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격전지] 금강벨트-공주‧부여‧청양 ‘수성이냐 설욕이냐’ 정진석 vs 박수현 3번째 맞대결

與 6선 노리는 윤 정부 실세 정진석 野 설욕전 펼치는 문 정부 출신 박수현 지역구 통합후 두 차례 총선 모두 鄭 승리 공주에선 두 번 다 朴 승리한 접전지

2024-02-27     김자경 기자

[폴리뉴스 김자경 기자] [편집자주] 오는 4.10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본격 공천심사에 들어갔고, 준연동형 선거제, 제3지대 등으로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도 진행 중이다. <폴리뉴스>는 전국 253개 지역구 중 불꽃튀는 여야 경쟁을 치루는 지역을 선정, <22대총선 프로젝트-4.10총선 격전지를 가다>로 격전지 분석과 전망을 싣는다.
 

제22대 총선에서 금강벨트 격전지 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로 정진석 현 국회의원(좌)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우)이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단수 공천됐다. 이로써 두 사람은 20대, 21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폴리뉴스 김자경 기자] 제22대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심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여야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 가운데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충청에서는 공주‧부여‧청양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단수 공천돼 3번째 맞대결이 성사됐다. 

공주‧부여‧청양 지역구는 충청권을 관통하는 ‘금강벨트’에 속한다. 19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공주시와 부여군‧청양군이 나뉘어 있었으나 2016년 20대 선거부터 공주‧부여‧청양 지역구로 통합되었다. 통합 이후 치러진 두 차례(20대‧21대) 선거에서는 모두 정진석 후보가 박수현 후보에 승리했다. 그러나 득표율 과반을 넘지 못한 접전지이기도 하다.

제22대 총선 공주‧부여‧청양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정진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공동체’라고 밝힐 만큼 윤 정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대표적인 친윤계 인물이다. 사진은 22년 9월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는 정진석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6선 노리는 윤석열 정부 실세 정진석

정진석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제8차 회의결과 현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에서 단수공천됐다. 정 의원은 공천이 확정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주시민‧부여군민‧청양군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공천이 확정되었다”라며 “공주‧부여‧청양을 위해 일 해왔고, 앞으로도 일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정 의원은 1960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이후 서울로 이주해 초‧중‧고를 다녔고,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재학시절엔 전투경찰로 입대해 1984년 만기전역했다. 졸업 후 한국일보에 입사하여 15년간 신문기자 생활을 했으며,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00년 자유민주연합에 입당한 그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친의 지역구였던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이 합쳐진 공주시‧연기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정 의원의 부친은 6선 국회의원으로 내무부 장관을 지낸 정석모 선생이다. 탄핵정국이던 17대 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 오시덕 후보에 낙선했으나 선거법 위반 당선 무효로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되었다. 18대는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었다.

서울 중구에 출마한 19대 선거, 충남도지사에 도전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모두 낙선했다. 이후 20대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된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 출마해 박수현 후보를 누르고 내리 당선되었다. 5선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국회 사무총장, 청와대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등 굵직한 요직들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고향 친구로 알려진 정진석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윤석열이야말로 정권교체 열망을 실현해줄 독보적인 존재로 봤고, 그 일에 올인했다”면서 ‘윤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공동체’라고 밝힐 만큼 윤 정부에 힘을 실어주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대표적인 친윤계 인물이다.

제22대 총선 공주‧부여‧청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수현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친문계 인사다. 사진은 2018년 1월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수현 당시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설욕전 펼치는 문재인 정부 인사 박수현

이에 맞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제19대 공주시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친문계 박수현 전 의원이다. 박 전 의원은 지난 6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해당 선거구에 단수공천을 받아 정 의원보다 10일 앞서 출마를 확정지었다.

박 전 의원은 공천이 발표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공주‧부여‧청양 ‘단수 공천’을 받았다. 1차 발표, 전국 13곳에 포함되어 영광”이라며 자신의 공천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차돌처럼 단단한 보수지역에서 민주당도 선택받을 수 있는 정치지형의 변화에 대한 끈질긴 도전이다. 다양한 선택권이라는 유권자의 권리를 보장해 드리는 민주주의 발전의 여정에 사력을 다하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964년 충남 공주 출신인 박수현 전 의원은 공주금학초등학교와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에 입학했으나 학생운동으로 중퇴하고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사회복지전공)를 받았다.

박 전 의원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1997년 국민신당 송파구갑 지구당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국민신당이 새정치국민회의에 흡수되면서 민주당계 정치인이 되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남 공주시 선거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가 통폐합되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정진석 후보에 두 차례 석패했다.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비서실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을 역임한 박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패배에 반드시 설욕할 자신이 있다”면서 “민심의 흐름에 변화가 느껴진다. 첫째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빨리 무너지고 있다는 것, 둘째는 정 의원이 너무 오래 했다는 피로감이 상당히 있다”고 분석했다.

21대 총선 당시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두 사람은 20, 21대에 이어 오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공주‧부여‧청양 후보로 출마해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두 차례 선거 모두 정 의원이 승리했지만 공주 지역에선 두 번 다 박 전 의원이 이기는 등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지역구 통합후 두 차례 모두 정진석 승리
공주에선 두 번 다 박수현 승리한 접전지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은 정치 거물 ‘3金(김영삼‧김대중‧김종필)’ 중 한 명인 김종필(9선) 전 국무총리가 부여에서 6차례 당선되는 등 충청권 내에서도 보수세가 짙은 곳이다. 다만 부여와 청양군에 비해 공주시는 비교적 진보성향이 강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역구 통합 후 치러진 두 차례 선거(20대‧21대)에서 보수 후보인 정진석 의원이 당선됐지만, 공주시에서는 두 번 다 박수현 전 의원이 이겼다.

20대 총선에서 정진석 후보는 48.12%, 박수현 후보는 44.95%를 얻어 정 후보가 박 후보에 3.17%p 앞섰는데 공주시는 박 후보 50.06%, 정 후보 43.91%로 박 후보가 6.15%p 더 높았다. 부여와 청양에서는 정 후보가 각각 11.95%p, 15.5%p 앞섰다.

21대 총선도 마찬가지다. 전체 득표율에서는 정 후보가 48.65%, 박 후보가 46.43%로 정 후보가 2.22%p 앞서며 당선됐지만, 공주시는 박 후보 48.62%, 정 후보 46.65%로 박 후보가 1.97%p 높았다. 부여와 청양에서는 정 후보가 각각 6.24%p, 7.28%p 앞섰다.

때문에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6선에 성공하며 지역구를 지켜내는 수성전이 될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지역구를 쟁취하는 설욕전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격전지 결과에 따라 22대 총선 승패가 갈릴 수도 있어 양당 모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