산의 밀착력에 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앞서 한동훈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에 임명되기 전인 지난달 19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선전선동하기 좋게 만들어진 '악법'"으로 규정했다. 다만, 한 장관은 특검법 일부 조항을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하면서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국회 내 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독소조항이 수정된 특검법이 제안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약 일주일 후인 지난달 25일 특검법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언론에 "조건부 수용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조건부 수용안은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도 25일 비공개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이 같은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엇박자는 지난 18일에도 이어졌다.

16일 김경율 비대위원을 시작으로 당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를 문제 삼으며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김경율 비대위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상대방의 몰카공작이 맞고 그건 그거대로 처벌해야 될 일이지만 국민들은 각자에게 요구되는 어떤 도덕적인 수준이 있고 영부인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기대치가 있는 건데 그걸 무너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함정 몰카'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 필요성을 내비쳤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19일 관계자 발언 형식으로 "제2부속실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했고 민생토론회로 정책 중심 기조를 밟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정국을 영부인 관련 얘기로 뒤덮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저녁에도 언론을 통해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재작년에 재미 교포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영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구입 과정을 사전에 녹화하는 등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몰카공작'임을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 보관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19일 명품 수수 의혹이 '정치 공작'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의원총회에서 본질을 잊어버리고 이야기하다 보면 정치공작을 한 사람들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이니 본질을 정확하게 알고 응답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원내대표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김 비대위원이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을 겨냥해 '수도권과 TK(대구·경북) 출마자의 인식 차이'를 거론한 데 대해 "특정 지역과 관련한 발언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갈라서 지역별로 인식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용산 대통령실의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한동훈 위원장은 19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그 이슈에 대한 저의 입장은 어제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렸다"며 "더 이상 제가 다른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대통령실과) 갈등이라 할 만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윤재옥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김 여사 발언 자제를 당부한 데 대해선 "그것도 다양한 목소리"라며 "저는 우리 당이 여러가지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거기서 당의 의견을 모아가야 하는 정당이라 생각하고, 그래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 목소리와 윤 원내대표 목소리는 다르지 않다. 윤 원내대표와 저는 거의 매일 회의를 한다"고 소통을 강조했다.

한편, 한국갤럽 9~11일 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CATI)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3%이다. 한국갤럽 16~18일  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CATI)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3.8%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