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부의장 손잡은 한동훈, 이재명과 장외 설전 "이재명 –200점" "1대1 TV토론 나서라"
김영주, 국민의힘 공식 입당 "사리사욕 위한 도구 안돼".. 한동훈 "상식의 정치인" 이재명 "김영주 채용 비리 0점"... 한동훈 "이재명 -200점" 한동훈 "MBC도 요청…하루 전에만 알려 달라" 재차 제안.. 이재명 "尹과 대화가 먼저" 한동훈 "이재명 물갈이는 구정물 공천" 이재명 "썩은물·고인물 공천"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국민의힘에 공식 입당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장외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김 부의장의 하위 20% 이유에 대해 "채용비리로 0점이 됐다"고 설명하자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200점"이라고 맞받았다. 또,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향해 양자 TV토론에 나설 것을 촉구했으나 이 대표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가 먼저"라며 제안을 일축했다. 또, 양측은 상대 정당의 공천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가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김영주, 국민의힘 공식 입당 "사리사욕 위한 도구 안돼".. 한동훈 "상식의 정치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4일 국민의힘에 공식 입당했다. 김 부의장은 입당원서를 쓴 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했으며, 한 위원장이 당의 상징인 빨간색 국민의힘 점퍼를 입혀줬다.
한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김 부의장을 국민의힘에 모시게 돼 기쁘고, 너무 환영한다"며 "김 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늘 기준으로 삼고 정치해오신 큰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더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다. 김 부의장이 함께하게 됐기에 저희가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에게 더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저와 국민의힘은 김영주와 함께 국민을 위한 길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입문 전 농구선수로 활약했던 김 부의장은 "농구를 시작하면서 나라는 것보다 우리라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은행에 들어가서 똑같은 일을 해도 여성이 남성에 차별받는 것을 알고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금융노조에선 최초의 여성 부위원장으로 일했으며 정치권의 부름을 받아 처음 비례대표 순번 39번을 받아서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소개했다.
김 부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면서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을 해야 되고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입당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부의장은 노동정책에 있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저는 어떤 경우에도 노동자들의 삶이 뒤로 후퇴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에서 꽃길만 걸었다는 비판에는 "꽃길을 걷지 않았다"며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도 정말 열심히 일했던 의원들이 하위 10% 평가를 받고 전략적으로 친명 후보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부당하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 부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영등포갑 출마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 비대위원장과 지역구 이야기는 나눠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등포(갑)에서 당선이 된다면 진정성을 인정해 주시는 것이고 안 되면 (당적 변경에 대한) 우려대로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오후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부의장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련)은 4일 김영주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택시노련은 이날 성명에서 "김 의원은 한국노총 산별 전국금융노련 상임 부위원장 출신으로, 말 그대로 노동계에 뿌리를 둔 친노동계 의원이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국회부의장 등을 역임하면서 대한민국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는 삶 안에서 성공적인 많은 노동정책 업적을 이뤄냈다"고 했다.
이어 "한국노총과 노동계 출신의 그 어떤 국회의원보다 노동자와 소외계층,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한 김영주 의원의 노고를 기억하며, 새로운 당에서의 출발 또한 노동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헌신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김영주 채용 비리 0점"... 한동훈 "이재명 -200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하위 20% 평가를 받은 이유를 공개했다. 김 부의장이 채용비리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아 0점 처리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창당 대회 후 취재진과 만나 "김 부의장께서 평가 결과에 대해서 매우 흡족하지 않으셨던 거 같다"며 "그런데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우리 민주당의 평가 기준 중 소위 5대 비리, 채용비리·음주운전·성비위 등 이런 5가지에 해당될 경우엔 50점을 감점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직자 윤리 항목이 50점이 만점인데 채용비리 부분에 대해 소명을 하지 못하셔서 50점을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가 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건 상대평가 항목이 아닌 절대평가 항목이라 그게 결정적인 영향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소수점 이하 점수로 순위가 갈리는 상황이기에 채용 비리 소명 여부가 크게 논란이 되다가 결국은 소명이 안된 것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채용 비리'는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인사담당자들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전·현직 의원들을 포함해 150명의 채용 청탁을 받고 면접 성적이 낮은 지원자 등을 합격시킨 사건이다.
지난 2020년 KBS <시사직격>은 '대한민국 채용 카르텔 2부작 - 1부 은행과 청탁자들'에서 채용 비리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당시 보도된 검찰 공소장을 보면 2014년 상반기 신입은행 파일 비고란에 "thru 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영등포구의원(김영주 의원 지역구) 자녀"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김영주 의원에게 채용 청탁을 한 이는 영등포 구의원의 자녀로 '"1차 실무자 면접 결과에서는 논리력, 언변 다소 부족 등으로 DC 등급을 받아 불합격 대상이었지만 재차 합격시킬 것을 지시하여 실무자 면접 결과를 무시하고 그대로 합격시켜 부정 통과"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김 부의장은 "경찰에서 확인하거나 소환한 적이 없고 검찰 수사를 받은 적도 없다"며 "(공관위에서) 투서가 들어왔다며 소명하라는 연락이 왔다. '아무 연관 없다'고 보냈는데 '소명되지 않아서 0점'이라고 나를 다시 소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한동훈 위원장도 "김 부의장이 0점이면 이 대표는 마이너스(-) 200점쯤 되느냐"며 "이 대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런 뻔뻔함"이라고 비꼬았다.
한동훈 "MBC도 요청…하루 전에만 알려 달라" 재차 제안.. 이재명 "尹과 대화가 먼저"
한동훈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는 양자 TV 토론을 놓고도 설전을 주고 받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공지를 통해 "KBS, TV조선, 채널A, MBC로부터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1대1 토론' 요청이 있었고 한 위원장은 1대1 생방송 토론에 응하겠다는 답변을 각 사에 전달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달 1일에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한동훈 위원장과 1대1 TV 토론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하고 협치하는 과정"이라며 "토론하게 된다면 허심탄회하게 답변할 기회가 될 것이다. 이 대표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도 4일 출근길에 "이 대표가 원래 토론을 잘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에서 그렇게 자평해 왔다.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토론 수용을 재차 압박했다.
그는 "거대정당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고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당 대표들을 불러 TV 토론을 생방송으로 장기간 하는 것이 언론이나 국민이 많이 바라는 일"이라며 "대부분 언론사로부터 (TV 토론을) 요청받고 수락했다. 게다가 MBC조차 요청하고 있지 않나"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원하는 시간에, 제가 어디서 뭘 하든 하루 전에만 말해주면 그 시간에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이슈에 대해 제한 없이 토론하는 것이 국민이 이번 총선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데 좋은 판단 기준을 제공할 것 같고, 거기에 응하는 것이 1당과 2당 대표로서 도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1대1 TV토론' 압박에 대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가 먼저"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이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취임하고 제가 야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 국정을 두고 대통령과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며 "민생이 파탄 나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대통령께서 야당과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는 건 큰 문제"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한동훈 "이재명 물갈이는 구정물 공천" 이재명 "썩은물·고인물 공천"
양측은 상대당의 공천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주고 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물갈이 공천'에 대해 "마태복음 운운하면서 아첨 경쟁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이재명 대표가 얘기했는데, 새 술이 뭐고, 새 부대는 뭔가"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이 대표가 총선 공천에서 인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이 표현은 성서 마태복음에 나오는 글귀다.
한 위원장은 "(새 술이) 다 김우영 씨 같은 분 아니냐"며 "(물갈이로) 더 나쁜 물, 더 더러운 물이 들어오는 거잖나. 그게 새 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저렇게 말도 안 되는 구정물 같은 공천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자기 뒤에서 서서 자기한테 아첨할 사람만 꽂아 넣는 것, 그건 새 물이 아니고 구정물을 집어넣는 것이지 않나. 그게 어떻게 혁신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공천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것 같나. 그렇지 않다. 두들겨 맞고 나중에 3~4월 결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대선 즈음에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예고한 대로 실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을 겨냥해 "국민의힘은 측근 공천, 검사 공천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이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검사독재는 이 대표가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한 데 대해 "내 눈의 들보는 안 보고 남의 눈 티끌만 찾겠다고 해서야 되겠냐"며 "남의 집안 문제에 대해 근거도 없이 헐뜯는 것 그만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두고서는 "현역 불패 기득권 공천"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변화가 없다.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그 속에서 측근, 검사, 썩은 물, 돈봉투 공천 이런 온갖 나쁜 행태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결과로써 국민들께서 심판하실 것이다"고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에 의해 혁신 공천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흐르는 물에는 소리가 나고, 개혁엔 갈등 따르기 마련"이라며 "합리적 결과가 만들어지면 그 과정의 소리, 어려움은 많이 이해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