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與 총선 후보들, '도주대사·칼틀막' 논란에 '부글부글'.. '한동훈 동조론' 尹에 반기 확산

총선 D-22, '이종섭-황상무 리스크'에 여당 내부 '부글부글' "대통령실 정신 못차려" "육참골단 결단해야" '2차 윤-한 갈등' 첨예...한동훈 '이종섭·황상무' 해법 제시.. 대통령실 거절, 당정갈등 폭발 韓 "오만하고 군림하려는 모습 보이면 감당 못할 큰 위기" 정진석·윤상현·김경진·최재형 등 대통령실 '결단' 촉구 민주 "이종섭, 윤석열 대통령 게이트".. "황상무, 입틀막으로 모자라 칼틀막"

2024-03-19     김승훈 기자
4·10 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실 발 인사 악재에 여당과 대통령실이 정면 충돌하며 여권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4·10 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종섭-황상무 리스크'인 '대통령실發 인사 악재'에 여당과 대통령실이정면 충돌하며 여권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도주대사 사태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횟칼 언급'으로 인한 여론 악화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친윤계들 사이에서도 '거취 정리' 요구가 나왔으나 대통령실이 귀를 닫자 여권 내부는 "대통령실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이종섭-황상무 리스크로 '2차 윤-한 갈등' '2차 당정갈등'이 폭발됐다. 여기에 '친윤' 중에서도 '찐윤''윤핵관'인 이철규 의원은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공천 순번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당정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4.10총선을 단 22일 남겨놓은 19일 '초접전'의 열세 속에서 총선 현장을 뛰는 국민의힘 후보들은 일제히 대통령실에 대한 분노를 폭발하며 '한동훈 동조론'을 보이며 윤석열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있다.

19일에도 한동훈 위원장은 "오만하고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감당 못할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재차 압박했으며, 4선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4선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후보) 의원 등 총선에 출마하는 여권 중진들도 앞장서서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동훈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해법 제시.. 대통령실 거절하며 당정 갈등

韓 "오만하고 군림하려는 모습 보이면 감당 못할 큰 위기"

이 전 장관은 지난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축소 외압 의혹과 관련한 핵심 피의자임에도 호주 대사에 임명되면서 '도피성 대사 임명' 논란에 휩싸였고, 황 수석은 MBC를 향해 '비판 언론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은 17일 "이종섭 대사 문제 관련해서는 공수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해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또, '기자 회칼 테러' 언급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서도 "황 수석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말씀은 제가 이미 드린 바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18일 두 차례 공지를 통해 이같은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대통령실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으며, "대통령실은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한동훈 위원장은 재차 대통령실을 향해 "정부와 집권여당이 조금이라도 오만하고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 감당 못할 큰 위기가 왔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 위원장은 19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오늘로 총선이 22일 앞으로 다가왔다. 진심을 전하고 자만을 경계하며 모두와 함께 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힌 뒤 "국민을 섬기는 자세, 국민의 따끔한 지적을 귀하게 받드는 자세만이 22일 동안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 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며 "저들의 폭주를 막고 종북세력이 우리 사회 주류를 장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 우리뿐"이라고 대야 공세와 색깔론도 폈다.

당내에서도 수도권 후보를 중심으로 한 위원장을 옹호하고 대통령실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서울 동대문을에 공천을 받은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사 거취 문제에 대해 "민심의 흐름에 우리 전체, 특히 대통령실을 포함해 모두가 겸손하게, 겸허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선거 기간에 우리 국민의힘, 또 윤석열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국민들께 보이는 태도와 자세, 느낌, 이것이 겸손이 아니라 오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황 수석에 대해서는 "대다수 수도권 후보들과 생각의 맥을 같이하는데, 자진사퇴를 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성격적으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을 잘 못하신다. 하실 때는 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최재형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수석의 발언이나 이 대사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진석·윤상현·김경진·최재형 등 대통령실 '결단' 촉구

중진들도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정진석 의원은 19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국민 눈높이를 따를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의 총의가 모아질 거고 당의 총의가 중시되는 것이, 존중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사 문제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제든지 조사할 수 있는 거고 소환할 수 있는 것인데 국민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나갈 때의 모습이 좀 부자연스럽다는 거 아니겠냐. 그런 점을 국민이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황 수석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황 수석도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고 언론인으로서 오랫동안 큰 기여를 하신 분"이라면서도 "어쨌든 지금이 어떤 때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며 "이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 선거냐. 우리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는 좌표가 되는 선거이고 정말 우리가 건곤일척의 승부를 지금 하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들을 모두가 다 무겁게 인식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인천 동·미추홀을 4선 윤상현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선거는 기본적으로 당이 치르는 것이고 대통령실이 치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민심의 따가움을 아직은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당 지도부가) 현재 민심이 이렇다는 걸 말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도 썼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의미로 대통령실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중구성동갑에 출마한 윤희숙 전 의원도 "매일매일 중도층의 마음이 냉담해지는 게 느껴지고 지지층이 불안해하는 게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나라의 미래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두 분(이종섭, 황상무)의 자발적 사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후보는 "한 주민이 대통령실 입장 나온 걸 보고 대통령이 국민을 이겨먹자는 소리냐고 하더라. 이 정도면 선거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지역에서 뛰는 후보들은 힘이 쭉쭉 빠진다"고 한탄했다.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 등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 "이종섭, 윤석열 대통령 게이트".. "황상무, 입틀막으로 모자라 칼틀막"

더불어민주당은 이종섭 전 장관과 황상무 수석에 대한 공세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게이트'로 규정하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 대사를 즉각 소환하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19일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피의자를 외국으로 도피시킨 게 근본 문제"라며 "소환 전에는 귀국할 수 없다는 건 조폭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살아 있는 권력이 총동원된 대통령 게이트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의 허가가 없는 출국은 명백한 해외 도피이고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대사의 출국을 허락했다고 밝힌 데 대해 공수처가 허락한 적 없다고 공식 반박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공수처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문제에 답하라고 압박했다.

선대위 본부장인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자체를 반대한다고 이미 얘기했다"며 "여당 비대위원장이 책임지고 이종섭을 들어오게 하라"고 덧붙였다.

황상무 수석에 대해서는 경질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18일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은 당장 황 수석을 경질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10 총선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 피의자를 해외로 도주시키더니 이제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언론에 직접 대고 회칼 테러 운운하면서 협박을 한다"며 "'입틀막'으로 모자라서 '칼틀막'하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억압하고 언론을 탄압, 협박하는 그야말로 폭력 정권"이라며 "아무리 겁박하고 짓눌러도 국민의 심판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정권의 민생 경제가 실패를 넘어서서 참사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수습할 능력도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구제 불능 정권, 민생 노답 정권에 이제 회초리를 들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주지역 총선 예비후보들이 19일 5·18민주화운동 왜곡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비서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광주 북구갑을 제외한 7개 선거구 예비후보들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얼마 전 5·18민주화운동 망언 당사자인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 공천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정부가 황상무 수석을 비호하는 모습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예비후보들은 "황 수석을 경질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묵과하려는 대통령실의 행태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황상무 수석의 백색테러 협박, 5·18 폄훼에 대해 동조하고 있지 않다면 책임자를 파면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