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민주, '이재명 vs 홍익표·고민정' 지도부 심야 충돌...김우영 경선·조사업체 갈등...고민정, 최고위 보이콧

25일 심야 비공개 최고위서 친명 김우영 경선 참여두고 홍익표·고민정 반대.. 격론 벌어져 고민정 26일 오전 최고위 불참 "이 대표 안 변하면 계속 보이콧" 지도부 갈등설 고조.. 임종석 공천이 또 다른 '뇌관' 이재명 "시스템 공천 중" 홍익표 "여러 의견 자연스러워" 갈등설 진화 나서 친명계 더민주혁신회의, 홍익표 향해 "자중하라".. 최고위 보이콧 고민정 "임종석, 공천해야" 비명 설훈 "친명 자객 공천.. 개판..민주당 탈당 5명정도 있어" 불공정 여론조사에 재심 요구 잇따라.. 경선 불복으로 이어지나?

2024-02-26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천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천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주말인 25일 3시간 넘게 비공개로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우영 현 강원도당위원장의 서울 은평을 지역구 경선 참여 문제와 여론조사 업체 선정 의혹을 놓고 지도부간 이견이 노출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공천 방침에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문제제기를 하며 '지도부 충돌' 사태를 빚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금주 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천 결과에 따라 친문계와 비명계의 불공정 공천에 대한 집단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비공개 심야 최고위서 친명 김우영 경선 참여두고 홍익표·고민정 반대.. 격론 벌어져

민주당은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약 3시간 동안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회의는 단수 공천된 후보자 인준 등 공천 실무와 관련한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였으나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서울 은평을 지역구 경선 참여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은평을 현역인 비명계 강병원 의원은  현 강원도당위원장인 김 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고, 서울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후 당 지도부로부터 '주의'까지 받은 김 위원장과의 경선은 부적절하다며 공천관리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는 전날 오후 강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이날 최고위에서는 재심 기각 결정을 수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다수 의견은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가 재심위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헌·당규는 공관위와 재심위가 같은 결정을 했다면 최고위가 그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날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에 문제를 제기해 온 홍익표 원내대표는 재차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홍 원내대표와 의견을 함께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격론 끝에 김 위원장은 결국 은평을 현역인 비명계 강병원 의원과 경선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홍익표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을 냈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며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가 25일 '불공정 공천'으로 심야 충돌을 벌인 다음날 26일 오전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참석했으나 이 자리에 고민정 최고위원은 '공천 반발'로 보이콧 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지도부 갈등설 고조.. 임종석 공천이 또 다른 '뇌관'

이재명 "시스템 공천 중" 홍익표 "여러 의견 자연스러워" 갈등설 진화 나서

이날 최고위가 열리기 전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홍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경선 참여 문제뿐만 아니라 지난 2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역 제외 불공정 여론조사' 의혹이 제기된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디앤에이를 경선 조사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는 등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에 적극 나서면서다.

이날 심야 최고위에서도 홍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경선 참여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만큼 지도부 갈등설이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문명(친문-친명) 갈등'의 핵심으로 꼽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에 따라 지도부 내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구는 홍익표 원내대표의 서울 서초을 출마로 전략 지역구로 지정된 상태다. 친명계는 공천이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최근 비명계가 '공천 학살'로 반발하고 있어 자칫 임 전 실장이 컷오프될 경우 계파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날 회의에서는 임 전 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와 소위 '올드 보이' 후보들의 공천 배제 등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단 당 지도부는 이재명-홍익표 갈등설에 대해 일축하고 당내 공천 파동에 대해 애써 축소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최고위 뒤 공천에서 비명계가 불이익을 받는다는 의견에 관해 "민주당은 1년 전에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각종 위원회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데 낙천되신 분이나 경선에 참여를 못 하는 분들은 매우 억울하실 텐데 위로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불가피한 부분은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25일 이재명 대표와의 불화설과 관련해 직접 진화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선정적인 제목으로, 우리 당의 공천에 마치 큰 갈등과 내분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에서 주요 사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당 또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열린 태도와 상대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해결 방안을 마련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저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모두는 윤 정권 심판과 민주주의, 민생 회복이라는 이번 총선의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과 함께 총선에서 승리해야한다는 뜻을 굳건히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명계 더민주혁신회의, 홍익표 집단 비판 "자중하라"...김우영, 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

지난 2월19일 '혁신공천'을 주창하며 더민주혁신회의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친명 김용민 의원도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사진=김용민 의원실]

지도부의 수습에도 불구하고 계파 갈등과 공천 반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친명계 당원 중심 원외 인사 모임으로 '강성 친명'단체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더민주혁신회의)는 홍 원내대표가 시스템 공천 결과를 무시하고 부적절하게 공천 개입을 하고 있다며 "자중하라"고 직격했다.

홍 원내대표가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은평을 경선에 대한 문제점 지적에 대해 민주혁신회의가 집단 비판에 나선 것이다. 

더민주혁신회의는 25일 논평에서 "최근 홍 원내대표는 시스템 공천 결과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민주당 공천의 신뢰를 무너뜨릴 부적절한 개입이자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증과 공천 과정에서 계파와 경력 구분 없이 많은 사람이 배제됐다"며 "당사자들은 억울한 측면이 있어도 당은 공정성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원내대표가 나서서 공관위가 엄정하게 지켜온 공정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의 이런 행동이 특정 인물을 공천하기 위한 모습처럼 보이고 있다"며 "사적 관계로 공천에 개입하는 것이 바로 사천(私薦)이다. 당을 흔들고 총선 승리에 부정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으로 혁신회의를 이끄는 '좌장'이다. '강성 친명 당원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하위20% 통보로 '현역물갈이' 앞장서고 있다.

'하위 10%, 20%' 현역 평가 점수를 31명 의원들에게 개별통보했던 지난 2월19일 더혁신민주회의는 국회에서 '친명' 김용민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현역물갈이 혁신공천'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주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 하위 20% 통보 등 22대 총선과 관련한 주요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며 "‘공정’이란 현역 의원의 기득권 보장이 아니다"면서 "'혁신으로 총선 승리, 대단결로 정권 심판’을 위한 결단의 시간이다"고 강조했다. 

이들 더민주혁신회의는 그동안 "당내 민주주의는 당원 민주주의이지 현역 기득권의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120만 민주당 권리당원 중심의 직접 당원 민주주의 도입'에 앞장서고 '대의원제 해체', '공천 혁신'으로 현역의원 물갈이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수박이 너무 많다"며 "현역 의원의 50%, 3선 이상 다선 의원은 75%를 물갈이해야 한다"고 '비명 현역의원'을 겨냥한 주장을 하고있다. 

이들은 또 지난 1월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비판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최고위 보이콧 '친문' 고민정 "이재명 안변하면 계속 불참".. 비명 설훈 "친명 자객 공천 개판, 5명 동반 탈당 가능성"

고민정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의 전날(25일) 지도부 심야 충돌 다음날인 26일에도 당내 친문, 비명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은 임종석 전 실장의 공천과 시스템 공천을 요구하며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고 의원 행보는 '친문'의 바로미터로 알려지고 있다. 하위 10~20%에 친문, 비명이 대거 통보를 받다. 

고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인천 남동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 최고위원 쪽은 한겨레에 "더는 지도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 등의 공천 관련 인식에)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지도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 대신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임 전 실장보다 그 지역 지지율이 잘 나오는 사람이 있었으면 여기까지 왔겠나"라며 "지금 상황으로서는 공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최근 당내 공천 갈등 양상에 대해 "이렇게 심각한 때가 있었나 하는 정도"라며 "(탈당한) 이수진 의원, 김영주 의원도 왜 하위 20%를 받았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납득이 저조차도 안 된다. 하위 20%에 대해선 본인에게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민주당 시스템공천의 불공정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또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경기 부천을) 의원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당을 두고 "개판"이라며 "말은 시스템 공천이지 자기(이재명 대표) 좋을 대로 미리 다 만들어 놨다"면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에) 이 대표가 참 고약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양반이 정치를 무슨 복수혈전하듯 하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친명 자객 공천 의혹을 주장했다.

지난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불체포 특권 찬성 의원들에 대한 '복수혈전'이라는 주장이다. 설 의원은 "국회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넘어왔는데, 그때 체포동의안을 앞두고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이걸 가결시키라고 얘기하는게 옳다'고 발언했다"며 "그랬더니 막 벌떼같이 일어나더라. 발언을 못 하게 해서 결국 제가 말을 못 하고 내려왔"면서 "결국 (체포동의안 가결 입장)에 대한 복수가 이번에 이루어졌다.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아무리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무는 정상적으로 볼 각오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며 "자기 결정이 있으면 다른 사람 얘기 안 듣고 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밑에서 개판을 쳐도 모를 거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탈당해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설 의원은 총선 출마에 대해 "결정을 했다. 저는 출마를 한다"며 다만 "민주당 출마,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소속이나 제3지대 신당(새로운미래) 합류와 관련 "좀 더 상의해야 되겠다"면서도 "민주당내에서 다른 (탈당 가능성) 의원들이 한 5명 정도 어간으로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구 서울 마포갑의 전략공천지역 선정에 반발해 국회의사당 당대표 회의실에 농성 중인 노웅래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노 의원은 금품 수수를 인정했다'는 취지의 이재명 대표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제가 부정한 돈을 받았다고 한 적도 없고, 단지 소액의 후원금을 받은 게 있다. 그것은 증거도 있다"며 "조작되고 뒤집어씌워서 기소돼서 재판받는 것도 억울한데 당이 보호는 못할망정 불이익 주는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불공정 여론조사에 재심 요구 잇따라.. 경선 불복으로 이어지나?

민주당은 최근 불공정 여론조사 논란을 불러온 업체 리서치디엔에이(리서치DNA)를 앞으로의 경선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구 경선 과정에서 리서치디엔에이가 관여한 지역구의 후보자들이 잇따라 재심 신청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자칫 경선 불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북 익산갑 경선에서 탈락한 김수흥 의원은 당초 재심 요구 계획이 없었으나, 25일 당 선관위가 리서치디앤에이 배제 사실을 알리자 '익산갑 경선 조사를 리서치디앤에이가 시행해 불공정 조사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재심을 신청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유사한 재심 신청이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 재심위는 김 의원에 앞서 재심을 요구한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 곧바로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추후 재심위가 1건이라도 재심을 받아들일 경우에는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그럴 경우 당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심을 기각한다면 이에 대한 반발도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27일 의원총회에서 거듭되는 여론조사 업체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