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동훈-이재명, 선대위 출범 후 나란히 서울 48석 집중 공략.. 여 '탈환' 야 '사수'
한동훈, 격전지 영등포·양천 찾아 "與 힘으로 철도지하화 해낼 것" 이재명, 동작을 깜짝방문 "류삼영, 윤정권 심판에 어울려".. 인천서는 안철수와 길거리 회동 수도권 주요 격전지서 민주당 우세.. 與 "판 크게 흔들지 않으면 수도권은 전멸"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여야 지도부가 12일 선대위를 구성한 이후 나란히 48석이 달려 있는 서울 공략에 나섰다. 서울은 기존 49개 선거구에서 48석으로 22대총선 선거구 획정안이 확정됐다.(2월29일 국회 본회의 통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의 대표 격전지로 꼽히는 영등포와 양천을 찾아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영등포갑 후보인 김영주 국회부의장, 양천갑에 나선 구자룡 비상대책위원 등과 함께 공약 이행을 약속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화에 주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장동 재판이 오후로 연기되자 바로 동작으로 이동해 나경원 전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류삼영 전 총경을 지원했다. 재판이 끝난 후에는 인천으로 이동해 게릴라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49개 의석 중 41개를 차지한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수성을 다짐하고 있으며, 지난 총선에서 서울 단 8석만 얻어 대패했던 국민의힘은 탈환 의지를 보이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지역 주요 격전지는 민주당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동훈, 격전지 영등포·양천 찾아 "與 힘으로 철도지하화 해낼 것"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영등포갑 후보로 나선 김영주 부의장과 함께 영등포역 옥상을 찾았다. 한 위원장은 지상 철로를 둘러본 뒤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여당의 힘으로 이뤄내겠다"며 집권 여당의 파워를 강조했다.
그는 "지하화된 장면을 상상해달라. 서울이 그만큼 넓어지고 공원이 들어오고 주택, 공장이 들어선다고 생각해 보라"며 "지하화가 서울의 발전, 영등포의 발전을 주도할 것이다. 저희가 공약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이재명 대표가 일주일 전쯤 여기 왔다. 여기 와서 한바탕 욕만 쏟아놓고 갔는데 그것 가지고 영등포 시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없다"며 "저희는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약속을 하고 실천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철도 지하화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정책적 약속을 보면 상당히 연계돼 있다. 경기·서울의 행정구역 리노베이션을 추구하고 있지 않냐"며 "서울 편입을 하고 싶어 하는 시민들이 있는데 원샷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와 타임스퀘어 거리 인사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당과 진영을 초월한 합리적인 정치인을 한 명 봤다. 그게 바로 김영주"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부의장과) 다음에 만나서 한 얘기는 오로지 이 영등포에 대한 얘기뿐이었다"며 "어떻게 해야 영등포 시민의 삶을 발전시킬 수 있고 낙후된 영등포가 제대로 되살아날 수 있을 건지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찾은 한 위원장은 양천갑 후보인 구자룡 비대위원과 양천을 후보인 오경훈 전 의원 등과 함께 거리유세와 상인간담회 일정을 소화했다.
한 위원장은 시장 상인들과 만나 "전통시장을 가 보니 지원하는 방식이 '지자체와 협의하겠다' 이런 것밖에 할 수가 없더라"라며 "수원 갔을 때부터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 있는데 특정한 조건이 되면 지자체를 통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방안을 법안으로 준비하고 있고, 주 대상은 전통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장·차관 출신 후보들이 많다. 그분들이 아이디어를 주셨다"며 "매번 지자체 옆구리를 쑤시겠다는 식의 말을 할 게 아니라 직접 지원하고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자는 것이고 그 얘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나선 거리 유세에서도 "저희는 한 달 동안 정책을, 여러분을 곳곳에서 만나면서 뭘 해낼지 말씀드리겠다"며 "얼마 전 이재명 대표가 이곳에 온 것을 알고 있다. 그분의 생각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은 권력은 잔인하게 쓰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저는 권력은 시민을 위해서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 여러분의 종으로서 권력을 대신 사용할 것이고 전적으로 시민을 위해서 쓰겠다는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동작을 깜짝방문 "류삼영, 윤정권 심판에 어울려".. 인천서는 안철수와 길거리 회동
이재명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첫날인 12일 지역구 서울 동작을과 인천 서구을, 인천 연수갑을 차례로 돌며 4·10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초 이 대표는 이날 선대위 출범 이후 서초동에서 대장동 재판이 예정돼 있었다. 재판 일정이 오후로 밀리자 빈 시간을 활용해 동작을을 깜짝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남성 사계시장을 찾아 류 전 총경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해당 지역구는 국민의힘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곳이다.
그는 "동작 지역이 정말 중요하다. 여기서 이기지 않으면 다른 곳도 영향을 받는다"며 "4월 10일날 반드시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류 후보가 지난해 7월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가 징계받은 이력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사실 권력의 압박에 저항하는 게 쉽지 않다"며 "사익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고 국가의 헌법질서, 국가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 파괴행위에 저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1시 30분에 속행된 재판이 일찍 끝나자 이 대표는 인천 서구을로 향해 역시 전략공천된 이용우 후보를 도왔다.
이 대표는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던 도중 이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종진 후보와 안철수 의원을 만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 대표에게 다가와 "오랜만에 뵙는다"며 포옹했고, 안 의원도 함께 인사를 나눴다. MBN 앵커 출신인 박 후보는 과거 자신의 프로그램에 이 대표가 출연해 시청률이 잘 나왔다며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박 후보에게 "선전을 기원한다"고 했고, 안 의원에게는 "한번 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이 대표는 이어 측근인 박찬대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으로 이동해 '게릴라 지원 사격'을 이어갔다.
수도권 주요 격전지서 민주당 우세.. 與 "판 크게 흔들지 않으면 수도권은 전멸"
여야 지도부가 선대위 출범 후 첫날부터 서울로 달려간 것은 오는 4월 10일 총선의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지역 49개 지역구 중 41개를 차지하며 8석에 그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압승을 거두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약진을 기대하고 있으나 최근 여론조사를 놓고 보면 민주당이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K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수도권 곳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격전지 조사(무선 100% 전화면접,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민주당 후보(40%)는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33%)를 앞섰다.
또 서울 마포을에서 정청래 민주당 후보(41%)가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32%)보다 지지율이 높았고, 서울 서대문을에서 김영호 민주당 후보(46%)가 박진 국민의힘 후보(31%)를 앞섰다.
인천 계양을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48%, 원희룡 전 장관이 36%였다. 경기 수원병에서는 김영진 민주당 후보가 41%,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4%였다.
대체로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팎인 만큼 국민의힘도 해볼만 하다는 평가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힘든 싸움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수도권 후보는 "현장을 뛰다 보니 민주당이 지지 세력이 점점 결집하는 것이 느껴진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수도권 후보는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다. 험지가 아니라 사지인 것 같다"며 "윗선에서 판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 수도권은 전멸"이라고 우려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2일 한 위원장이 '원톱'(총괄위원장)이 되고 윤재옥 원내대표와 함께 나경원(서울 동작을)·안철수(경기 분당갑)·원희룡(인천 계양을) 등 당 내 간판 후보를 공동위원장으로 내세운 선대위 구성안을 발표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을 바꾸려면 국민의힘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승리가 절실하다"며 "나경원, 안철수, 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이 수도권 선거 승리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에서 "서울, 수도권이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며 "동작구 선거에서 이기는 것부터가 선대위원장의 역할이다 생각하고 수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