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與, 공천 보류 지역 111곳.. 현역 이탈 가능성에 '영남물갈이' 미약, 현역 컷오프 보다 지역구 재배치 주력

단수·우선추천·재배치 현역, 전체 공천 확정자 중 38% 영남은 83% TK 10명·PK 8명 등 25명 중 최소 7명 컷오프 대상.. "가능한 지역구 재배치" 대통령실 참모 출신 3명만 단수공천.. 현역 하위 30%는 경선 패널티 적용

2024-02-19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닷새간 진행한 4·10 총선 지역구 공천 면접 결과 아직 뚜렷한 '영남 물갈이' 신호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닷새간 진행한 4·10 총선 지역구 공천 면접 결과 아직 뚜렷한 '영남 물갈이' 신호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TK) 지역 현역 의원 25명 중 4명만 단수공천됐고 10명이 경선 대상으로 발표됐다. 10명은 단수공천, 경선 여부 모두 발표되지 않았다. 부산·경남(PK) 지역에선 현역 의원 26명 가운데 단수-전략공천이 14명이었고 6명의 경선이 발표됐다. 아직까지 발표가 보류된 인원은 5명이다. 18일 현재까지 공천이 보류된 지역은 총 111개 지역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영남 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컷오프(공천 배제)된 경우는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역 의원을 컷오프할 경우 이에 대한 반발로 제3지대로의 이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급적 지역구 재배치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본 기사는 19일 저녁 6차 공천 발표 전 18일까지 영남권 공천 상황에 대한 정리임.)

단수·우선추천·재배치 현역, 전체 공천 확정자 중 38% 영남은 83%

국민의힘은 17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공천 면접을 마무리했다.

1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면접이 진행된 지역(대구·강원·울산·부산·밀양시장)에 대해 심사 평가를 실시한 결과 12개 선거구에 단수 후보자를, 22개 선거구는 경선을, 3개 선거구를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했다.

전략공천이 이뤄진 곳은 낙동강벨트 지역 3곳으로 △부산 북구강서구갑 서병수 △양산시을 김태호 △김해시을 조해진 등이다. 이들 3명은 당의 지역구 조정 요청을 수락해 공천이 확정됐다.

단수추천 12곳은 △서울 중랑구을 이승환 △부산 북구강서구을 김도읍 △부산 해운대구갑 주진우 △부산 해운대구을 김미애 △부산 사하구갑 이성권 △부산 기장군 정동만 △대구 달서구을 윤재옥 △대구 달성군 추경호 △울산 동구 권명호 △강원 원주시갑 박정하 △강원 원주시을 김완섭 △강원 홍천군 ·횡성군·영월군·평창군 유상범 등이다.

경선은 총 22개 선거구로 서울 송파구병을 비롯해 부산 부산진구을, 동래구, 사하구을, 금정구, 연제구, 수영구 등이다. 대구는 중구남구, 서구, 북구을, 수성구갑, 달서구병에서 경선이 치러진다. 대전에서는 유성구갑, 대덕구를 비롯해 울산에서는 울주군, 세종에서 세종시을, 경북에서 포항시북구, 포항시남구울릉군, 경주시, 구미시갑, 상주시문경시에서 경선을 치른다. 경남에서는 사천시남해군하동군이 경선 지역이다.

이보다 하루 앞선 17일에도 이만희 의원(영천 청도),윤한홍 의원(창원 마산회원),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최형두 의원(창원 마산합포)을 포함한 12명을 4·10 총선 단수공천 대상자로 선정했다.

경북에서는 사무총장을 지냈던 이만희 의원(영천·청도), 이완영 전 의원의 컷오프로 해당 지역 단독 신청자가 된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이 단수공천자로 결정됐다.

경남에서는 '친윤'(친윤석열) 윤한홍 의원, 김기현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박대출 의원(진주갑), 수석대변인을 지냈던 강민국 의원(진주을)이 단수공천됐다. 윤영석 의원(양산갑), 서일준 의원(거제), 최형두 의원(창원 마산합포)도 단수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신청자였던 정점식 의원(통영·고성)도 단수공천이 확정됐다.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는 이 지역 공천을 신청했던 김태호 의원이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김에 따라 신성범 전 의원이 단수공천자로 선정됐다.

대전에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옮겨 온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공천을 받았다. 이 지역 공천 신청자는 이 의원 혼자였다. 비례대표 윤창현 의원(대전 동구)의 단수 공천도 확정됐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신청자가 있는 243개 지역구 중 86개는 단수추천, 3개는 우선추천, 45개는 경선을 각각 결정했다. 이날까지 공천이 확정된 89명(단수추천 86명·우선추천 3명) 가운데 현역은 34명(38%)이다.

영남권만 놓고 보면 공천 확정자 21명 중 18명이 현역(83%)이다. 여기에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 유리한 경선까지 거치면 공천장을 받는 현역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천 확정자를 지역별로 보면 부산 3명, 대구 2명, 울산 1명, 경북 2명, 경남 7명 등 현역 15명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수추천을 받았다. '험지'로 지역구를 옮긴 3명(서병수 김태호 조해진)은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TK 10명·PK 8명 등 25명 중 최소 7명 컷오프 대상.. "가능한 지역구 재배치"

공천 면접이 마무리 됐으나 아직까지 결정이 보류된 지역구는 무려 111개다. 즉,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천 갈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현역 의원 가운데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컷오프가 결정된 현역 의원은 최영희·서정숙 의원 2명뿐이다. 두 사람 다 비례대표로 지역구 현역 컷오프 사례는 아직 1명도 나오지 않았다.

앞서 공천관리위원회는 전국을 당세에 따라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현역 교체지수 하위 10%는 컷오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지역구 현역 컷오프 '최소 규모'는 7명이다.

현재까지 TK 지역에서 단수추천이나 경선이 결정되지 않고 심사가 보류된 곳은 류성걸(대구 동구갑), 강대식(동구을), 양금희(북구갑), 이인선(수성을), 홍석준(달서갑), 송언석(경북 김천), 김형동(안동·예천), 김영식(구미을),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윤두현(경산) 등 10곳이다.

PK의 경우 안병길(부산 서구·동구), 박수영(남구갑), 박성민(울산 중구), 이채익(남구갑), 김기현(남구을), 김영선(경남 창원의창), 강기윤(창원성산), 이달곤(창원진해) 등 8명이 보류 대상 의원이다.

국민의힘 우세 지역인 서울 강남권에선 박진(강남을), 유경준(강남병), 박성중(서초을) 의원이, 강원에선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을), 권성동(강릉),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등 7명 의원의 지역구 심사가 보류됐다.

즉, 25명 의원 가운데 최소 7명의 컷오프 대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며, 오래전부터 '영남권 물갈이'가 언급되어 온 만큼 TK와 PK 지역을 중심으로 컷오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대구의 경우 초선 의원은 단 한 명도 단수 혹은 우선 추천 대상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아울러 공관위는 앞서 예고한 '하위 7명 컷오프'도 명단은 막판까지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개혁신당 등 제3지대의 '이삭줍기' 시도를 경계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8일 당사 브리핑에서 공천 심사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고차방정식으로 들어가 내일(19일) 난상토론을 할 것"이라며 "단수공천된 곳 외에 총체적으로 어떻게 배치할지, 우수 인력의 경우 수도권 후보 없는 지역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공천에서는 그분들(현역 의원)을 잘라내는 식으로 하고 분열돼서 진 부분이 많다. 이번에는 그러면 안 된다"면서 컷오프 보다 지역구 재배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 3명만 단수공천.. 현역 하위 30%는 경선 패널티 적용

한편, 대통령실 참모 출신의 경우 36명 가운데 3명(전희경 이승환 주진우)만 단수공천으로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전 시민사회수석과 여명(서울 동대문갑), 김성용(송파병), 신재경(인천 남동을), 이동석(충북 충주), 최지우(제천·단양), 김찬영(경북 구미갑), 정호윤(부산 사하을), 성은경(대구 서구) 등 전직 행정관 8명은 경선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20명은 단수 추천이나 경선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5명은 컷오프됐다.

또, 경선행 티켓을 거머쥔 현역들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공관위가 현역에게 상당한 수준의 경선 페널티를 부여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권역별 하위 10∼30%에 해당하는 의원은 경선 득표율 20%가 감산된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15% 감산을 받는다. 하위 10∼30%이면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이면 35%까지 경선에서 손해를 보는 셈이다.

3선 이상 페널티 해당자 중 경선을 치르는 현역은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조경태(사하을), 주호영(대구 수성갑), 김상훈(서구),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이종배(충주),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이다.

더욱이 경선 상대가 가산점을 받는 청년·여성·정치 신인일 경우 현역들은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재배치도 추가로 이뤄질 전망이다.

박진 전 외교부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서울 강남구가 아닌 수도권 다른 지역구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장관과 이 전 비서관이 신청했던 지역구(강남구을)에 공천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다는 것까지는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역구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자가 다른 지역구로 재배치되면 비워지게 되는 강남구을에는 우선추천(전략공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장 사무총장은 "우선추천이든 추가 공모든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재배치 배경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 내각에 있었거나 대통령실에 있던 분들 중에 당이 필요로 하는 지역, 우리가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기 어려운 지역에서 싸워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공천 전에도 밝혔었다"며 "두 분이 그런 것을 수용하셨기 때문에 그분들과 협의해 당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구 후보 경선은 오는 25일까지 마무리 된다.

지역구 후보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 50%,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결정한다. 선거인단은 당원 명부에 등재된 책임 당원이어야 한다.

선거인단 정수는 올해 선거구 유권자 수의 0.5%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으로 정하는데 정수에 못 미칠 경우엔 일반 당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을 추가 선정한다.

경선 지역은 모두 44곳이다. 지금까지 경선을 확정한 지역은 △수도권(서울 8·경기 4 ·인천 2곳) △대구 5곳 △경북 5곳 △부산 6곳 △울산 1곳 △경남 1곳 △충청(대전 2·충북 5·충남 3곳) △세종 1곳 △제주 1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