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격전지] 포항 남울릉, TK 최대 공천 격전지...결선투표서 결판날 듯
현역 김병욱 의원, 이상휘 예비후보에 문충운·최용규 후보 단일화로 3자 경선 후보단일화로 인한 ‘밴드왜건 효과’ 가 박빙승부로 이어질까 김병욱 의원 5%감산 페널티 적용...경선 승부에 또 하나의 변수 에브리리서치 여론조사...김병욱 21.8%, 이상휘 16.0%, 최용규 11.0%, 문충운 7.5%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국민의힘 텃밭인 TK지역에서도 단연 최고의 ‘공천 격전지’로 꼽히는 게 바로 포항 남·울릉지역구다. 무려 9명의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데 이어 공관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역의원을 포함한 4자경선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론조사상 인지도가 상위에 해당하는 예비후보 두명이 후보단일화에 나서면서 최종 승부는 안갯속 형국에 빠져들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포항 남·울릉지역구를 경선 지역구로, 김병욱 현 의원과 이상휘 전 대통령실 춘추관장, 최용규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문충운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등 4명을 경선에 참여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항 남·울릉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역의원과 3명의 예비후보가 공천권을 놓고 맞붙는 4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경선은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경선이 진행될 전망이다. TK지역은 당원과 일반국민 50대 50으로 진행된다. 일반 국민은 선거구 유권자의 가상번호로 전화를 걸어 면접원이 조사하는 방식으로 2개 여론조사기관이 참여한다.
일반적으로 당협위원장을 지낸 현역의원과 새롭게 총선에 도전하는 정치신인들이 함께 경선하게 되면 당협위원장을 지낸 현역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정설이다.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다. 현역의원들이 당원 명부를 중심으로 지역구를 관리해왔고, 수도권과 달리 TK지역은 당원 비중이 50%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역인 김병욱 의원이 시‧도의원 등 조직과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도전자가 3명으로 표가 갈릴 경우 상대적으로 현역의원에 유리한 승부가 예상된다. 다만 현역 의원 지지율이 도전자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 새로운 도전자들이 조직력을 빠르게 구축하고, 후보 단일화와 결선 투표를 통해 기세를 타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현역 김병욱 의원, 이상휘 예비후보에 문충운·최용규 후보 단일화로 3자 경선
이런 형세판단이 있었기 때문일까. 4자경선 발표 직후인 지난 20일 최용규·문충운 두 예비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통해 포항남·울릉 경선 판도를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경선판도가 더욱 복잡해졌다.
최·문 두 예비후보는 21일 오전 11시 30분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단일화는 국민의힘 포항남·울릉 경선 일정을 고려해 유선 100% 방식의 여론조사로 결정키로 했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지를 더 받은 후보로 단일화하게 된다”고 했다.
결국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병욱 의원, 이상휘 전 춘추관장,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과 최용규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등 4명이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으나 문충운·최용규 단일화가 이뤄짐에 따라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지역 정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 있는 두 후보가 국민의힘 포항남·울릉 경선 공천 지형을 흔들어야 현역인 김병욱 의원을 앞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선제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휘 전 대통령실 춘추과장은 두 예비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중앙당 공천 경쟁 자체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폭발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중앙당이 포항남·울릉 시민들로부터 판단을 받아 후보를 배출하라는 의미로 4자 경선 구도를 발표했는 데, 시민들로부터 판단을 받기 전 후보 간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옳은 처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병욱 의원 역시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판세에 별다른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김병욱) 대세론이 더 굳어지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후보단일화로 인한 ‘밴드왜건 효과’ 가 박빙승부로 이어질까
어쨌든 최·문 두 예비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일정 부분 밴드왜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럴 경우 다른 후보에 비해 인지도에서 다소 앞서던 김병욱 의원과 이상휘 예비후보, 그리고 단일화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4자 경선에서 3자 경선으로 넘어가더라도 경선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50%를 넘지 못할 경우 양자 결선투표는 그대로 실시된다.
현역인 김병욱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는 다른 후보에 비해 앞서고 있지만 의정활동 평가, 긍정·부정평가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불거졌던 '불공정 공천' 논란도 구설수거리다. 주요 공약으로 △포스코·포스텍을 위시한 기업·대학 도시 건설 △포항·울릉 교육발전특구 지정 △포스텍 의과대학 신설△울릉도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통한 '100만 인구 포항·100만 관광객 울릉 건설'을 내세웠다.
현역인 김 의원에 도전하는 3명의 예비후보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만만치 않다.
이상휘 예비후보는 포항 출신으로 지난 2004년 국회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서울특별시 민원비서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춘추관장,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선대위 비서실 기획실장으로 합류한 데 이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 2팀장으로 활동하는 등 중앙정치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힘 있는 정치’를 앞세워 이번 총선의 표밭을 다지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 포항북, 21대 총선엔 서울 동작갑을 거쳐 22대 총선에는 포항남·울릉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해 3번째 도전이다.
문충운 예비후보는 포항초, 동지중, 연세대학교,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화학박사, 켈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전 박사후 전연구원, 전 일신상선 대표이사, 제20대 국민의힘 윤석렬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지역혁신운동본부장을 역임했다.
최용규 예비후보는 울릉도출신으로 포항 대해초와 대동중·고, 서울대 법대(87학번)를 졸업했고, 사법고시(39회)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29기)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연구관, 법무부 법무·검찰 개혁단장, 국회 파견검사, 장흥지청장,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1월 서울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최 예비후보의 경우 지역에서 검사 시절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개혁단장을 맡은 것에 대해 '정체성 논란'이 불거졌으나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엉터리 검찰개혁의 첫 번째 희생자였다"며 "법무검찰개혁단장 시절 적법 절차에 대해 항명하다 6개월 만에 인사 조치됐다"고 주장했다.
김병욱 의원 5%감산 페널티 적용...경선 승부에 또 하나의 변수
TK 정치권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포항남울릉 지역구, 여기서 과연 누가 1,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진출하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게 될까.
또 하나의 변수는 경선 감산 페널티점수 적용여부다.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탈당, 동일 지역 3선 이상, 현역 평가 하위권에 대해서는 감산 페널티가 적용된다. 평가 하위 10∼30%에 포함되는 현역은 경선 득표율에서 20% 감산 페널티를 받게 된다. 탈당 경력자는 최대 5% 감산 페널티를 받는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하위 10% 컷오프와 하위 10∼30% 감산이 있고 신인 가점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경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역 의원 중에서 교체되는 분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경선 과정에서 TK의원이 컷오프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하위권 발표는 당장 하지 않고, 추후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남울릉의 경우도 현역의원이 감산점을 받는 지역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과거 당의 요청으로 탈당한 전력이 있어, 3%(4자대결)의 페널티를 받는다. 양자대결에서는 5%의 페널티가 적용된다. 다만 김 의원 측은 “당의 요청으로 탈당한 것에 소명 요청이 와 소명을 한 상태”라고 밝혀, 공관위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특히 김 의원은 3자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3자 경선에 이어 양자 경선까지 치러야 한다. 여기에 하위 10∼30%에 포함되면 최대 35%까지 페널티를 받을 수 있어,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에브리리서치 여론조사...김병욱 21.8%, 이상휘 16.0%, 최용규 11.0%, 문충운 7.5%
포항남울릉 공천결과를 가늠해보려면 해당 지역구 여론조사를 참조하면 누가 유리할지 점칠 수 있다.
포항남울릉 지역구의 경우 최근 경북도민일보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만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17~18일 이틀동안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김병욱 21.8%, 이상휘 16.0%, 최용규 11.0%, 문충운 7.5%, 박승호 6.8%, 최병욱 6.3%, 김순견 5.1%, 진형혜 4.1%, 이병훈 3.6% 의 순으로 나타났다.
컷오프 직전 예비후보 9명에 대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여서 4자 경선결과를 예측하는 데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에서 4위까지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하게 된 만큼 신뢰할 만한 결과다. 경선에 진출한 4명의 후보 지지도는 김병욱 현 의원이 가장 앞서 나가는 가운데, 이상휘· 최용규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문충운 후보는 좀더 분발해야 하는 지지도 결과로 나타났다.
문충운 최용규 두 예비후보의 단일화가 결정되고, 이후에 김병욱 의원과 이상휘 예비후보와의 3자경선, 그리고 50% 이상 득표가 나오지 않을 경우 또 다시 결선투표가 이어질 포항남울릉 지역구 승부는 현재로선 예측불허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