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전선을 가다] 낙동강오리알 장예찬 vs 어부지리 유동철
장예찬, "당원조사 등 불리한 조건 전부 수용하겠다" 단일화 제안에 국힘 정연욱 후보 'NO'
[폴리뉴스 정하룡 기자] 4·10총선 사전투표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수영구' 선거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취소당하자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장예찬 후보가 1일 전략공천을 받은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에게 '보수단일화'를 제안했다. 정연욱 후보 측은 "NO'입장을 분명히 했고, 유동철 후보는 "뉘우치고 자숙하라"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보수의 승리를 위해 조건 없는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다"며 "아무리 불리한 조건이라도 전부 수용하겠다. 여론조사 100%도 좋고 당원 조사 100%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보수 단일화를 통해 수영구를 지키라는 것이 주민들의 명령이다. 단일화를 거부하는 사람은 민주당 편을 드는 것"이라며 "정 후보는 보수 단일화에 응답하길 바란다. 단일화 경선을 거부한다면 모든 책임은 정 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영구에서는 무소속 돌풍이 일어나고 있다. 유일한 수영구 토박이 후보, 진짜 보수 장예찬을 끝까지 지지한다는 민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수영구의 인물 경쟁력은 장예찬이다. 수영구 주민들은 장예찬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수 단일화 제안을 거부한다면 장예찬은 끝까지 앞만 보고 뛰어갈 것"이라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완주하겠다"는 의지도 확실히 했다.
이에 정 후보 측은 "단일화 제안은 무의미하다. 무소속 출마를 접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1일 발표된 여론조사 가운데 부산 수영구의 결과가 단일화에 눈길을 끌게 한다. 민주당 유동철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뉴스1 부산·경남본부와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의뢰로 3월 29~30일 부산 수영구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ARS, 95% 신뢰 수준에 ±4.4%p) 유동철 후보는 39.4%로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26.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공천 취소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장 후보는 24.3%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민주당 유 후보는 어부지리로 22대 국회 입성이 가능해진다. 부산 수영구는 4년전 21대 총선에서는 여성 노동인권 변호사인 강윤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41%를 기록하는 등 민주당이 약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보수 진영의 후보가 양립할 경우 민주당이 어부지리 할 수도 있다.
이날 장 후보가 정 후보를 향해 보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예찬, 수영구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
민주당 유동철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합집산 저질 정치쇼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 막말 공천·재활용 공천으로 모자랐나"며 "작금의 단일화 경선 제안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추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예찬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젊은날 무분별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전봉민 시당위원장을 경선에서 제치고 따낸 공천을 취소당했다.
이어 부산진구을 경선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한 정연욱 후보가 갑자기 전략공천되자 지난달 18일 "당선 후 복당"을 외치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여권의 총선 룰rule'을 크게 흔들고 있다.
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후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청년참모"라는 경력 사이에서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당선 후 복당 가능할 것"이라는 묘한 줄타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