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도심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이재명 “與, 당장 추진하자”
1일 신도림역서 ‘지상철·GTX·도시철도 지하화' 총선 공약 발표…총 259km·80조 추산 철도 지하화 필요 이유로 행복추구권·쾌적한 환경·친환경 주거복합공간 조성·노후도시 재정비·균형발전 꼽아 민주당 “민자유치를 위한 사업성 확보로 사업 추진” 전날 국민의힘 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엔 “야당 따라하기가 유행인가”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더불어민주당도 1일 도심 구간을 지나가는 지상철·GTX·도시철도 등을 모두 지하화하는 내용의 '철도 지하화' 총선 공약을 선보였다.
민주당은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철도 지하화' 공약에 이어 1일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놓으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집권 여당은 약속할 게 아니라 실천하면 된다. 민주당은 지금 당장이라도 협조할 테니 곧바로 추진하자"고 압박했다.
이재명 대표와 이개호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1일 오전 서울 신도림역을 찾아 지상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정책은 철도·광역급행철도(GTX)·도시철도의 도심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 구간은 통합 개발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철도 지하화가 필요한 이유로 ▲국민의 행복추구권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 ▲친환경 주거복합공간 조성 ▲철로 주변 노후도시 재정비 ▲균형 발전을 꼽았다.
주요 철도 노선과 구간은 ▲수도권 경인선(구로역~인천역) ▲경원선(청량리~도봉산~의정부역) ▲경의선(서울역~수색역, 수색~문산 도심구간) ▲경의중앙선(용산역~청량리~도심역) ▲경춘선(청량리역~신내역, 춘천역 도심구간) ▲경부선 서울(서울역~의왕~수원~병점, 천안 도심구간, 평택 도심구간) ▲경부산 부산(화명~가야~부산역) ▲경부선 대전(화덕~판암IC) ▲호남선 대전(조차장~가수원역) ▲경부선 대구(서대구역~동대구역) ▲광주선(광주역~송정역) ▲전라선(전주역 도심구간) 등이다.
주요 GTX 노선과 구간은 ▲GTX A(운정~동탄) ▲GTX B(인천대입구~마석) ▲GTX C(덕정~수원) 등이다.
도시철도는 22대 국회에서 도시철도법 개정을 통해 ▲서울 지하철 2호선(신도림역~신림역, 한양대역~잠실역, 영등포구청역~합정역) ▲3호(신답역~성수역) ▲4호선(옥수역~압구정역, 금정~산본~수리산~대야미, 상록수~한대~중앙~고잔~초지, 동작역~이촌역, 쌍문역~당고개역) ▲7호선(쌍문역~당고개) ▲8호선(건대입구역~청담역)
민주당은 사업 촉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의 비용편익 비율(B/C)을 상향하고, 철도부지를 국가가 출자해 건폐율·용적률 특례를 주는 방안 등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도시철도법·역세권법·도시개발법·국토계획법 등 관련 법 개정도 필요하다.
이개호 당 정책위 의장은 "총연장은 259km 정도로 이 중 80%가 지하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하화 관련 사업비는 km당 4000억원 정도로 전체로 계산하면 80조원 내외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장은 "해당 사업비는 민자유치, 국가의 현물출자를 통한 재원 투입 등으로 마련할 수 있다"며 "별도의 예산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민자유치를 통한 사업성 확보를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과거 철도는 발전과 편의의 상징이었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설이었다. 그러나 도시가 발전하면서 현재 지상철도들이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 등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도시를 양쪽으로 절단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많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철도 또는 역사를 지하화하자 요청했지만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지상 철도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게 오히려 경제성이 높은 상황으로 바뀌었다"며 "전면적으로 철도·역사 지하화를 추진할 때란 생각이 든다. 객관적 여건이나 국민 합의도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여당도 최근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한 것으로 안다. 민주당은 지금 당장이라도 협조할 테니 곧바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하루 먼저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놓은 것에 대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김성주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여당의 야당 따라 하기가 유행"이라며 "저출생 공약은 오전 민주당 발표 이후 오후에 국민의힘이 발표했다. 이게 억울했던지 철도 공약은 우리가 상당히 오래전 예고했는데 어제 국민의힘이 수원서 공약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은 좋지만 창의적 정책을 여당이 냈으면 좋겠다"며 "야당이 오랫동안 준비했던 거를 가로채거나 김 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비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경기 수원시를 방문해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지상철도 지하화를 통해 상부 공간과 주변 부지의 통합개발을 통해 미래형 도시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