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4·10 총선 초박빙 격전지 55곳, 여론조사 안 잡히는 '샤이보수'가 좌우?
2016년 미 대선, 샤이 트럼프 결집으로 여론조사 뒤집고 트럼프 당선 국힘 "55곳 박빙...수도권 26곳" 민주 "50곳 이상 경합" 유승민 "3~5%p만 돌려도 해볼 만" 김재섭 "투표장에 나올 보수 지지층 많을 것" 한동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을 때" "개헌선 무너질 위기" "투표하면 이긴다" 샤이보수 5~10% 추정.. "실제 투표장 나올지 의문" "많아야 1~2%p 영향"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4·10 총선 사전투표 시작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앞서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며 여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Shy) 보수가 실제 투표장에 나올 경우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샤이보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이미 전체 판세가 민주당에게 기운 상황인만큼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샤이보수'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6년 미 대선, 샤이 트럼프 결집으로 여론조사 뒤집고 트럼프 당선
최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각 정당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범야권 200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응답하기를 꺼리면서 투표장에 갈 가능성이 높은 5%정도의 '샤이보수'가 막판에 결집한다면 국민의힘이 해볼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대선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샤이 트럼프'라 불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숨은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대거 나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종 당선된 바 있다.
5%p 박빙...국민의힘 55곳 - 민주당 50곳 이상..국힘 이탈한 '샤이보수표'에 호소
3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비례대표 46석을 제외한 지역구 254개 자체 우세지역 판세 전망에서 국민의힘은 90~100석을, 민주당은 110석+α를 내놓았다.
박빙 접전지역으로 국민의힘은 전국에서 55곳, 민주당은 50곳 이상을 5%p 안팎에서 승패가 갈릴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50여곳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선대위는 총선 D-6일이 되는 4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 당 판세 전망 브리핑을 했다. 범야권이 개헌선인 200석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선거 막판이 되면서 양당 모두 50곳 이상에서 판세가 가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민의힘 정양석 선거대책부위원장은 4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지금 총선 판세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라며 "전국 지역구 254개 중 55곳에서 국민의힘이 3∼4%p로 이기거나 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세 상승 요인에 대해 "선거 종반에 양당 지지세가 결집하고 있고, 또한 최근 민주당 공영운(경기 화성을), 양문석(경기 안산갑), 김준혁 (경기 수원정) '경기 3인방'의 불법 대출, 꼼수 증여, 막말 논란 등이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부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지역에서 우리 당 지지율이 올랐고 인천·경기도 좀 역전됐다"며 "그동안 우리 당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소극적이었거나 그분들의 숨은 의사가 덜 반영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샤이보수표’ 언급했다.
정 부위원장은 "초박빙 지역에서 상당수 선방하면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한다“며 ”반대로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저지선마저 뚫릴 수 있다"고 이탈한 중도, 보수층 지지를 호소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4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가 목전에 다가오고 양당이 결집하면서 경합 지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우세 110석에 경합 지역은 확대돼 50석이 더 될 수 있다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략본부장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1표 승부"라며 "선거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양당 결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박빙 지역이 많고 막판 보수 결집 등 변수를 감안할 때 예측이 어렵지만 과반 달성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막판 보수결집'을 우려했다.
그는 "경합 지역이 수도권을 포함해 부산·울산·경남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겠다는 여론은 지역 구분 없이 전국적인 현상"이라면서 "투표율이 65% 이상이 되면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3일 충북 지원 유세 도중 "지금의 총선 판세는 말 그대로 정말 살얼음판"이라며 "우리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전국 55곳에서 박빙으로 이기거나 지고 있다. 그 중 수도권이 26곳"이라면서 이탈한 중도, 보수층에 절박함을 호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49개 지역을 박빙지역으로 꼽으면서 "몇% 차이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살얼음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지난번 총선보다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중도층 마음을 3~5%p만 돌릴 수 있어도 해볼 만한 선거"라고 분석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수도권 선거가 진짜 몇 백 표 몇 천 표 차이로 좌우되는 선거구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판세에 대해 "국민의힘이 정말 어렵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워낙 강하다"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찍어줬다가 지금 돌아서신 분들, 중도 무당층과 젊은층 중 지금 우리 당을 진짜 미워하시는 분들 마음을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돌리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는 지난 1일 YTN 라디오에서 "보수 지지층들의 위기감이 실제로 생기기 시작했고 결집하는 모양"이라며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더라도 투표장에 나가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을 때" "개헌선 무너질 위기" "투표하면 이긴다"
최근 양문석, 김준혁, 공영운 등 민주당 후보들의 도덕성과 자질 논란이 불거진 것도 여권에게 호재라는 분석이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은 연일 지지층을 겨냥한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은 2일 오전 충남 당진 지원 유세에서 "지금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을 때"라며 "대한민국이 죽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를 헌법에서 빼내겠다는 의도를 가진 세력들과의 국가와 시민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앞두고서는 '상황이 이렇다, 저렇다' 누구를 손가락질하지 말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공조를 다시 파탄 내고 친중 정책으로 돌아가고 싶나. 원전을 다시 없애고 태양광업자들이 설치는 것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나. 화물노조든 건폭이든 그런 사람들이 뗏법으로 법을 무시하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3일 유세에서도 "여기서 다 무너지면 개헌선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개헌 저지선마저 뚫린다면 대한민국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뤄낸 지금 성과를 모두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4일에는 여론조사를 믿지 말고 투표장에 나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쌍문역 지원유세에서 "지금 총선상황을 봐 달라. 총선에서 총선 결과를 맞춘 여론조사는 사실상 없었다"며 "지금부터는 여러분이 투표해주시면 우리가 이기고 여러분이 포기하고 나가지 않으시면 범죄자들이 이긴다. 아주 간명하다. 투표장에 나가달라"고 말했다.
샤이보수 5~10% 추정.. "실제 투표장 나올지 의문" "많아야 1~2%p 영향"
국민의힘 기대와 달리 정치 전문가들은 대체로 '샤이보수'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실제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은 지난 2일 TV조선 유튜브에서 "샤이 보수가 추정이지만 한 5~10% 된다. 그 사람들이 왜 조사에 응하지 않겠냐. 실망감 때문"이라며 샤이보수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샤이보수가 모두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실제로는 많아야 1~2%p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 지지 성향을 갖고 있다 해도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을 정도면 투표장에 나올 정도의 강한 지지층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지금의 여론의 흐름보다 국민의힘이 조금 더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많아야 1~2%포인트 정도를 추가할 수 있는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오늘 현재까지는 정권심판론이 대세인 것이지 '샤이 보수'가 엄청나게 있는데 그 사람들이 아직 응답을 안 해서 이렇게 크게 전국적으로 뒤진다는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여권이 구도(대통령 지지율), 인물(공천), 이슈 중에 무엇 하나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데다 민주당은 연합·연대 전략이 완성됐는데 국민의힘은 2030세대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과 반윤 세력을 잘라내 뺄셈의 전략으로 가고 있다"며 "판세가 뒤집히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