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 여당 환영…범야권 - 비윤은 비판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친윤 핵심'인 정진석 의원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소통의 절박한 의지"라고 크게 환영의 뜻을 밝혔고, 야권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비윤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친윤석열계 수장'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의원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정진석 의원은 5선의원으로 2022년 21대국회 후반기 국회 부의장을 지냈으며,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에 출마했지만 박수현 후보에게 패해 낙선하며 6선에 실패했다. 

국민의힘 "민생과 개혁 위한 가교 역할 기대"…홍준표 시장도 환영 "정진석 임명 환영"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에 관록의 정치인인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을 임명했다. 이는 민심을 가감없이 듣고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소통해가려는 절박한 의지"라고 평가하며 "다년간 기자 생활과 5선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치권 전방에 걸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통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라는 민심의 준엄한 명령을 듣고 민생과 개혁을 위해 폭넓은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국민의힘도 윤석열 정부와 함꼐 더 깊이 고민하고 소통하고 경청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겠다"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SNS을 통해 "국회와 소통되고 충직한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을 환영한다"라며 "앞으로 2년 동안 선거도 없으니 국회 관계를 원만하게 추진하여 정국 안정과 나라 발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환영했다.

민주당 "협치 대신 정쟁 촉발…회초리로도 부족했나"

하지만 범야권의 평가는 박한 것을 넘어 강한 비판에 나섰다. 심지어 국민의힘 내부의 비윤계에서도 잘못된 인사라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민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대화에서 "정진석 의의원은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던 분이고 총선에도 출마했다"라며 "총선 민의는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챙기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받아달란 것 아니었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이 비서실장이 됐을 때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바꿨다, 바꾸려고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정 비서실장은 친윤 핵심으로 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실의 거수기로 전락하도록 만든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또 한 대변인은 "협치 대신 정쟁을 촉발시킬 것이다. 국민통합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인물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세우고도 국정전환과 여야 협치에 나서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까지 해왔듯 오직 여당에 대한 영향력을 지키려는 인사라면 국민들은 회초리로 부족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국혁신당 "민주당은 물론 조국혁신당과도 함께 하기 부적절"

조국혁신당에서도 정진석 비서실장 기용에 대해 "이번 인사는 총선 민심을 거스르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 비서실,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인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민심이어야 한다"라며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번 총선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밀려 낙선한 사람이다.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공석이 된 대통령실 비서실장 자리에 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독재정권 심판이라는 성격이 분명한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고서도 국정운영 실패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는 정 의원을 다시 중책에 기용하는 것을 보니 참 딱하다. 윤 대통령 주변에는, 국민의힘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나"며 성토했다. 

김 대표는 "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사람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민주당은 물론 조국혁신당과도 마주 앉다 대화하기도 부적절하다. 또 이태원 참사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탓이기에 민주당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느니 윤석열 정권의 한일정상회담이 굴욕외교 비판에 대해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는 등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정부 실패에 큰 책임 있는 사람…실패만 반복될 것"

개혁신당 역시 정진석 비서실장 카드를 부정적으로 봤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책임져야 할 인사들에게 책임을 지우기보다 상에 해당하는 직위를 주는 것이 얼마나 공정하지 않은 인사겠나"라며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어 있지 않다며 전당대회 대표 선출 규정을 당심 100%로 밀어붙인 사람이 (정진석 실장인데) 정부 실패에 굉장히 큰 책임이 있다. 이런 사리 판단마저도 안 되는 사람이 비서실장이 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대통령이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 인사가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궁금하면 나한테라도 물어봐달라. 답할 의향이 있다"라며 "총준표 대구시장이 총리직을 제안받았음에도 고사한 것은 대통령이 싫어서 거절한 게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독선적인 국정운영 자세를 바꿀 수 있는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 "대통령 사당으로 만든 장본인…우리가 뽑은 대표도 쫓아낸 사람"

이런 비판은 비단 야권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송파갑)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당이 무너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당대회로 뽑힌 당 대표(이준석)를 대통령 지시로 내쫓은 것과 당심 100%로 전당대회 규정을 급조해 대통령 사당으로 만든 것인데 이 두 가지를 모두 주도한 사람이 바로 정진석 '전' 의원"이라며 "선거 승리로 이끈 당 대표(이준석)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저격을 시작했고 유상범 의원과 윤리위 징계를 조종한 듯한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윤심이 곧 민심이라는 희대의 망발로 국민의힘을 용산의힘으로 사당화했다. 그 결과 우리는 또 다시 기록적인 패배를 한 것"이라며 "그 주역인 정진석 전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결국 지난 2년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다. 한때나마 변화를 기대했던 내가 미련했다"고 한탄했다.

특히 김 의원은 게시물 끝에 '홍준표_정진석_환장의 투톱'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정진석 비서실장은 물론 홍준표 대구시장도 은연중에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