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여야, 격전지 찾아 본격 선거전.. 한동훈 '충청 표밭 다지기' 이재명 '서울 집중'
한동훈, 지난 총선 전패한 천안·청주 방문 "치우치지 않는 충청의 마음으로 정치할 것" 국힘, 충청 지역서 지지율 상승세.. "대통령 보유한 집권여당" 중도층 공략 '서울 위기론' 이재명, 종로 찾아 '노무현 사위' 곽상언 후보 지원.. 계파갈등 극복 노림수 6일 양천갑에서 '친문-친명 통합' 메시지.. 7일 양평고속도로 현장서 정부심판론 강변 여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맞고발.. 선거 열기 '후끈'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월 10일 총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본격적인 선거전을 개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과 5일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를 찾아 중원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서울 위기론'을 의식한 듯 종로와 영등포를 찾아 세를 과시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한편, 여야는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며 고발을 주고 받으면서 초반부터 선거 열기가 과열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한동훈, 지난 총선 전패한 천안·청주 방문 "치우치지 않는 충청의 마음으로 정치할 것"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4일 충남 천안시를 방문해 '전국 투어'의 출발을 알렸다. 대표적인 중도 표심 지역으로 평가받는 충청권에서 세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충청 지역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충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2%, 민주당은 33%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국힘 36%·민주 34%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전패를 기록한 천안 지역구 3곳과 청주 지역구 4곳을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천안 백석대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충청은 치우치지 않는 민심을 보여 준 곳으로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보면 대단히 정확한 판단을 해 왔다.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선거를 시작하려 한다"고 충청 지역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다.
이어 "저더러 정치한지 두 달 밖에 안 된 신인이라고 하는데, 정치가 공공선의 추구라는 점에서 저는 지난 30년간 정치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천안 중앙시장 상인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잘할 때는 잘한다고 평가하고 못 할 때는 가차없이 외면하는 그런 민심이다. 충남의 마음을 얻고 싶다"며 "천안 문제를 홍문표 도당위원장, 후보들과 함께 최선 다해 끝까지 챙길 것이라고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국힘, 충청 지역서 지지율 상승세.. "대통령 보유한 집권여당" 중도층 공략
5일에는 어린 시절을 보낸 충북 청주시를 찾아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충북 청주 상당구에 있는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하며 청주 순회 일정에 나섰다.
시장 상인들과 간담회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한 위원장은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가 운호초였고 청주 모충동에 살았었다"며 "학교가 끝나면 육거리시장을 와 친구들과 떡볶이를 사 먹고 병아리를 산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보통 당 대표가 선거 기간이면 지역에 잠깐 갔다 오는데 저는 오늘 여기 하루종일 있을 것"이라며 "제 어머니도 제가 오늘 청주를 간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전통시장 공중화장실 확충을 약속했다. 한 상인이 "우리 입장에서는 큰 규모의 공중화장실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한 위원장은 곧장 "하시죠"라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그거 하나 짓는 데 얼마나 들겠느냐. 우리는 대통령을 보유한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면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라며 "공중화장실과 같은 걸 선거에 연관 짓고 싶지 않다. 미리 해드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이날 단상에 올라 후보자 한명 한명을 불러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여기는 청주 육거리중앙시장이다. 저는 여기서 자랐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청주시민의 사랑을 받고 싶다. 여러분의 마음에 드는 당, 마음에 드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시장 방문을 마친 한 위원장은 이날 청주 문화제조창을 찾아 '육아맘'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태어난 지 9개월 된 '지훈'이라는 아기를 안은 한 위원장은 "저랑 항렬이 같은가 보다"고 말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 위원장이 안고 있던 아기가 한 위원장의 안경을 벗기고 마이크를 만지면서 간담회 현장에선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출산·육아 문제를) 더 잘 개선하고 싶다는 강한 선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는 문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이어서 제한을 최대한 없애고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의 육아에 대해서는 "직장인 육아휴직자들에 준하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금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루종일 청주에 있겠다고 말한 한 위원장은 청주 청원구, 흥덕구, 서원구, 상당구 4개 구를 모두 돌며 거리 인사에 나섰다.
'서울 위기론' 이재명, 종로 찾아 '노무현 사위' 곽상언 후보 지원.. 계파갈등 극복 노림수
민주당은 최근 서울서 지지율이 급락하며 서울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3%, 민주당은 26%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국힘 37%·민주 30%로 근소하게 뒤졌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무려 17%p까지 벌어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4일 종로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서울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동시에 '정치 1번지'인 종로에 출마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후보를 지원함으로써 '친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대표는 곽상언 후보 캠프를 찾아 "종로가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만큼 상징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현장을 가기로 했는데 곽 후보가 있는 종로를 특별히 선택한 의미를 이해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인 '사람 사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을 종로에서 곽 후보가 반드시 이뤄줄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정권은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민주주의 파괴, 역사적 퇴행을 만들어냈다"며 "이를 회복해 국민들이 오늘보다 내일이 낫겠다고 믿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 공천 파동을 의식한 듯 '단결'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잠시 흔들림이 있을지 몰라도 역사는 계속 전진할 것"이라며 "종로가 어렵지만 노 전 대통령의 꿈이 남아있는 곳에 곽 후보가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곽 후보에 대한 지지를 독려했다.
이날 지원유세에 동행한 박찬대 최고위원은 "곽 후보와 박찬대가 함께 하면 승리의 기운이 꽉 찬다"며 "승리를 기원한다"고 힘을 실었다.
곽 후보도 "이 대표가 특별히 이곳 종로를 처음 방문해주신 데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종로서 이뤄지면 전국서 이뤄진다. 그 시작을 종로구민들이 움켜쥐어 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다음 날인 5일에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의원의 지역구 영등포갑을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영등포갑 선거사무소에서 채현일 후보의 영등포구청장 이력을 강조하며 "저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쳐 여기로 왔는데 행정을 잘하는 분들이 정치도 잘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의원이 이날 영등포갑에 전략 공천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채 후보를) 단수추천하지 않고 (김 부의장과) 경선에 부쳤어도 너끈하게 이겼을 것"이라며 "그런데 (김 부의장은)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가는 바람에 조금 싱거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김영주 후보로 확정됐다는데 잘된 것 같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지만 이미 승부는 났다"라고도 했다.
6일 양천갑에서 '친문-친명 통합' 메시지.. 7일 양평고속도로 현장서 정부심판론 강변
6일에는 황희 후보의 지역구인 양천갑을 찾아 '친문-친명 통합' 메시지를 냈으며, 7일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현장을 찾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평고속도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뀌면서 인근에 땅을 보유한 김건희 여사 일가가 특혜를 봤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재차 부각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싣겠다는 계산이다.
이날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에서 당 관계자들로부터 특혜 의혹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이 대표는 "국민을 위해서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며 "(특혜 의혹) 책임자들은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꽃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평군청 앞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이 지역구(여주·양평) 후보인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또,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을) 경쟁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의혹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국정농단의 대표적인 사례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제가 되니까 백지화하겠다고 하는데, 대안이 옳으면 대안으로 하고 원안이 옳으면 원안으로 해야지 행패 부리는 것인가"라고 원 전 장관에게 화살을 날렸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선 김선교 전 의원이 공천을 받고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원 전 장관도 공천을 받았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분들을 내세워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건데 그게 과연 국민에 대한 도리냐"고 따져 물었다.
여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맞고발.. 선거 열기 '후끈'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상대방의 약점을 집중 공격하면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도 주고 받고 있다.
민주당은 6일 '권향엽 사천(私薦)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위원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한 위원장이 지난 5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권향엽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회의원 예비후보 전략공천을 두고 "김혜경 여사 비서를 호남에 단수공천했다"고 비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를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한 위원장은 7일 비대위 회의에서 "뻔히 알고도 하는 고발에 대해 무고죄로 고발했다. 맞고발 사태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병폐를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6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 토지 근처로 변경했다'는 취지로 말한 이 대표의 주장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고발에 나섰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도 자신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을 언급한 이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정우택 후보가 단수 추천을 받았던데, CCTV 영상에 돈 봉투를 주고받는 영상이 그대로 찍혔지 않나"라고 한 데 대해 "내가 단수추천을 받았다? 명백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라고 페이스북에서 반박했다.
이 대표가 이후 정 의원이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된 점을 확인한 뒤 "사과드린다"고 밝혔으나 이날 고소장을 접수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토론회 명목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며 불법 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