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6말7초' 전대 앞둔 '비윤', 민심반영 지도부 뽑자...'총선민심 尹심판'
전대 룰 '50% 국민여론조사' 포함해야...3.8 전대룰로 고쳐야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 통해 자성 목소리..."국민의힘, 영남의힘 됐다" 윤상현 의원 "기존 체제 폭파…비대위든 혁신위든 출범시켜야" 김용태 당선자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할거란 국민 신뢰 깨져...5 대 5 돼야" 김재섭 당선자 "조기 전대는 쓰레기 안보이게 이불 덮는 격...전대룰 5 대 5 돼야" 전당대회 규정 민심 반영하도록 개정 요구 "당심 100% 안돼" 험치 출마했던 3040 낙선자 '첫목회' 만들어 여권 쇄신 요구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에서 '비윤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에 대해 자성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이제부터는 '할 말은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6월 또는 7월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조기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할 규정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에서 108석에 그치는 참패를 당한 가운데 이대로는 3년 뒤 대선은커녕 당장 22대 국회 개원을 하더라도 범야권에 정국 주도권을 내줄 것이라는 비윤계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2대총선 참패 후 차기 당대표를 뽑는 6말7초 전당대회에서 '비윤계'는 총선민심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었다며 민심 반영한 '국민여론조사 50%'를 전대 경선룰에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패 일주일 지나서야 비윤 주도로 반성 세미나..."국민의힘, 영남의힘 됐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가 열렸다. 총선 참패가 결정된 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열린 일종의 반성 세미나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가 이에 대해 "총선 참패 이후 처음으로 평가하는 자리라고 해서 놀랐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편안하게 주무시는 분이 많구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에 성공한 윤상현 의원은 "192석을 야권에 바치고도 이렇게 한가해 보일 수가 있느냐"라며 "지금 당장이라도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비대위든 혁신위든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준석과 가까운 '천아용인' 가운데 국민의힘을 탈당하지 않고 경기 포천·가평 지역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김용태 당선자는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것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겠다'는, 공정함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였다"라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까지도 법의 잣대를 평등하게 적용한다는 신뢰를 줬다면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는 그 힘을 잃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 도봉갑의 김재섭 당선자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산적한 문제를 그냥 덮을 것이 아니라 처절한 반성을 통한 백서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라며 "조기 전대는 집의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가 보이지 않도록 이불을 덮어놓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당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박상병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진짜 국민의힘인가. 나는 영남의 힘이라고 본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당이 윤 대통령과 정을 떼야만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바라본다"라고 말했고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특임교수는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론이기 떄문에 '100% 대통령에게 참패의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윤계' 전당대회가 마지막 기회…당원 아닌 '국민 50%' 반영해야...국민 100% 투표 목소리도
국민의힘은 6월말 또는 7월에 전당대회를 열 계획이다. 조기 전당대회가 '쓰레기를 덮는 이불' 정도로 평가절하되는 분위기라지만 보수 재건의 마지막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발전적 해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비윤계'에서는 당 대표를 뽑을 때 민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당대회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당원들이 우리 당 지도부, 국회의원, 핵심에 있는 사람들을 폭파해야 할 때다. 기존 체제 그대로 가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의원은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100% 당원 투표를 반대했다.민주당은 적어도 당심이 75%, 민심이 25%인데 우리는 70대 30에서 당원투표 100%가 됐다. 당연히 이것을 바꾸는 문제를 비대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 역시 "국민의힘은 백서를 만들 용기도 없고 리더십도 없다. 백서는 못 만들더라도 전당대회 규정을 '당원 100%'에서 '국민 100%'로 바꾸고 지도부 구성 역시 집단체제로 바꿔야 한다"라며 "지금처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단일 지도 체제로 두면 당이 대통령을 상대하지 못한다. 집단 지도체제가 되어야 대통령실이 당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또 국민 100% 투표를 하지 못한다면 50%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당원 100% 투표로 뽑는 현행 규정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SNS에서 "당대표 선거는 다른 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우리당 선거에 투표궈너을 행사하는 불합리가 속출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는 주장도 제기됐다"라며 "당대표는 당원들을 대표하는 사람이므로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돼야 맞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은 같은 날 SNS에서 "당원들만의 잔치를 운운하기엔 국민의힘이 정치 동아리는 아니지 않느냐"라며 "국민의 주권과 혈세를 받아 운영되는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과 국민 모두가 되어야 한다. 전당대회 당원 100% 규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적어도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반대"라며 "쓰레기가 막 어질러져 있는데 거기에 그냥 이불을 덮어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당원 100%의 구조로 되어 있는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영남의 힘’이 굉장히 많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런 전당대회 룰도 어느 정도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3.8 전당대회때 이준석 대표가 '당원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로 다시 고쳐야 한다"며 "민심 대 당심 (비율이) 최소 ‘5 대 5’는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전당대회 규정을 바꾸자는 의견은 비단 세미나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 100% 투표로 전당대회 룰을 바꾼 것에 대해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민심 30%, 당심 70%는 되어야 한다"라며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뽑힌 전당대회는 민심 50%, 당심 50%였다.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꼭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18일 TV조선 유튜브에 나와 “(당원 100%로 하면서) 당이 지난 2년 동안 무기력했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감도 있었다”며 “5 대 5 수준으로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낙선자 모임도 전당대회 룰 개정 요구
수도권과 호남 등 국민의힘에서 험지로 분류됐던 지역에 출마했다가 국회 입성에 실패한 3040 낙선자들도 여권의 쇄신을 위한 모임을 결성했다.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만난다는 의미에서 모임 이름도 '첫목회'로 지었다.
박상수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조직위원장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거 개표하고 SNS에 글을 남겼는데 낙선자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공통점을 많이 발견하게 되고 앞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나아갈 목표에 대해서 합의점을 많이 찾게 돼 모임을 갖게 됐다"라고 모임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첫목회의 첫 모임에서 나온 것도 전당대회 규정 변경이었다.
박 조직위원장은 "첫날 모임에서 합의를 했던 것 중에 하나가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비율에 있어서는 합의가 되진 않았지만 민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 당원 투표 100%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박 조직위원장은 "계단을 밟고 착실히 성장하고 이를 통해 발전해 나가고 꿈을 가지는 세상을 만든다라는 보수의 가치가 있는데 그 가치 그리고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법치주의 가치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득해내지 못했다"라고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총선 영입 인사도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에 쓴소리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권유를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상민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상민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들은 정치세력에게 원하는 상식이 있다. 이를 미리미리 해결해주면 박수를 받을텐데 그걸 잘 못하고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하는 모양새가 되면 칭찬도 못 받고 꿀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꾸지람을 듣게 된다"라며 "채 상병 건 실체규멍 해야 한다. 수사도 제대로 안 되고 있고 외압 부분도 석연치 않다. 누구 말이 맞는지 빨리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심지어 김건희 여사도 겨냥했다. 이상민 의원은 "김건희 여사 무슨 백 사건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 유인책이 있다고 해도 별도로 받은 건 그것대로 잘못"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시중에는 대통령 부인이 인사나 정무에 개입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도는데 이런 소문이 나지 않게끔 미연에 예방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