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격전지] 경기 분당을 ‘찐윤 대 찐명’ 맞대결, 중도층의 선택은?
민주, 보수지역서 3선 도전하는 김병욱 현 국회의원 국힘, ‘정부‧여당 원팀’ 강조하는 김은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총선 승리 key는 중도층에
[폴리뉴스 김자경 기자] [편집자주] 오는 4.10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공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제3지대 등으로 정계개편도 진행 중이다. <폴리뉴스>는 전국 253개 지역구 중 불꽃 튀는 여야 경쟁을 치루는 지역을 선정, <22대 총선 프로젝트-4.10총선 격전지를 가다>로 격전지 분석과 전망을 싣는다.
4.10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총선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의 여야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친윤 대 친명’ 구도를 형성한 성남시분당구을이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분당을 선거구는 분당이 갑과 을로 나뉜 16대 총선부터 현 김병욱 의원이 당선되기 전인 19대까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과반 이상 득표한 보수우세 지역이다. 최근 선거인 20대 대선과 민선8기 지방선거도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분당을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다. 금융인 출신인 김 의원은 경영자율 확대와 규제 완화에 방점이 찍힌 ‘상장회사법 제정안’을 대표발의 하는 등 민주당 내 친기업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20대‧21대 재선의원으로 3선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측근 ‘7인회’ 멤버이자 대표적인 ‘찐명’ 인사로 분류된다. 이번에 분당을에서 3선에 성공할 경우 민주당의 핵심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김 의원에 도전장을 낸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대표적인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이명박 정부 초대 외신담당 제1부대변인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분당갑에서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22년 경기도지사 출마로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찐윤’ 인사지만, 최근에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 촉구, ‘회칼’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 자진사퇴 요구 등 쓴소리를 내고 있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단순히 여야 대결을 넘어선다. 현재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펼치고 있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경쟁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대리하는 ‘찐윤 대 찐명’ 대결로 여야 모두 자존심을 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그리고 그 키는 중도층이 쥐고 있다.
경기일보-미디어리서치
김병욱 45.3 : 44.2 김은혜
지난 14~15일 경기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45.3%, 국민의힘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44.2%의 지지를 얻어 두 사람은 오차범위 내 1.1%p 차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당 유인선 분당구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은 2.1%, 자유통일당 최인완 예수비전교회 목사 2.3%, 기타 후보는 1.4%였으며, ‘잘모름’은 0.9%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김병욱 후보는 18~29세(51.2%), 40대(59.9%), 50대(53.7%)에서 과반의 높은 지지를 얻었고, 김은혜 후보는 60대(61.0%)와 70대 이상(72.4%)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7선거구(분당동, 수내3동, 정자2동, 정자3동, 구미동)에서 김병욱 후보(47.7%)가 김은혜 후보(42.2%)보다 오차범위 내 5.5%p 앞섰다. 재건축 후보단지가 몰려있는 8선거구(수내1동, 수내2동, 정자동, 정자1동, 금곡동, 구미1동)에선 김은혜 후보(45.8%)가 김병욱 후보(43.3%)를 2.5%p 미세하게 앞섰다.
비례정당 지지도는 국민의미래가 36.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조국혁신당 23.5%, 더불어민주연합 16.3% 등으로 조사됐다.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42.4%, 더불어민주당 30.4%, 조국혁신당 11.1%, 개혁신당 4.3%, 새로운미래 2.4%, 녹색정의당 1.4% 순이었다.
이 조사는 경기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이틀간 성남시 분당을 선거구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90%)과 유선(10%) ARS 전화조사로 실시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김병욱 43.6 : 42.1 김은혜
이보다 앞서 9일 조사된 동아일보 의뢰 리서치앤리서치 조사결과도 비슷했다.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은 43.6%,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지지 응답은 42.1%로 역시 오차범위 내 1.5%p 차 접전을 펼쳤다.
연령별로는 김병욱 후보가 40대(62.7%), 50대(63.3%)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고, 김은혜 후보는 60대(66.6%), 70대 이상(75.1%)에서 큰 지지를 받았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김은혜 후보는 가정주부(53.6%)와 블루칼라(53.9%)에서, 김병욱 후보는 화이트칼라(53.2%)에서 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결과는 윤 대통령의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에 따른 재건축 후보단지가 몰려있는 8선거구에서는 김은혜 후보(43.8%)가 김병욱 후보(41.4%)에 오차범위 내 2.4%p 앞섰고, 인근에 학교가 많아 3040 학부모 비율이 높은 7선거구에선 김병욱 후보(46.2%)가 김은혜 후보(40.0%)를 6.2%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의 76.3%가 김은혜 후보 지지, 진보층의 86.2%가 김병욱 후보를 지지했으며, 중도층에서는 김병욱 후보 44.4%, 김은혜 후보 33.4%였다.
이 조사는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 성남시 분당을 선거구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1:1 전화면접조사(CATI)와 무선 전화면접 100%로 실시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초접전 격전지, 승리 key는 중도층에
김은혜 후보는 16일 지역에서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 안철수 분당갑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김은혜 후보는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전국 최다 지정, 재건축 부담금 폐지 등 분당신도시 재건축으로 새로운 분당 건설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며 ‘정부‧여당 원팀의 힘’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당지지율이나 비례정당 지지도에서 크게 앞서는 국민의힘은 중도층을 끌어들여 정작 후보대결에선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김은혜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김병욱 후보는 18일 ‘위반건축물 양성화’를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병욱 후보는 본인이 대표 발의한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총선 후에 다시 심의해서 통과시킬 것”이라며 “만약 안될 경우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해 ‘3선의 힘’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3선 국토교통위원장이 된다면 이행강제금 부과에 대해 법 통과까지 부과를 잠정 중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여당 원팀’에 맞선 ‘3선의 힘’을 강조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경기도 전체 의석수 59석 가운데 7석 확보에 그친 국민의힘은 격전지에서의 탈환을, 51석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을 노리면서 ‘찐윤 대 찐명’ 자존심을 건 대결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