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차 윤-한 갈등, 비례대표 순번으로 확전..친윤 이철규 "헌신한 동지 소외", 친한 장동혁 "납득 어렵다"
이철규, 친윤 공천 배제 불만..."사무처 당직자, 호남 비례 배제 문제" 한동훈 영입인재 진종오(3번), 비대위원 한지아(11번)·김예지(15번) 등 친한계 앞 순번 호남 출신 인사 22번 24번 배치.. 친윤 주기환 "광주에 대한 배려가 없다" 후보 사퇴 '찐윤''윤핵관' 이철규 "생소한 이름 2명이 당선권.. 바로 잡으라" 공개 문제 제기 국민의미래 "절차상 하자 없다".. 장동혁 "친한 공천 아니다" 반박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종섭 전 장관 수사 회피 논란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로 불거진 2차 윤-한 갈등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으로 확산되고 있다.
친윤계 핵심 '윤핵관'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에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 뒤로 밀려나고 호남 인사 배제되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측근이 앞 순번을 받은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이 "바로잡기 바란다"며 자신의 주장이 '윤심'임을 암시한 만큼 한동훈 위원장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동훈 영입인재 진종오(3번), 비대위원 한지아(11번)·김예지(15번) 등 친한계 앞 순번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8일 4·10 총선 비례대표 순번을 발표했다.
비례 1번에는 '장애인 변호사' 최보윤씨를 배치했고, '탈북 공학도' 출신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과 최수진 한국공과대 특임교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진종오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 강선영 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등이 각각 2~5번에 이름을 올렸다.
6번은 김건 전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7번은 김소희 기후변화센터사무총장을 추천했다.
이어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8번), 김민전 경희대 교수(9번),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의장(10번) 등이 당선 안정권에 들었다.
11번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한지아 을지과학대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교 부교수다.
12~14번은 유용원 육해공군본부 및 국가보훈부 정책자문위원,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김장겸 전 MBC 사장 순이다.
국민의힘에서 비례대표 초선을 지낸 김예지 의원은 15번을 받으며, 국민의미래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이밖에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16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 비서실 공보서기관(17번), 박준태 크라운랩스주식회사 대표(18번), 이소희 여민합동 법률사무소 변호사(19번),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 교수(20번) 등이 뒤를 이었다.
21~25번은 정혜림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화전 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 김민정 국민의힘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다.
26~30번은 서보성 국민의힘 대구시당 사무처장, 김미현 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본부장, 이석환 법무법인 서정 대표 변호사, 임보라 전 국민의힘 당무감사실장,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다.
31~35번은 최연우 비영리단체 휴먼에이드 공동대표, 이승현 중기중앙회 한국영상제작협동조합 이사장, 이윤정 전 경기도 광명시의회 의원, 백종우 전 국정원 3차장, 김소양 청년정책조정위 실무부위원장 등이다.
유일준 공관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 분들 중 첫째, 국민의 눈높이에서 누구나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인재인지 둘째, 몸 담아온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을 풀어나가기 충분한 대응 능력을 갖춘 인재인지 셋째,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삶에 세밀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인지 관점에서 후보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호남 출신 인사 22번 24번 배치.. 친윤 주기환 "광주에 대한 배려가 없다" 후보 사퇴
이날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발표하자 호남 출신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직전 총선 정당 득표율 15% 미만 지역(광주, 전북, 전남) 출신 인사를 당선 안정권인 20위 이내에 25% 규모로 우선 추천하는 제도를 도입해, 공천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인사를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화전 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과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은 당선 가능성이 낮은 22번과 24번에 배치됐다.
이에 광주 출신으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김가람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비례대표 공천 순번 발표를 놓고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며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가 호남의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또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례대표 20위권 내에 4분의 1을 취약지역 인사로 추천한다는 신설된 규정이 완전히 무시됐다"며 "지난 2년간 호남지역 당원이 10배 늘어나 그 어느 때보다도 당세가 확장됐던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아쉬운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비례대표 24번에 배치된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광주에 대한 배려가 아예 없었다"며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 추천하는 내용을 당규에 담고 있지만 이번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며 "당원들과의 약속을 당에서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광주시장 선거에서 보수 정당으로 최다득표(15.9%)를 얻어, 오직 광주시민만 바라보고 광주 발전을 위해 정치를 했다"며 "시당위원장으로서 광주의 청년당원과 정치 지망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광주의 정치 구도를 바꿔 광주 발전을 이루고자 했으나 실현하지 못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친윤 이철규 "생소한 이름 2명이 당선권.. 바로 잡으라" "호남 후순위 실망, 사무처 당직자 당선권 없어" 공개 문제 제기
이런 가운데 친윤계 핵심으로 '찐윤' '윤핵관'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 순번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이 발표된 직후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지고,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됐다"며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된 상황에서 온갖 궂은 일을 감당해 온 당직자들이 배려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은 더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번 지역구 공천에서는 대통령의 40년 지기 친구도, 수십 년을 함께했던 동료 검사도 공천 과정에서 원천 배제됐다"며 "어려운 경선에서 당당히 승리해 공천을 받았지만,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장예찬 두 젊은 정치인들께는 안타까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친윤' 후보 공천 탈락과 취소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듯 많은 아픔을 겪으며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 했지만, 오늘 발표된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 미래 후보 공천 결과는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의미래 후보에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무처 당직자는 당선권에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다"며 "눈이오나 비가오나 문재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의 문제 제기는 한동훈 비대위에 속한 김예지 의원과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 등 친한계 인사가 각각 당선권(20번 이내)에 배치되고 주 전 위원장을 비롯한 호남 출신 인사가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데 대한 반발로 읽힌다.
특히 주 전 위원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2003년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지검에서 근무할 때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공개 비판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한 위원장과 당 지도부 등이 '이종섭-황상무 거취'에 대해 대통령실과 조율 없이 민심을 명분으로 앞세워 '즉각 귀국' '자진 사퇴' 등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월권'으로 볼 수 있어서다.
게다가 친윤계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부산 수영 공천을 취소한 것도 윤심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미래 "절차상 하자 없다".. '친한' 장동혁 "친한 공천 아니다" 반박
그러자 국민의미래나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절차상 하자가 없었고, 한동훈 측근 공천이 아니라며 이 의원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의미래는 입장문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의미래 당헌 규정과 전례 및 공관위의 의결에 따라 절차상 하자 없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도 비례대표 순번을 수정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왜 국민의힘 공관위원이었던 분이 비례대표 정당인 국민의미래까지 언급하는지 모르겠다"며 "당헌당규상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했던 사람이 있는데 안 넣어줘서 불만이라는 얘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친한계'인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비례대표 순번 발표를 두고 친윤 대 친한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취지의 질의에 "비례대표 신청한 분들을 친한과 친윤으로 다 오엑스(OX)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가) 의정 활동을 할 때 그걸로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최종적으로 성공한 공천"이라며 "그 기준에 의해 공천을 했는데 특정 인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친한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미래) 공관위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고, 절차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 의원이 현직 비례대표 의원인 김예지 비대위원의 비례대표로 공천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장애인을 추천할 몫으로 추천한 게 아니라 그분의 의정활동이나 그간의 여러 활동 보면서 연속선상에서 한번 더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역할해내도록 하는 측면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 사무총장은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도 “특정인을 앞 순번에 배치하지 못했던 여러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신청한 분들 중에 그리고 후순위에 있는 분들 중에 고려할 부분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주장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담긴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는 "저희는 총선에서 이기고 싶다. 그리고 총선에 이기는 공천을 해왔다"며 "이기기 위해서는 그런 문제들을 당내에서 어떻게 표출하고,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되는 지에 대해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