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개혁신당의 3석, 범야권의 캐스팅보트 될까
이준석 후보, 4수 끝에 국회 입성 성공, 이주영·천하람도 비례대표로 당선 22대 범야권 유일한 보수…정부와 날 세우면서도 국민의힘과 협력할수도 국민의힘 잔류한 비윤계와 손잡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 가능성도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개혁신당은 3석을 얻었다. 300석 가운데 3석이라면 전체 의석의 1%에 지나지 않는 수치다. 그러나 그 1%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개혁신당은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준석 후보와 이주영 후보, 천하람 후보 등 3명이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준석 후보는 경기 화성 을 지역에 출마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원래 지역구인 서울 노원 병과 대구 지역을 놓고 저울질을 했지만 이른바 반도체 벨트에서 승리해 개혁신당을 국회에 입성시키겠다는 각오로 화성 을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내내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에게 밀리기만 했다. 이준석 후보는 마지막 이틀 동안 무박 2일 유세로 사활을 걸었다. 결국 이준석 후보는 5만1856표, 전체 득표율 42.41%로공영운 후보(4만8578표, 39.73%),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2만1826표, 17.85%)와 삼자대결에서 승리하며 4수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개혁신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102만5775표, 득표율 3.61%를 기록하며 2석을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1, 2번인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응급과 교수와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이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은 모두 192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제3지대에 속하는 개혁신당은 범야권에서 유일한 보수정당에 속한다. 보수정당이자 여당인 국민의힘과 척을 지고 있는 정당이긴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거대양당 사이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일단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와 악연 때문에 국민의힘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개혁신당은 유승민, 홍준표는 물론 비윤세력과 관계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친윤과는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과장되지 않을 정도로 나쁘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조하긴 했지만 이후 당을 장악하려는 윤석열 대통령, 친윤 세력과 갈등을 빚어왔다. 친윤계는 대놓고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내부총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앞으로도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다음 대선이 3년 남은 것이 확실하느냐고 말해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을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기엔 충분했다.
또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인 채상병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연내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등 채상병 사고에 대해 정부와 여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다.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의 친윤에 대해 비판 기조를 보인 것만큼 더불어민주당 친명에 대해서도 비판의 위치에 있다. 하지만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에 정부여당과 날을 세우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적으로 연합할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한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연합한다면 국민의힘에 남아있는 비윤계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더 높다.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개혁신당에 맞지 않는 정책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견제나 각종 특검법,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민의힘의 비윤계와 손을 잡고 윤석열 대통령 및 국민의힘의 친윤계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지지만 더 얻어낸다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국회에서 재처리해 통과시킬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도 추진해볼 수 있다. 3석이 적지만 개혁신당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당선소감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에 충실히 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여당이 정말 준엄한 심판의 받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직전에 전국 단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었던 그 당의 대표였던 사람이 왜 당을 옮겨가지고 이렇게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곱씹어봤으면 한다"라며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에 달하는 의석을 가지고도 윤석열 정부의 무리수들을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서는 개혁신당이 비록 의석 수는 다소 적지만 차원이 다른 의정활동으로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나가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