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지지율 하락세 민주당, '손절'했던 조국혁신당과 연대 추진.. 국힘 야당 "방탄연대" 비난
이재명, 두손으로 파란 넥타이 조국 손 맞잡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국 "학익진으로 검찰 독재 강 건너야" 이재명 "윤석열 정권 심판 위해 힘 합쳐야" 한동훈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 "막장으로 가는 것" 개혁신당 "각자 부부 사법구제가 목적" 조응천 "엽기적인 장면" "조국의 강에 다시 다이빙" 이낙연 "방탄연대.. 법치주의 파괴" 새로운미래 "정권 심판도 정권교체도 불가능" 녹색정의당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 진중권 "두사람 때문에 민주당이 저 모양 저 꼴"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스탠스도 변화하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조국 대표의 창당을 만류하며 손절하던 모습이었으나 이제는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같이 외치며 4·10 총선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중도층의 표심도 얻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손을 뿌리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은 두 세력간의 연대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며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이재명, 두손으로 파란 넥타이 조국 손 맞잡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국 "학익진으로 검찰 독재 강 건너야" 이재명 "윤석열 정권 심판 위해 힘 합쳐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맨 조 대표의 손을 두 손으로 맞잡고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검찰독재 조기종식을 위해 가장 앞장서서 싸우고 범진보 진영 승리를 위해 협력하고 연대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넓은 길거리로 나가 윤석열 정권에 실망한 중도표와 합리적 보수표까지 끌어와 승리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면담에서 조 대표는 '학익진'을 언급하며 연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우리는 '망치와 모루' 같은 관계다. 조국혁신당은 먼저 돌격하는 망치선의 역할을 하겠다. 본진이 적선을 포위해서 승리한 것처럼 학익진 전술의 총사령관인 이 대표께서 잘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협력해야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달 전만 하더라도 민주당은 조국 대표의 정치권 진입과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추진단장은 지난달 13일 조국신당과 22대 총선에서 연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조국신당이 민주 진영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독자적 창당을 만류했다.
박 단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설령 (조국)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을 향해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달 14일 조국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해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날 이 대표가 먼저 조국혁신당과 연대를 강조한 것은 최근 민주당 공천파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지지율에서 선전하자 지지층의 반감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39.1%)은 국민의힘(46.7%)에 오차범위 밖에서 뒤처졌다. 4주째 하락세를 보이다 1년만에 오차범위 밖까지 밀려난 것이다.
반면 조국신당 지지율이 20%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5일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3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16명에게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었더니, 비례연합정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25.1%, 21.0%로 나타났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중도층의 마음을 잃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전망과 달리 중도층의 표심도 공략하는데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도층의 비례대표 투표 정당은 비례연합 25.4%·국민의미래 34.2%·조국신당 25.1%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 모델 방식으로 조국혁신당과 연대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이 호남 등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민주당에 양보를 하는 대신 민주당 비례 의석을 조국혁신당이 가져갈 수 있도록 손을 잡는 것이다. 조국신당에서 민주당의 비례대표 표를 일부 가져가더라도 적극 지지층을 잡아두고, 민주당은 지역구를 중심으로 중도층의 표를 확장할 수 있다.
전략공관위 비례대표후보자추천 분과위원장인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단일화하자는 취지는 민주당 중심으로 지역구 선거를 치르는 것을 엄호하겠다는 취지"라며 "저희로서는 조국혁신당의 분발이 저희 당, 특히 지역구 후보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독재의 강을 함께 넘자고 하는 취지에서 큰 틀에서 연합하고, 비례 과정에서는 경쟁하는 게 정치에서 있을 수 있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 "막장으로 가는 것"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연대 가능성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의 메시지를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10 총선 연대의 뜻을 밝힌데 대해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에서 열린 '육아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조국 신당과 연대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었냐. 어차피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합리적인 사람은 다 내쫓고 그 자리에 위헌종북 정당인 통진당 후예와 조국 같은 사람으로 채울 것이라는 걸 이미 말씀드렸다"며 "기획대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놀라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속내를 다 들킨 바에 그냥 막장으로 가자, 그런 생각인 것 같다"고 직격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5일 논평을 내고 "연대를 말하며 손 맞잡은 이재명·조국 대표는 국민 앞에 염치도 없다"며 "국회가 범죄자 도피처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의 전력은 이 대표와 맞닿아 있어 궤를 같이할 정도"라며 "총선에 뛰어들어 국민의 대표가 된다고 해서 범죄의 면죄부라도 받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개혁신당 "각자 부부 사법구제가 목적" 조응천 "엽기적인 장면" "조국의 강에 다시 다이빙"
이낙연 "방탄연대.. 법치주의 파괴" 새로운미래 "정권 심판도 정권교체도 불가능"
군소정당들도 두 사람의 회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윤 정부 조기종식 명분을 내세웠지만, 두 정치인의 정치적 목적은 각자 부부의 사법 구제에 지나지 않는다"며 "두 대표는 민심보다는 판사봉을 주시하며 정치를 전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조응천 의원도 "선거 연대가 아니고 방탄연대"라며 "아주 엽기적인 장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6일 오전 불교방송(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로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익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세는) 그래봐야 이건 민주당 몫"이라며 "두 당의 관계는 제로섬의 관계"라고 부정적으로 평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 중에 강성들, 또한 민주당은 지지하나 이재명은 지지하지 않는 친문 세력들, 그런 분들이 지금 조국신당 쪽으로 가시는데 이분들은 민주당 혹은 조국신당 외에 다른 쪽으로 갈 일은 없으신 분들"이라며 "그러니까 민주당 비례정당으로 가느냐, 조국신당으로 가느냐 그 차이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면 대선 때 (이 대표가) 했던 그 얘기는 뭐냐. 그때 강 건넜다가 다시 조국의 강에 지금 다시 입수하고 다이빙하고 헤엄을 치는 거냐. 선거 유불리에 따라서?"라며 조 대표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 전환을 지적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는 MBC와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기소만 돼도 공천 안 주었는데 지금 재판소 다녀도 공천받고, 심지어 고등법원에서 징역 2년 확정판결 받은 분이 신당을 만들고, 그쪽과 협력한다고 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탄정당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민주당과 연대한다는 건 방탄연대 만들자는 것인지, 또 지금 교도소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까지도 협력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법치주의 붕괴다"고 주장했다.
새로운미래 박원석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윤 정권 심판을 앞세웠지만 본질은 끈끈한 방탄연대"라며 "오늘 이재명, 조국 방탄연대는 윤석열 살리기 연대로 귀결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이 연대로는 정권 심판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녹색정의당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 진중권 "두사람 때문에 민주당이 저 모양 저 꼴"
녹색정의당은 5일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세동 녹색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어 "민주당에게 묻는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공동의 목적 하나만으로 민주당은 진정 조국혁신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인해 공정이라는 가치에 거대한 국민 불신을 불러일으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일등공신"이라며 "정권 심판의 깃발을 들고 나설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 부대변인은 조국 사태에 대한 과거 이재명 대표의 입장도 소환시켰다. 이 부대변인은 "당시 '국민들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키며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라고 하더니 승리를 위해서라면 '부정의'의 아이콘과도 선뜻 손잡는 것이 민주당의 정치인가"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반윤석열이라는 깃발 아래 민주당의 모든 행위를 국민이 용인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고 오만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진중권 작가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두 분 때문에 민주당이 저 모양 저 꼴이 됐다"며 "그런데 둘이 악수를 했다, 피해야 할 선거 콘셉트를 지금 그대로 채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당을 사당화해서 자기 방탄으로 만들려는 목적, 조국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복권을 하려고 하는 것으로 둘 다 사익이다"며 "이재명 대표는 그냥 생존, 자신의 개인적 생존이고 조국은 개인적 명예 회복이 목표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