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5·18 폄훼 '친박' 도태우, 논란 일주일 만에 공천 취소.. '막말' 찐윤 장예찬도 공천 재검토할까?

한동훈, 논란 불거지자 공천 재검토 요청 → 공관위 "진정성 있는 사과" 유지 결정 야권·시민단체, 비판 쏟아져.. 여당 내에서도 "철회" 목소리.. 당 지도부 진화 실패 도태우 날린 與, 장예찬 발언 논란엔 "태도 지켜볼 것"

2024-03-15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찐윤 도태우 예비후보 공천을 취소했다 [사진=도태우 페이스북]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사 '친박' 도태우 예비후보 공천을 취소했다.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막말 리스크'의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지만 최초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공천을 취소하면서 이미 여론의 십자포화를 받은만큼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여론의 관심은 과거 발언으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1호 청년참모'인 '찐윤' 장예찬 후보를 향하고 있다.

한동훈, 논란 불거지자 공천 재검토 요청 → 공관위 "진정성 있는 사과" 유지 결정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 지역 공천을 취소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도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씨에 대해서는 "평화적 방법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하는 등 극우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공천 재검토를 지시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다음 날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도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사과문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공관위는 "도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점, 5·18 정신에 대한 헌법 가치와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대한 의미를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 5·18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고 표방했다는 점과 5·18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도태우 후보가 현역 의원을 경선에서 결선까지 가면서 힘들게 물리치고 왔다. 그러고 그 이후에 두 번의 사과를 하고, 지금 변화된 본인의 입장까지도 밝혔다"며 "그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입장문을 보고 비대위원들께서 지적하셨던 사과의 진정성이나 5·18 정신에 대한 도태우 후보의 입장이 명확해졌고, 사과의 진정성도 느껴졌다라고 판단됐다"고 밝혔다.

야권·시민단체, 비판 쏟아져.. 여당 내에서도 "철회" 목소리.. 당 지도부 진화 실패

국민의힘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 사퇴 촉구 [사진=대구참여연대]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야권과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대구촛불행동은 13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선거는 국민대표를 뽑는 선거인데 국민의힘은 반역사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공천했다"며" 대구시민으로서 모욕감을 참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도 후보 공천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도 직접 참석해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변대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경상·강원지부 사무국장은 "이미 오래전 북한군 침투설을 퍼트린 지만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며 "도 예비후보의 역사 인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 예비후보와 맞붙는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 중·남구 후보자도 이날 논평을 내고 "누가 과연 도 후보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있는가. 국민의힘은 대구·광주 시민단체들이 도 후보 공천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고 직격했다.

광주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들이 도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광주 동남갑 정진욱·동남을 안도걸·서구갑 조인철·서구을 양부남·광산갑 박균택 예비후보는 1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망언을 한 도태우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도태우 후보 공천 유지는 국민의힘의 상습적인 5·18 역사 왜곡으로 당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잘못하고 절대 고치지 않는 과이불개(過而不改)한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한동훈 위원장(확실히 반성한 것 평가해야) 윤재옥 원내 대표(본인이 앞으로 절대 5·18 정신을 훼손하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 등 당 지도부가 앞장 서서 진화에 나섰지만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에 "도 후보의 5·18 북한 개입설은 사실이 아닌 역사 왜곡"이라며 "당은 재재(再再) 논의하고 후보는 선당후사를 위해 결단하는 것이 정도(正道)고 국민의 눈높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과를 몇 번 했고 진정성이 인정되기에 공천을 유지한다는 건 너무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이라며 "그분의 발언으로 당이 여러 의심을 받고 있다면 읍참마속,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심각하게 폄훼한 도 후보의 발언은 단순히 말로만 사과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며 "도 후보는 자진사퇴해달라. 사퇴하지 않으면 비대위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 도 후보가 2019년 8월 13일 태극기집회에 참석,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라고 말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자 결국 공관위는 지난 7일 논란이 불거진지 일주일 만에 공천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우왕좌왕하는 모습 속에 여론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홍준표 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더 저랬다"라며 "중요 국가정책 발표는 하나도 없고 새털처럼 가볍게 처신 하면서 매일 하는 쇼는 셀카 찍는일 뿐이니 그래가지고 선거가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도태우 날린 與, 장예찬 발언 논란엔 "태도 지켜볼 것"

이제 여론의 관심은 부산 수영 후보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을 향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제 여론의 관심은 부산 수영 후보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을 향하게 됐다. 장 후보의 과거 발언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 후보는 과거 '난교를 즐겨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존경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야당은 물론 시민사회의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장 후보는 난교 발언이 공개된 이후에도 '서울시민들의 교양수준이 일본인보다 현격히 낮다',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등 세대과 지역을 망라한 과거 막말이 연거푸 드러나면서 야당이 본인은 물론 당 전체를 겨냥한 공격에 나서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장 후보는 '난교' 글에 대해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서울시민 교양수준' 글에 대해 "비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각각 해명했지만 막란 논란을 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표심 이반을 야기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논란 등 과거 망언으로 표심이 급격히 악화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전 최고위원과 관련해 "그 발언 내용이나 문제적인 지점, 그리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또 그에 대한 후보의 입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문의 내용, 후보의 태도나 입장까지 아울러 고려하겠다"면서 공천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