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첫 금배지 132명, 44% 물갈이.. 이준석·김재섭·김태선·곽상언·김용만 등 승리 쾌거

초선 의원, 민주 73명 국힘 46명 조국 11명 개혁 2명.. 총 132명 이준석·김재섭, 야권 우세 지역서 승리.. 허성무·김태선, PK서 승전보 노무현 사위 곽상언.. 반윤 검사 이성윤도 국회 입성 백범 김구 증손자, '역사 문지기' 김용만 국회 입성 김준혁·양문석, 막말·편법대출 민주당 악재에도 당선 76년 '금녀의 벽' 깨져.. 대전 첫 지역구 여성의원 탄생

2024-04-11     김승훈 기자
이준석 김재섭 김태선 허성무 후보는 상대 진영 우세 지역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번 22대 국회에 새롭게 입성하는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 중 초선 의원은 132명(44%)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1대 국회 초선 의원수 151명보다 다소 감소한 수준이다.

개혁신당에선 그동안 0선 중진으로 통했던 이준석 경기 화성을 후보가 당선됐으며, 야당 성향이 강한 도봉갑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을 보였다.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김준혁(수원정)·양문석(안산갑) 후보는 각각 막말과 편법대출이라는 악재를 딛고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초선 의원, 민주 73명 국힘 46명 조국 11명 개혁 2명.. 총 132명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22대 총선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13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초선 의원은 모두 151명(50.3%)이었는데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지역구 당선자 254명을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60명, 국민의힘 28명, 개혁신당 1명 등 총 89명이 초선에 해당된다.

정치 신인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비례대표에선 전체 46명 중 43명이 초선이다. 국민의미래 김예지 후보와 더불어민주연합 용예인 후보, 조국혁신당 황운하 후보를 제외하면 민주연합 13명, 국민의미래 17명, 개혁신당 2명, 조국혁신당 11명이 초선 의원이다.

여성과 청년의 비중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22대 국회의 여성의원은 총 56명(18.6%)으로 직전 총선인 제21대 총선의 57명(19%)보다 적어 여전히 세계 평균 25.6%에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이 확보한 지역구 의석 161석 중 여성 의원은 24명이었고, 국민의힘은 90석 의석 중 여성 의원이 11석에 그쳤다.

40대 이하 청년 정치인은 44명으로 지난 총선 41명보다 조금 늘었지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13명(지역구 6명·비례 7명)이었던 2030 정치인은 12명(지역구 8명·비례 4명)으로 줄었다.

이준석·김재섭, 야권 우세 지역서 승리.. 허성무·김태선, PK서 승전보

이번 총선에서는 상대 진영의 우세 지역에서 승전보를 전한 초선이 여럿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양두구육'(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팜) 등의 표현을 썼다가 집권여당 국민의힘에서 축출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경기 화성을)가 대표적이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선되며 거대 양당 역사에 '30대 대표'라는 기록을 최초로 썼고,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정권 교체를 이뤘다.

하지만, '마이너스 3선'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금배지와는 인연이 없었다. 보수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세 차례 출사표를 던졌지만, 2016년 총선에서는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2018년 보궐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김성환 후보에게 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5만1천856표(42.41%)를 얻으며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에게 3천278표, 2.68%포인트 격차로 승리하며 '3전 4기'에 성공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데다 3자 구도로 표가 나뉘는 불리한 구도 속에 레이스를 출발했지만, 공 후보를 둘러싼 '아빠 찬스'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막판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바로 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끈 대표였던 사람이 왜 당을 옮겨서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까에 대해선 윤 대통령께서 곱씹어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도 '친명'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꺾고 약 1천표 차이로 꺾고 당선됐다.

도봉갑 선거구는 '민주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도봉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김 후보가 당협위원장으로 지역 기반을 착실히 다진 것이 승리의 비결로 꼽힌다. 반면, 안 후보는 지역에 연고가 없다는 점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PK에서 두명의 초선 의원을 배출했다.

울산 동구에 출마한 김태선 후보는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를 568표차로 이기며 울산 동구 첫 민주당 의원이 됐다.

김 당선자는 "변화를 선택하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정부가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도록 잘 견제하고, 좋은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창원시성산구에서는 직전 경남 창원시장을 지낸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창원지역 첫 민주당 의원이 됐다.

허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대한민국과 창원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과 창원시민의 승리를 의미한다"며 "성산구가 경남의 정치 1번지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 1번지가 되도록 발이 닳도록 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원국가산단 구조 고도화와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창원에 안착하도록 하는 것 등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힘을 쏟겠다"며 "지역 현안과 의제를 국회에서 해결하기 위해 항상 성산구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가 장인의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사진=연합뉴스]

노무현 사위 곽상언.. 반윤 검사 이성윤도 국회 입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가 장인의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곽 당선인은 4·10 총선에서 50.92%(4만 4713표)의 득표율을 얻어 현직 종로구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을 꺾었다. 이번 선거에서 종로에 도전장을 내민 인물은 곽 당선인과 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다. 최 의원은 44.13%(3만 8552표)를, 금 전 의원은 3.22%(2835표)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곽 당선인은 대선 당시 현역 종로구 의원이었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은 이후 곧바로 민주당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일찌감치 지역 활동에 공을 들여왔다.

종로 창신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를 지켜본 곽 당선인은 당선 소감문을 통해 "종로구민은 매 선거마다 시대 정신을 대변해왔고, 그래서 정치 1번지라고 불려왔다"며 "곽상언을 압도적으로 선택해주신 만큼, 종로구민의 기대를 받드는 종로구의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반윤' 검사로 알려진 이성윤 후보는 비교적 이른 시간 22대 국회 입성을 확정했다.

지난 2월 23일 더불어민주당 26호 인재로 영입된 이성윤 당선자는 같은 달 27일 지역구인 전주로 내려와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뒤늦게 출마 선언을 했다.

이성윤 당선자는 당시 "검찰권력을 사유화한 윤석열 정권에 맞서 썩은 환부를 도려내겠다"며 '정권심판론'의 선봉에 서 선풍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덕분에 이성윤 당선자는 현역의원 1명을 포함한 5명이 참여한 당내 경선에서 1차 과반을 기록하며 공천장을 거머쥐었고, 본투표에서는 국민의힘 재선의원 출신인 정운천 후보와 초선의 현역인 진보당 강성희 후보와 3파전에서 승리했다.

이성윤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신 전주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위대한 전주시민들께서는 22대 총선에서 '윤석열 검찰정권 심판'과 '제대로 된 전북 몫 확보'라는 두 가지의 지상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성윤 당선자는 이어 "오직 실력으로 전주의 미래를 열고, 전북의 긍지를 드높이라는 그 염원을 받들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백범 김구 증손자 '역사 문지기' 김용만 국회 입성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다. 

4·10 총선 경기 하남을에 출마한 김 당선인은 개표 결과 51.65%를 득표, 국민의힘 이창근 후보(43.70%)와 새로운미래 추민규 후보(4.63%)를 꺾고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8호 인재'로 영입된 김 당선인은 지난달 1일 신설 선거구인 경기 하남을에 전략공천됐다. 공천 직후 과거 음주운전으로 4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과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하와이로 유학을 떠나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영주권을 신청하지 않고 2010년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다. 전역 후에는 2014년부터 방산 제조업체인 LIG넥스원에서 6년간 근무했고, 2015년 서울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김용만 당선인의 할아버지는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고, 아버지는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다. 병무청은 김구 선생의 광복군 창설 공로를 인정, 4대가 국방에 헌신했다며 2014년 김 당선인 일가에 '병역명문가 특별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올해 1월 민주당 인재 환영식에서 "윤석열 정부는 굴욕적인 한일 외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독립운동가를 폄훼한 인사 영입 등 왜곡된 역사관으로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라며 "독립운동사를 이념 전쟁의 도구로 악용하는 행태를 바로잡고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지켜나가기 위해 선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역사 문지기'를 자처하며 역사적 사실 왜곡을 금지하는 가칭 역사왜곡방지법 개정, 친일파 이장을 위한 국립묘지법 개정안 발의 등을 공약했다.

김준혁·양문석, 막말·편법대출 민주당 악재에도 당선

4·10 총선 선거 기간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던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와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는 각각 막말과 편법대출 악재를 딛고 당선됐다.

안산갑에서 양문석 후보는 득표율 55.62%(5만7050표)로 득표율 44.37%(4만5517표)를 기록한 장성민 국민의힘 후보를 10%p 넘게 이겼고, 수원정에선 김준혁 후보가 50.86%(6만9881표)로 이 후보를 불과 1.73%포인트(2377표)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양문석 후보와 김준혁 후보는 선거 기간 민주당 악재로 떠올랐다.

양 후보는 민주당 공천이 확정된 직후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이 소환돼 설화에 휩싸였다.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후보 재검증을 요청하며 양 후보에게 직접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것은 당신밖에 없다"고 결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양 후보가 자녀 이름으로 사업자 대출을 받아 '편법 대출' 논란도 불거졌다.

역사학자 출신인 김준혁 후보는 과거 발언이 선거 막판 논란이 됐다. 유튜브와 본인 저서 등에서 '이화여대생 미군 성 상납' 발언을 시작으로 "(퇴계 이황 선생은) 성관계 방면의 지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 했었을 테고" 등이라고 언급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화여대 동문회 등이 김 후보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버티다가 민주당 선대위 권고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양 당선인은 소감에서 "정치인으로서 작은 편법, 작은 실수에도 경계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을 철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국민, (안산) 상록구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산 축소 신고는) 정신없이 서류를 처리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문제다. 그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잘 대비해서 법원과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제가 했던 발언이나 글 속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많은 분께 사과드리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대전에서는 민주당 황정아(유성을) 후보와 박정현(대덕) 후보가 모두 당선되며 76년 만에 금녀의 벽이 깨졌다 [사진=연합뉴스]

76년 '금녀의 벽' 깨져.. 대전 첫 지역구 여성의원 탄생

대전에서는 민주당 황정아(유성을) 후보와 박정현(대덕) 후보가 모두 당선되며 76년 만에 금녀의 벽이 깨졌다.

대전은 1948년 제헌 의회 이후 76년간 총선에서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을 한차례도 배출하지 못했던 만큼 2명의 여성의원 당선은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황정아 당선인은 5선 중진인 '유성 터줏대감' 국민의힘 이상민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인 황 당선인은 전남 여수 출신으로 전남 과학고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부와 석·박사를 마쳤다.

카이스트 겸직교수이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과학기술위성 1호인 우리별 4호 탑재체 제작, 누리호 탑재 도요샛(초소형 위성) 개발을 주도했다.

민주당 총선 '인재 6호'로 영입돼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로 유성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6선에 도전했던 5선의원 이상민 후보보다 인지도 면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 후보의 당적 변경과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에 힘입어 '여성 과학자' 타이틀로 인지도를 쌓아 올렸다.

황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대한민국 퇴행을 막고 미래로 가는 길에 과학 강국 대한민국과 과학 강국의 수도 유성을 만들기 위해 R&D 예산을 반드시 복원하겠다"며 "여성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박정현 최고위원도 대덕구에서 국민의힘 박경호 후보와 새로운미래 박영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박정현 당선인은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환경운동가 출신 정치인으로, 2010년 비례대표 대전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2014년 서구 4선거구에 출마,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지방선거가 부활한 1995년 이후 지역 첫 여성 구청장으로 대덕구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뒤 지난해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박정현 당선인은 "대덕구를 '충청권 핵심성장거점도시'로 키우고 대덕구민에게 힘이 되는 강한 국회의원, 구민의 삶을 지키는 실력 있는 국회의원, 구민 곁에 늘 함께 있는 따뜻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