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임종석 “중성동갑 전략공천 재고해달라”...이재명 "탈당은 자유" 재고 요청 거절
“명문정당과 용광로 통합 믿었는데…참담한 심정”...文과 논의? "다음에 말씀드리겠다" “총선 패배 시 씻을 수 없는 죄인 될 것” “당 지도부, 중성동갑 전략공천 재고해달라” 이재명 “당과 개인 판단 다를 수 있어”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 지도부에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의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 결정을 재고를 요청했다. 자신의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의 답을 들은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4·10 총선을 앞두고 2000~2008년 16·17대 의원을 지낸 중·성동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임 전 비서실장을 배제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 마음 얻을 수 있나…방향 바꿔야”
임 전 비서실장은 28일 오전 11시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임 전 비서실장은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약속한 명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라며 “그저 참담할 뿐”이라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묻고 싶다.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나”라며 “이번 선거는 질 수 없는 선거이고 져서는 안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우리 모두는 씻을 수 없는 죄인”이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방향을 바꿀 시간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당 지도부에 정중하고 간곡하게 요청한다. 중구성동구 갑에 대한 전략공관위원회의 추천의결을 재고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단결과 통합을 복원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달라”라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을 지지했던 마음들을 모두 모아 달라”라고 말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여느 때처럼 오늘 저녁 6시에 왕십리 역 광장에 나가 저녁인사를 드릴 예정”이라고 밝히며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文과 사전 논의 질문에 “다음에 답변 드리겠다”
임 전 비서실장은 기자회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구 선거구 갑은 지금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약세 지역 중에 하나”라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8.31%를 패배했고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무려 21.9%를 패배했다고 강남 3구 외에는 대표적인 약세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총선 예비후보로서 중구 성정동 갑에서 확실하게 승리하기 위해 이 총선에 나서는 것이고 나아가서 감동이 있는 통합을 통해서 반드시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자 하는 것”이라고 출마 배경을 강조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친문 의원들의 당 장악을 막기 위해 공천을 배제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총선에서 패배하면 민주당 간판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데 그게 무슨 의미 있는 이야기겠느냐”라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사전 논의했는지에 대해 임 전 비서실장은 “다음에 답변 드리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임 전 비서실장은 다른 후보들과의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성동갑 전략 선거구로 공식 지정되기 전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라며 “예비후보 등록 절차 일정을 꼼꼼히 따져 신청을 했다”라고 답했다.
[추가 2월28일 18:00] 이재명 “당과 개인 판단 다를 수 있어”
한편 이재명 대표는 28일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공천 배제 재고 요청에 대해 “당과 개인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총선 후보를 정하는 당의 판단과 개인의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처럼 해당 지역에 기득권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선하거나 힘이 센 사람을 중심으로 공천하면 혼란이나 갈등은 적을 수 있어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의견이 다른 부분은 최대한 노력해서 대화하고, 소통해서 원만하게 수습해 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표는 “1년 전 특별당규로 정한 시스템에 따라 공정한 평가와 투명한 심사로 좋은 후보들이 골라지고 있다"라며 공천 갈등 국면에서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선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다. 좌우간에 우리 당에서 함께했던 구성원들이셔서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규칙이 불리하다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게 마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경쟁의 과정에서 국민, 당원이 선택하는 걸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지역 어느 사람 하나 귀하지 않은 게 있겠나. 우리 당의 후보들 모두가 유능하고 성실하고 충직하다"며 “그러나 모두가 후보가 될 수는 없다.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특히 우리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화에는 반드시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조용한 변화라고 하는 것은 마치 검은 백조 같은 것"이라며 “어떻게 자신들의 기득권이나 기성의 위치를 잃게 되는 데 가만히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구태의연한 기득권들 그대로 다 은둔시키고 자기 가까운 사람이라고 꽂아 넣는 국민의힘식의 공천, 민주당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임 전 비서실장과 노웅래·홍영표 의원 등의 반발에 대해서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면서 "같은 뿌리에서 나왔고 같은 기둥 속에 큰 줄기를 함께 한다. 우리는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언론을 향해 “공천받으면 친명(친이재명)이 되어버리고, 공천에서 탈락하면 반명(반이재명)·비명(비이재명)으로 분류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며 “언론이 심판의 역할을 해야지 사실을 왜곡해서 상대편을 들어서야 되겠나. 공천으로 인한 혼란은 국민의힘이 훨씬 더 심한데 왜 그쪽은 조용한 공천이라고 엄호해주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 자체 여론조사에 대한 불만이 속출한 것에 대해 "대체로 오해, 과장에 의한 것"이라며 "조사했다고 해서 문제 삼으면 정당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조사는 조사일뿐이고 내부 판단을 위한 조사기 때문에 경선이나 이런 것에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당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들이 이런 것에 쉽게 현혹될 만큼 시민 의식이 낮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힌 고민정 최고위원에 대해선 "조속한 시일 내에 복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며 "당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인사들이기 때문에 개인적 판단만으로 행동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기자회견 전문]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합니다.>
저는 지난 대선 시기에 민주당 서울시당과 광주시당으로부터 선거 지원유세를 뛰어달라는 공식요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흔쾌히 수락했지만 대선캠프가 거절하여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친명 친문 갈등설이 파다하여 선거에 경고등이 켜진터라 그 거절을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sns에 호소하는 것 외에 달리 참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 믿었습니다.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참담할 뿐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묻고 싶습니다.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습니까.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 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겁니까.
이번 선거는 질 수 없는 선거이고 져서는 안되는 선거입니다.
민주당은 하나일 때 승리했습니다.
명문의 약속과 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폭정을 심판하기 위한 기본 전제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우리 모두는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됩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습니다.
방향을 바꿀 시간이 있습니다.
당 지도부에 정중하고 간곡하게 요청드립니다.
중구성동구 갑에 대한 전략공관위원회의 추천의결을 재고해 주십시오
며칠이고 모여앉아 격론을 벌여주십시오.
단결과 통합을 복원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을 지지했던 마음들을 모두 모아 주십시오.
그것만이 승리의 길이라 확신합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여느 때처럼 오늘 저녁 6시에 왕십리 역 광장에 나가 저녁인사를 드릴 예정입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성동구민 여러분,
그리고 지난 공천 과정에서 상처받고 아프고 지친 분들 누구라도 만난다면 서로 보듬어주며 치유하고 통합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민주당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우리가 얼마나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뜨거운 마음을 확인하려 합니다.
저의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