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여야 영입인재, 앞다퉈 지역구 험지 출마 선봉.. 홀대론 비판도

국힘, 지역구 공천 신청자 16명 중 9명 수도권 험지행 민주, 尹 정부 심판론 부각 인사 영입.. 부산·강남 등 전진배치

2024-02-14     김승훈 기자
거대 양당의 인재영입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가 험지에 전진 배치 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의 인재영입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가 험지에 전진 배치 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입인재=비례대표 앞 순번'이던 과거와 달리 지역구 출마 비중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들에 대한 '홀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힘, 지역구 공천 신청자 16명 중 9명 수도권 험지행

국민의힘은 민주당 텃밭 공략에 익히 알려진 기존 정치 세력보다 혁신 인재를 맞세우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재영입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람은 모두 33명이며 이 가운데 지역구 공천 신청을 한 건 16명이다.

이들 중 9명은 수도권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이 지키는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공천신청자 최종 현황에 따르면 △구자룡 변호사(서울 양천갑) △호준석 전 YTN 앵커(서울 구로갑) △전상범 전 부장판사(서울 강북갑) △이상규 한국청년임대주택협회 회장(서울 성북을) △박상수 변호사(인천 서갑) △이수정 교수(경기 수원정)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경기 용인정) △한정민 사회적 협동조합 청년서랍 이사장(경기 화성을) △이영훈 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경기 군포) 등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한 영입 인재들 상당수가 험지에 출마하면서 용산 대통령실 출신들이 영남과 서울 강남 등 이른바 양지에 나서는 것과 대비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앞길이 밝지만은 않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과해야 본선에 나설 수 있으며 본선에 나가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피해자 법률대리 활동을 주로 해온 박상수 변호사가 출마 선언을 한 인천 서갑에는 무려 9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경선에서 승리해도 현역 재선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본선을 치러야 한다.

강철호 전 로봇산업협회 회장(경기 용인정), 박영춘 전 SK 부사장(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한정민 이사장(경기 화성을), 이영훈 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경기 군포)은 6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영입 인재 가운데 단독 공천 신청을 한 사람은 경기 수원정에 출마 선언을 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 한 명뿐이다.

부산진갑에는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을 포함해 8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현역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 북강서갑으로 옮겼지만 원영섭 당 미디어법률단장 등과 경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 尹 정부 심판론 부각 인사 영입.. 부산·강남 등 전진배치

민주당의 경우 인재 영입 규모는 17명으로 여당보다 작지만 15명 정도 지역구 출마가 예상된다. 특히, 영입 인재 대부분이 일성으로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킬 수 있는 인사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반대를 주도하다 퇴직한 류삼영 전 총경, 경찰국 신설 반대 총경회의를 주도하고 좌천된 뒤 퇴직한 이지은 전 총경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이명박 정권 해직기자로 알려진 노종면 YTN 전 기자와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도 영입됐다. 2023년 서울 서이초 사태 당시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부위원장이었던 백승아 전 교사도 인재 영입됐다.

이들은 영입된 직후부터 윤석열 정권과 보수 정권을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류 전 총경은 지난해 12월 인재영입식에서 "무도한 정권으로부터 경찰을 지켜내고 국민의 경찰로 거듭하게 하겠다"고 했고, 김 이사는 "윤석열 정부는 굴욕적인 한·일 외교, 홍범도 흉상 철거, 독립운동가를 폄훼한 인사 영입 등 왜곡된 역사관으로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험지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이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부산 사하을 출마를 선언했고, 연고지를 고려할 때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과 전은수 변호사도 각각 서울 강남과 울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양당이 영입인재를 험지에 배치하면서 홀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스카우트할 때와 공천을 앞둔 당의 대우가 너무 다르다는 불만도 나온다.

국민의힘 영입 인재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험지 출마를 결심한 인재에 대해서는 단수 공천을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특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영입된 이들은 지역 기반을 다질 시간조차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