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개혁신당, '김종인 비례안' 수용에 양향자 반발.. '원팀' '반도체 벨트' 흔들
천하람(2번)·이기인(6번) 등 이준석계 앞 순번.. 김철근·김용남·양정숙은 모두 낙마 양향자, 반도체 전문가 이창한 포함 안되자 탈당 시사.. 천하람 "다들 당황.. 납득 어려워" 이준석 "비례 안주면 탈당하겠다 10명 넘어" "김종인 공관위원장이 주도"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개혁신당이 비례대표 순번 발표와 함께 내홍에 빠졌다. 양향자 원내대표가 비례대표 명단에 반도체 전문가가 빠졌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며 탈당을 시사한 것. 양 원내대표가 탈당 발표를 보류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4·10 총선에서 원팀으로 반도체 벨트를 공략하려던 개혁신당의 선거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김철근 사무총장과 김용남 정책위의장, 양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당내 주요 인사들이 모두 낙마한 탓에 당분간 당내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천하람(2번)·이기인(6번) 등 이준석계 앞 순번.. 김철근·김용남·양정숙은 모두 낙마
개혁신당은 전날(20일)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했다.
이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에 포함된 총 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번은 이주영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교수다.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끝까지 소아 현장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비례대표 2번에는 천하람 전 당협위원장이다. 이 대표는 "전략적 판단으로 개혁성향의 소신 있는 정치를 해온 86년생 변호사 천하람을 공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번에는 문지숙 차병원대학 교수를 추천했으며 4번에는 곽대중 정치칼럼리스트, 5번에는 이제인 정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이 배정됐다.
6번에는 이준석 대표와 함께 당을 이동한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이 확정됐다. 7번에는 정지영 변호사, 8번에는 곽노성 보건교수, 9번에는 황유하 흉부외과 교수, 10번에는 조성주 전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이 추천됐다.
비례대표 11번과 12번에는 정보경 개혁신당 사무부총장과 이재랑 개혁신당 부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올라온 비례대표 공천 순번을 보고 받았다"면서 "다소 간의 의견 불일치가 있었으나 대승적 측면에서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의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향자, 반도체 전문가 이창한 배제 되자 탈당 시사.. 천하람 "다들 당황.. 납득 어려워"
문제는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두고 양향자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양 원내대표는 "첨단과학기술 인재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굳은 표정으 최고위원회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후 양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소통관에서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하겠다"면서 탈당을 시사했다.
양 원내대표는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 영입 인사가 비례대표 명단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저도, 반도체 업계도 분노한다"며 "개혁신당 비례 3번 문지숙 교수는 저와 일면식도 없다. 반도체 중심 첨단과학기술 인재는 개혁신당에 없다"며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개혁신당 관계자에 따르면, 양 원내대표는 당선권인 3번에 배치된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자리에 정 사무부총장을 대신 배정하고, 이 전 부회장 또한 10번 내에 배치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천하람 개혁신당 전 최고위원은 21일 "양 원내대표께서 영입하신 이창한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포함되지 않으신 것에 대해 서운하신 부분이 있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사실은 다른 당의 주요 구성원들은 조금 양향자 원내대표께서 요구하시는 것을 조금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천 전 최고위원은 '양 원내대표의 요구가 과학기술 인재 배치 아닌가'라는 질문에 "사실 있다"면서 "비례 3번 후보자 문지숙 교수가 의대시긴 하지만 실제로는 바이오 공학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악을 해보니 문지숙 교수님가 양 원내대표 쪽 이신두 공관위원이 강력 추천해서 들어가신 분"이라며 "그래서 양 원내대표 쪽의 의견을 받아서 바이오 공학자를 저희가 포함을 시켰는데 다들 조금 당황해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20여분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 통지를 했다. 탈당을 시사하며 높은 수위의 반발을 감행했지만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미동도 보이지 않자 한발 물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언론과 통화에서 "일단 당과 이야기를 나누고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조금 더 숙고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회견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천하람 전 위원장은 비례 순번 재조정 가능성에 대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싸우면서 최고위에서 뚝딱뚝딱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시는데 개혁신당 같은 경우는 최고위에서 부결시키면 다시 공관위로 가야 되는 그런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일 당장 (후보)등록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다시 최고위를 소집해서 이걸 부결시키고 다시 공관위로 갔다가 다시 최고위에서 이걸 승인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불가능하지 않겠나 싶다"면서 "지금 대부분의 지도부 구성원들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 원내대표 이외에도 김철근 사무총장, 김용남 정책위의장, 양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당내 주요 인사들이 모두 낙마한 탓에 당분간 당내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사무총장은 전날 김 위원장이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는 건 처음 봤다"라는 입장을 밝히자 "나이 드셔서 기억력이 없으신 것 같다. 제3당 대부분 사무총장은 비례로 입성했다"고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이준석 "비례 안주면 탈당하겠다 10명 넘어" "김종인 공관위원장이 주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1일 "저한테 나 비례 몇 번 안 주면 탈당하겠다라고 얘기한 인사가 10명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와의 인터뷰에서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 "김용남 의원이나 이런 부분은 제 입장에서는 저와 같이 해온 동지들이 배려를 못 받는 상황이니까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금태섭, 조응천 의원도 다소 불편한 지점들 얘기했는데 그 명단에 손을 대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쉬움이 남는 게 김용남 의장도 그렇고 김철근 사무총장도 그렇고 그 외에도 보면 저와 함께 창당 과정부터 함께했던 동지들이 더 나은 배려를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이 얼마나 성격이 강하신지 알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는 "양향자 대표가 추천한 이신두 공관위원이 추천했던 분이 비례대표 3번에 여성 과학자 몫으로 들어가 있다"며 "양향자 대표님이 공관위에 의사를 전달할 때는 그 경로를 통해 꾸준히 의견을 제시했어야 되는데 지금 결과만 보고 그렇게 반응을 하니까 저도 약간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천하람도 제가 넣은 것도 아니다"라며 "천하람 위원장의 천아용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께서 제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요구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가 비례대표 상위 순번 받는 걸 포기하고 지금 지역구 출마해서 화성에서 다리 부르트도록 다니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양보한 그 자리를 놓고 사람들이 만약에 그걸 안 주면 탈당하겠다 이런 식으로 하는 거 보면 굉장히 지난 2주 동안에 환멸감이 들었다. 저도 웬만하면 이런 말 안 하지만 저도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당 상황에 대해선 "저는 이거 처음부터 예상했다"며 "새로운보수당이 공천 문제부터 나중에 합당까지 어떻게 진행되는 걸 다 봤고 유승민 의원을 놓고 주변에서 얼마나 닦달하는지도 봤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가 비례대표 갈등 진화에 나섰으나 개혁신당 지역구 선거 전략이었던 ‘반도체 벨트' 공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개혁신당은 이준석·양향자·이원욱 등이 함께 경기 남부의 '반도체 벨트'(수원·화성·용인·평택)를 구축하는 선거 전략을 짰다.
이런 가운데 만에 하나 양 원내대표가 탈당을 하게 되면 반도체 벨트를 묶어 파급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선거 전략이 무산되는 셈이다. 이 경우, 화성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이 대표나 이원욱 의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양 원내대표가 탈당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도체벨트에서 거대 양당 구도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