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격전지 대구] 대구 수성갑 주호영· 달서병 김용판, 경선 통과 비상...정상환 권영진 거센 도전
26일~27일 치열한 대구 경선 진행 대구 수성갑...5선 주호영 ‘다선의원 역할론’ vs 정상환 ‘새로운 인물론’ 주호영, ‘동일지역 3선 중진’ 감점...승부 예측불허 정상환, 지지상승세..."험지출마요구 거부한 5선 중진, 납득 어렵지만 승리할 것" 대구 달서병...초선 김용판 의원 vs 권영진 전 대구시장 ‘대구신청사 건립’공방 여론조사결과 권영진 전 시장 오차범위내 우세 또는 초박빙접전...예측불허 승부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지역 경선에서 ‘국민의힘 공천=당선’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런 이유로 국민의힘 공천티켓을 둘러싼 경선이 어느 지역보다 뜨겁게 달아오른다.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가운데 26·27일 이틀동안 책임당원 50%, 일반국민 50% 여론조사로 2차 경선을 치르는 곳은 대구 중·남구, 서구, 북구을, 수성갑, 달서병 등 총 5곳이다. 대구 수성을 1곳은 오는 28∼29일 3차 경선을 치른다. 2차 경선결과는 28일, 3차 경선결과는 3월1일 발표된다. 나머지 동구을(강대식, 서호영, 우성진, 이재만, 조명희)은 경선 후보는 정해졌지만 아직 경선 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동구갑, 북구갑, 달서갑 3곳은 아직 경선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현역의원들이 가장 거센 도전을 받고있는 선거구는 대구 수성갑, 대구 달서병 2곳이 꼽힌다.
대구 수성갑, 5선 주호영 ‘다선의원 역할론’ vs 정상환 ‘새로운 인물론’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지역 경선에서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곳은 ‘대구의 정치1번지’로 꼽히는 대구 수성갑 선거구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주호영 현 의원과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양자 경선으로 공천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수성구갑 경선 승자가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자유통일당 김수진 예비후보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치르게 된다.
특히 5선 거물인 주호영 의원과 그에 도전하는 정치신인 정상환 상임위원 두 예비후보는 모두 ‘능인고 동문’이어서 '고교 동문 리턴 매치'를 벌이고 있다.
6선 고지에 도전하는 주 예비후보는 줄기차게 '다선 의원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다섯 번쯤 해보니까 이제 뭘 좀 알 것 같다. 아직 젊기도 하고 제 개인의 영달보다는 국민과 나라를 위해 남들보다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서 한 번 더 나오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에 있는 7개 군부대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국가권력구도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호영, ‘동일지역 3선 중진’ 감점...승부 예측불허
대구·경북지역 최다선인 5선의 주호영 예비후보와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정상환 예비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은 대구수성갑 지역이 TK지역 총선 격전지로 꼽힌 것은 인지도나 지지도에서 현저히 앞서는 주 예비후보가 ‘동일지역 3선 이상 현역 의원’에게 주는 페널티를 받게 되면서 승부가 어디로 기울지 알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수성을에서 내리 4선에 성공한 주 예비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의 강력한 권고로 당시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이자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김부겸 의원과 맞대결을 위해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5선의원이 됐다. 그는 “(나는) 수성갑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초선의원”이라고 주장했으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주 예비후보는 동일지역 3선 이상 현역의원에게 적용되는 경선득표율 15% 감산 페널티를 받게됐다.
다만 그는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수성을 지역구 공천에 떨어지자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전력이 있어 ‘탈당·무소속 출마 경력’ 감산으로 최대 7% 포인트를 추가로 감산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5년이내 탈당 무소속출마 경력만 감산되기에 여기에서는 제외됐다.
따라서 주 의원이 지역구 경선에서 책임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해 50%를 얻었을 경우, 15%(동일 지역 3선 이상 감점)를 감산해 42.5%로 줄기 때문에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정 예비후보가 45%만 받는다해도 승부를 뒤집을 수 있어 예측불허의 승부가 됐다는 것.
이에 따라 주호영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경선득표율 올리기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현직 시의원과 구의원은 모두 주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전직 구청장들과 구의회의장들이 대부분 도전자인 정상환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 큰 부담이다.
실제로 김규택 전 민선 1, 2, 3기 수성구청장과 김형렬 전 민선4기 수성구청장, 이진훈 전 민선 5기, 6기 수성구청장, 김경동·김진환·홍해근 전 수성구의회의장은 지난 22일 공동으로 주 의원의 험지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규택 전 구청장이 정 예비후보 선대위 상임고문, 이진훈 전 구청장이 후원회장, 김형렬 전 구청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아 정상환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상환 예비후보는 5선의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주호영 예비후보가 당 지도부의 험지출마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지속적인 공세를 펼치는 한편 참신한 새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21일에도 성명서를 내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개입시키지 말라"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주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종단 주요 스님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최다선 중진의원으로서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의 요청을 뿌리치고 불교계의 세력을 과시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정 예비후보는 19일 경선이 발표된 후에도 "양지에서 5선을 했음에도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부한 주 예비후보를 경선에 올린 것이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히 경선에 임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달서병...초선 김용판 의원 vs 권영진 전 대구시장 ‘대구신청사 건립’공방
대구 달서구병은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초선)과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경선 대결에 나선다. 이 지은 김 의원과 권 전 시장은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지연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이면서 대구신청사 건립 이슈가 핫이슈로 떠오른 선거구다. 이른바 ‘신청사 대전’이다.
김용판 의원은 지난 1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권영진 전 시장이 재임 시절 신청사 건립기금을 다른 용도로 유용해 신청사 건립이 지연됐다며 "염치없는 전임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판 의원은 "홍준표 시장이 돈이 없어 건립하지 못한다는 명분을 준 것은 청사 건립기금을 다 썼기 때문"이라며 "1368억 원을 2020년도에 다 소진했다. 1인당 10만 원씩 배포할 때도 들어갔고 또 다른 용도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대구시장 퇴임할 때까지 한 푼도 보전하지 않았다"고 권 전 시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권 전 시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권 전 시장은 "신청사 건립기금 1368억 원 중에서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한 금액은 700억 원이고 이후 100억 원을 상환해서 실제 재난지원금으로 쓰인 금액은 600억 원"이라며 "1300억 원을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유용해서 돈이 없어 청사 건립이 늦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이어 "신청사 건립기금을 유용해서 청사건립이 늦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지방재정 운용에 관한 무지에서 비롯된 터무니없는 음해"라면서 "기금들은 통장에 적립해 두는 것이 아니라 지방재정법 제9조의 2항에 따라 필요할 때 기금을 대구시의회 동의를 받아서 해제하거나 통합관리기금으로 이전해 일반 예산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권 전 시장은 오히려 건립 지연의 책임을 김용판 의원에게 돌렸다. 김 의원이 두류정수장 부지를 절반 매각해 신청사를 짓겠다는 홍준표 시장의 방침에 동의하면서 꼬이기 시작했고, 홍 시장의 의견에 동의했다가 지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자 뒤늦게 원안대로 건립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늦어졌다는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또 권 전 시장의 ‘이재명 선처 탄원서 서명’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대구시장 재직 시 이재명 선처 탄원서에 서명한 권영진 달서구병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님께 묻습니다”란 글과 함께 탄원서 사진과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예찬론을 지금도 고수하고 계시는지요”라고 물었다.
이 탄원서는 권 전 시장 재임 당시인 지난 2019년 10월 전국 14개 시·도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처를 구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당시 권 시장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의 자격으로 16개 시도 회원인 경기도지사(이재명)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인정상 선처를 부탁하는 차원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권영진 예비후보는 이처럼 김용판 예비후보가 출마 직후 네거티브 공세를 지속적으로 펼치는 데 대해 “주민들을 위한 정책 대결을 하자”고 국면전환에 나섰다.
권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신내당시장을 시작으로 매주 지지자 100여 명과 함께 전통시장을 찾아 물품을 구입하며 시장 상인들의 걱정과 희망을 함께 나누고 있다. 그는 ‘권영진과 함께 우리동네 장보기’ 로 이름붙인 행사를 신내당시장에 이어 지난달 5일 월촌역시장, 12일 달서시장, 26일 두류종합시장과 두류신시장, 이달 2일 서대구시장, 16일 송현시장에서 진행했다. 권 예비후보는 23일에도 일곱 번째 행사로 200여 명의 지지자와 함께 본리동 소재의 달서시장을 찾아 정월대보름 장을 보면서 전통시장의 서민물가와 민심을 살폈다.
권 예비후보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인들과 함께 우리동네 장보기 행사를 하게 됐다”며“당선되더라도 우리동네 장보기 행사는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전통시장을 여건에 따라 특색있게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권 예비후보는 ▲대구시청 두류신청사 2028년까지 마무리 ▲신청사와 이월드, 두류공원 일대 '두류관광특구' 지정 ▲서대구KTX역과 두류관광특구를 순환하는 '서대구순환 모노레일' 건설 ▲두류관광특구와 서대구순환 모노레일 연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여론조사결과 권영진 전 시장 오차범위내 우세 또는 초박빙접전...예측불허 승부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권영진 전 시장과 김용판 현 의원이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일보와 포털신문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비전코리아가 지난 2월 20일부터 21일까지 국민의힘 2명의 후보가 경선지역으로 확정된 대구 달서구병 지역민 5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4.4%) 결과,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35.2%로, 김용판 현 달서구병 국회의원(34.6%)에 오차범위내인 0.6%p 차이로 초박빙 접전 양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김용판 의원이 43.4%,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40.4%로 나타나 김용판 의원이 오차범위내인 3%p 차이로 앞섰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러나 KBS 대구방송총국이 리서치민에 의뢰해 대구광역시 달서구병 선거구 거주 만 18살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4.4%)에서는 권영진 예비후보가 오차범위내인 8.4%p 앞섰다.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36.7%, 김용판 의원이 28.3%로 나타났고, 최영오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대경본부 사무국장은 6.6%였다. 다만 지지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이 20%가 넘어 부동층의 선택에 따라 후보들의 지지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와 관련, 권 예비후보측은 “올해 들어 설전에 발표한 브레이크뉴스 의뢰로 알앤써치가 2월3~5일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국민의 힘 후보자들 중 국민의 힘 지지층 대상으로 권 예비후보가 11.2%p 앞섰고, 설이 지난 후 대구KBS 여론조사에서 8.4%p 앞섰기 때문에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당연히 우리가 앞설 것”이라며 “다만 책임당원이 문제인데, 올들어 전 시의원, 구의원 하던 분들이 캠프에 많이 들어와서 책임당원 선거에서도 선전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김용판·권영진 두 예비후보간 양자경선에서 승자는 과연 누가될까. 예측불허의 승부에서 이긴 승자가 본선에 올라 민주당 남원환 예비후보,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진보당 최영오 예비후보와 국회의원선거를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