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민주당 공천파동'에 서울 지지율 역전.. 국민의힘, '한강벨트' 집중 공략 나선다
갤럽 기준 서울 정당 지지율 국힘 43%·민주 26%.. "민주당 공천파동이 주요 원인" 국힘, 민주당 탈당 김영주 의원 앞세워 한강벨트 수복 의지 나경원 VS 류삼영, 오신환 VS 고민정, 윤희숙 VS 전현희, 박민식 VS 진성준.. 곳곳이 '격전지' 여론조사꽃, 서울 전체 선거구 중 민주당이 약 30곳 우세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총선이 4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앞서면서 전체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 등 5개 자치구의 이른바 '한강벨트' 탈환을 목표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의원과 박민식 전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 주요 인사를 전면 배치하고 나섰다.
지난 21대총선에서는 민주당이 41석을 차지하며 8석에 그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압도했으나 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만큼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 기관별로 서울 지역 여론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제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각각 43%·48.0%가 나왔다. 양당 격차가 각각 17%p,
비슷한 시기 여론조사꽃이 서울 전체 49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절반이 넘는 37개 지역구가 민주당 우세로 나타났다(49개 선거구 중 동대문갑, 광진을 표본수 미달로 발표 제외).
갤럽, 서울 정당지지율 국힘 43%·민주 26% 17%p차.. "민주당 공천파동 주요 원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전화인터뷰)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40%와 3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20일~22일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3%포인트 올랐고, 민주당은 2%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평균 양당 격차는 5개월 만에 최고치로 13%p 격차가 났다.
리얼미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ARS)한 결과, 정당지지율은 국민의힘 46.7%, 더민주당 39.1%로 나타났다. 양당의 격차는 7.6%p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에 앞선 것은 지난해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이후 1년여만이다.
특히, 48개의 의석이 달려 있는 총선 최대 승부처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 기준으로 서울지역 국민의힘은 전주 보다 6%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4%포인트 내린 26%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를 훌쩍 넘는 17%포인트 차다.
서울지역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직전 조사 보다 무려 10.5%포인트 급등하며 48.0%로 나타났고, 민주당은 9.0%포인트 하락한 31.5%로 집계됐다. 서울 양당 격차는 16.5%포인트로 갤럽과 비슷했다.
이처럼 서울 여론이 크게 흔들리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주당 공천 파동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실책이 여론 악화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최 소장은 "윤석열과 이재명 구도 때는 민주당이 유리했었는데 한동훈과 이재명 구도가 된 뒤에는 한동훈 대표가 실점한 게 거의 없다"며 "반면 민주당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 대한 논란이 2월 초부터 있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박수 받을 만한 뉴스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4년도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특별히 잘못한 게 잘한 게 없었지만 거의 과반이 넘는 압승을 한 것처럼 지금도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라든가 공천 갈등이라든지 이런 민주당의 실책이 나머지 모든 정당의 지지율을 다 끌어올리고 민주당의 지지율만 잠식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방송에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공천 문제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공천과 관련해서 한국갤럽이 조사를 했더니 국민의힘은 공천을 잘했다는 의견이 44%인 데 비해서 민주당은 31%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소장도 민주당이 불공정 공천 프레임에 빠지면서 중도층의 마음이 떠났다고 지적하면서 계파 갈등도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민주당의 3대 지지층은 친명, 친문 호남"이라며 "비명횡사, 친명횡재 또는 친문을 공격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이 안 되고 이탈하면서 호남 지지율까지 빠지고 있다"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진박 감별한다면서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당대표를 (배제) 하는 과정과 유사한 과정이 지금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탈당 김영주 의원 앞세워 '한강벨트' 수복 의지
나경원VS류삼영, 오신환VS고민정, 윤희숙VS전현희, 박민식VS진성준.. 곳곳이 '격전지'
'한강벨트'는 서울 마포와 용산, 성동, 광진, 동작 등 5개 행정구의 지역구 9곳을 더해 한강과 맞닿은 영등포 등이 포함된다. 한강벨트가 올해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이유는 수도권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당은 강남에서, 야당은 강북에서 강세를 보이는 등 뚜렷한 지지세를 보이지 않아 한강벨트는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로 분류된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한강벨트 총 9개의 지역구 중 용산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한강 벨트의 부동산 민심이 요동치며 지난 2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한강벨트 민심은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손을 들어줬고 22년 3월 20대 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했다.
이에 4월 총선에서 여당은 한강벨트 '탈환'을, 야당은 '수성'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나경원 전 의원이 '탈환'에 나선 서울 동작을은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나 전 의원은 과거 2014년 동작을 보궐선거에 승리한 후 쭉 지역구를 지켜왔으나 21대 총선에서 이수진 민주당 의원(당시 후보)에게 패배했다. 나 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동작을에 출마하며 지역구 탈환을 예고했고, 민주당은 영입인재인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중성동갑에서는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과 민주당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맞붙는다. 한강벨트의 핵심 지역인 만큼 양당 모두 전략공천했다.
서울 광진을에서는 현역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이 맞붙는다. 오 전 의원은 '오세훈계'로 분류돼 국민의힘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영등포갑에서는 현역 하위 20%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돼 민주당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과 대결한다. 영등포갑은 김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곳인 만큼 국민의힘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서울 내 또 다른 격전지인 강서을에는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이 배치됐다.
강서을은 과거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으나, 김성태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던 곳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공천 부적격 결정을 받았고, 박 전 장관이 배치됐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의원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나선다.
김 전 의원이 박 전 장관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강서을 역시 이번 총선에서 주요 승부처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내가 죽어서 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내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보다는 당을 위하는 게 도리"라고 밝혔다.
마포을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현역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상대할 카드로 운동권 출신 인사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전략공천하면서다. 운동권 출신인 정 의원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포갑의 경우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민주당 영입인재 이지은 전 총경이 일전을 벌인다.
여론조사꽃, 서울 전체 선거구 중 민주당이 약 30곳 우세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자체조사(ARS)한 서울 전체 선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동대문갑과 광진을 선거구를 제외한 서울 47개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각 500~523명을 대상으로 2월 14일부터 2월 20일까지 실시됐다.
그 결과 표본 수 미달로 발표가 되지 않은 동대문갑과 광진을 2곳을 제외하고 절반이 넘는 29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개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이 경합 우세를 보였고 국민의힘은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만 확실한 우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강북 지역 25개 선거구 중 19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고 나머지 4개 선거구에서도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 경합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갑(52.1% : 32.3%), 강북을(65.7% : 22.5%), 노원갑(54.6% : 29.3%), 노원을(54.8% : 33%), 노원병(50.3% : 31.1%), 성북갑(52.6% : 31.6%), 중랑을(52.5% : 35%), 은평갑(53.7% : 31.3%), 은평을(51.5% : 32.5%), 서대문을(54.8% : 32.5%) 등 10곳은 민주당 지지율이 과반을 넘었다.
또, 도봉갑(47.4% : 37.3%), 도봉을(49.6% : 36%), 성북을(49.1% : 36.5%), 동대문을(49.1% : 36.4%), 광진갑(49.5% : 36.7%), 중구․성동구갑(46.8% : 33.4%), 중구․성동구을(49.6% : 33.4%), 마포갑(46.4% : 36.2%), 마포을(46.1% : 33.1%) 등 9곳에서는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한강 이북 지역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 경합을 보인 곳은 종로구(46.9% : 38.5%)와 중랑갑(46.8% : 38.3%), 서대문갑(45.1% : 37.2%), 용산구(44% : 41.1%) 등 총 4곳이었다.
반면 한강을 기준으로 강남 지역에선 서남부와 동남부의 판세가 달랐다. 총 24개의 선거구 중에서 민주당이 확실한 우세를 보인 곳은 10곳으로 주로 서울 서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국민의힘은 강남3구를 비롯한 동남부 지역 6곳에서 우세를 보이며 지난 21대 총선 결과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강서갑(53.9% : 30.3%), 강서을(50% : 33.6%), 강서병(49.9% : 34.4%), 영등포갑(48.7% : 34.1%), 양천을(50.9% : 32.2%), 구로갑(47.4% : 36.1%), 구로을(46.5% : 34%), 금천구(52.9% : 31.3%), 관악갑(50.1% : 29.8%), 관악을(49.7% : 30.7%) 등 10곳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한 곳은 영등포을(36.2% : 47.4%), 서초갑(35.8% : 48.5%), 서초을(36.9% : 49.6%), 강남갑(31.9% : 50.2%), 강남을(36.8% : 48.2%), 강남병(30.5% : 57.2%) 등 총 6곳이었다.
이밖에 동작갑(42.5% : 39.5%), 동작을(46.4% : 40.8%), 송파갑(41.7% : 41.2%), 송파병(47.3% : 39.9%), 강동을(42.2% : 39.9%), 양천갑(42.2% : 43.7%), 송파을(39.8% : 46.6%), 강동갑(41.5% : 44.5%) 등은 양당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로 집계됐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