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與비대위원, 총선 불출마 선언 "당 승리 위한 결심"…당과 사전 교감 없었다

尹-韓 갈등의 키맨 "22대 총선 불출마…숙고 끝 결정"...마포을 불출마 "비대위원으로서 역할 충실히 수행" "김 비대위원 불출마, 당과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것" 이철규 "당의 화합과 결속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

2024-02-04     장문영 기자
국민의힘 김경율 비대위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장문영 기자]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다가오는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비에 직접 인선한 김경율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관련 '마리앙투아네트 비유와 사과 요구' '한동훈 사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이른바 '尹-韓 갈등'에 불을 붙인 당사자다.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마포을 현역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비판하며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 결정을 직접 발표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김 비대위원의 잇단 문제 제기와 함께 당정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증폭됐다.

해당 발언은 국민의힘 ‘시스템 공천’을 발표한 다음 날 발생했다. 

공정성 있는 평가와 규칙 등을 통해 공천하겠다는 발언과 배치돼 ‘신뢰성’ 문제가 부각됐다. 당내에서는 김 비대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국민의힘 4선 중진 홍문표 의원은 지난달 3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김경율 비대위원이 당을 위해 결단해주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당대표와 대통령이 서로 머리 맞대고 해결점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면 차선책으로 김 비대위원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어떠냐는 당내 중론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문제에서도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교하는 등 과도한 발언으로 지적받았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해당 비유에 대해 “200년 전 프랑스 왕국의 인물이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인데 여사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선물을 주는 데 대놓고 돌려보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몰래카메라는 좋지 않다. 언론이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한 갈등의 키맨인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로 '사천논란'과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마리 앙투와네트' 파문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1월17일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을 '마포을 출마'로 발표하면서 '한동훈 사천'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같은 17일 오전 JTBC 유튜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에 대한 '사과' 애기를 하며 '마리 앙투와네트'를 거론하면서 '尹-韓 정면충돌'이 일어났다. [사진-연합뉴스]
1월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은 '마리 앙투와네트'를 비유하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과를 주장했다. [사진=jtbc 캡쳐/MBC-TV]

이철규 "당의 화합과 결속을 위해 대승적 결단"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김경율 비대위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본인의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봐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들었다"고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MBN '시사스페셜' 라이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가 당과 협의됐는지 묻는 진행자 말에 "잠시 전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리셔서 통화해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결정이 이전에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인지 묻는 말에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같다"며 "김 비대위원께서 본인의 문제가 쟁점으로 계속 부각된 것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갈등이라는 게 부부 간에도 살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견을 가지고 갈등이라고 침소봉대해서 논란있는 것처럼 바깥에 알려지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며 "오히려 건강한 관계라는 징표가 아닐까"라고 했다.

공천이 여전히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고리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는 말에는 "관전자들의 하나의 입장"이라며 "계속해서 우리당 공천과정을 자꾸만 용산공천, 윤심공천이라고 폄훼하려고 하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또 김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은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 위원장께서도 그 문제를 명확하게 '몰카 정치공작'이라고 정의했다. 국민 눈높이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그건 국민들께서 이 진실을 설명을 못 해드렸기 때문에 모르셔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당 잔류를 결심한 유승민 전 의원과 관련해 수도권 역할론이 나오는 데 대해선 "유 전 의원은 우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탈당하지 않고 당에 잔류해주신 결단엔 경의를 표한다"며 "본인 의사라든가 당 지도부와 협의를 거쳐 앞으로 역할이 주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검토한 바 없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역할이 주어지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총선의 목표 의석 수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께서 위임해준 권한을 가지고 국가발전을 제대로 이루려면 과반수 의석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그것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국민들께 다가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결정은 당과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저하고도 따로 상의한 바 없다"며 "소신있고 책임감 있는 분이다. 소신에 따라 총선 승리를 위해 책임감 있게 결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