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 4.23][전문] 정진석 비서실장, 尹대통령에 쓴소리 책임지는 '레드팀 팀장' 돼야

尹 ‘정치하는 대통령’으로 변화 위해 정무형 비서실장 인선 정진석 실장, 대통령에게 직언 야당과 협치... 행동으로 입증해야 여야 영수회담 성과 도출이 첫 번째 시험대

2024-04-23     서경선 기자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정리 서경선 기자]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23일 오후 폴리뉴스 본사에서 2024년 4월 세 번째 정국진단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정진석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배경과 전망을 전망했다.

안녕하십니까? 김능구의 정국진단 4월 23일입니다. 앞으로 정국진단은 여러분과 자주 뵙기로 하겠습니다.

尹 ‘정치하는 대통령’으로 변화 위해 정무형 비서실장 인선

오늘 주제는 용산 구원투수로 나온, 구원투수라고 하니까 여러분, 지난 총선 때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연상되죠. 9회말 2아웃에 일단 마지막 공을 휘두르겠다. 그래서 역전 만루 홈런을 치겠다는 뜻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은 삼진 아웃이 돼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용산의 대통령의 구원투수로 첫 정치인 출신 정진석 비서실장이 발표되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특이했습니다. 어제, 22일이죠. 윤석열 대통령은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방송 생중계를 통해서 발표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발표했고 그다음에 1년 5개월 만에 기자 질문에도 답했습니다. 제가 그토록 이야기했던 2022년 11월 18일에 도어스테핑. 기자들과 정말 자연스럽게 출근길에 대화 나누는 것을 그만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기자들 질문에 답한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등장했을 때 '공정과 상식'에 많은 국민이 박수를 친 것도 사실입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면서 아마 도어스테핑은 많은 분들한테, 심지어 진보 인사들한테까지도 상당히 지켜볼 만하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불통이라고 이야기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 매주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거든요.

대통령한테 기자회견, 격의 없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은 정말 피곤한 일입니다. 미국에서는 거의 의무처럼 돼 있죠. 그런데 미국 대통령도 보면 백악관에서 기자들하고의 일문일답은 굉장히 부담스러워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는 그것 때문에 기자들하고 여러 가지 문제도 생겼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초보 대통령이 정말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전혀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어스테핑이라는 출근길에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기자들이 누구입니까? 국민을 대표해서 질문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거기에 단련, 훈련된 분들입니다. 거기다가 다수가 젊은 기자들 아닙니까? 젊은 기자들의 거침이 없고 막힘없는 질문 공세에 참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그러면서 설화도 발생되고, 대통령 지지율도 흔들리고. 그러다 보니까 도어스테핑을 2022년 11월 18일에 중단을 한 겁니다. 그 이후에 이번이 처음 기자 질문에 답했다. 뭐 두 가지밖에 안 했어요. 그렇지만 그 자체로서 상당히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가 23%까지 떨어졌습니다. 대통령제에서 국정 수행의 기본적인 마지노선이, 국정운영 지지율이 25%인 그 선이 무너진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폴리뉴스-한길리서치 조사]

폴리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주말(4월20일~21일)에 조사해서 어제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31.8% 나왔습니다. 30% 선이 간당간당하게 나온 거죠. 한국갤럽(윤 대통령 지지율 23%, 4월16일~18일)은 전화 면접이고 한길리서치는 ARS입니다, 조사 방식에 따라 좀 차이는 있는데 어쨌든 간에 지난 국정운영 지지율 30% 중반도 무너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은 국정운영 방향은 맞지만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서실장을 새로이 임명하면서 정치인 출신을 임명했고, 그 방식도 파격적으로 본인이 발표하고 또 기자들 질문에도 답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정치인 비서실장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선언을 했습니다. 대통령은 최고 정치 지도자입니다. 본래 정치하는 사람이 대통령인 겁니다. 아마 그 말은 집권 2년 동안에는 경제 전반에 대해서 정책적인 방향과 기본적인 권력을 닦고 이제는 국민과의 소통에, 야당과의 소통에 역점을 두겠다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여당에서 지난 대선 때 본인하고 맞섰던 분들 중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이번에 비서실장 물망에도 올랐지만 원희룡 장관과의 관계 외에는 예를 들면 안철수라든지 유승민 전 의원이라든지 하고는 소통은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합니다. 안철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당당히 생환했지만 실제로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 아닙니까? 인수위원장이 그 정부의 골격과 국정 100대 과제 등의 초안을 만들었는데 그 인수위원장과 소통과 대화가 부족하다는 것은 처음부터 이 정부의 문제점을 나타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야당과의 소통은 물론이거니와 여당 내에서도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과의 소통도 이제는 차원이 달라질 거다, 이렇게 봅니다.

대통령제에서 집권 3년 차를 맞이하면서 의회 권력이 여소야대도 그냥 여소야대가 아니죠. 개헌선과 탄핵선인 100석이 간신히 넘은 그런 여소야대입니다.

이전에 본인이 집권할 때의 여소야대하고는 차원이 다른 거죠. 그때는 자기가 집권 전에 여소야대를 물려받은 거고. 이번에는 집권 2년 후에 중간 선거에서 여소야대가 된 겁니다.

물론 여야간 지역구 득표율은 그때는 8% 차이였는데 이번에 5.4% 차이니까 좀 올랐어요. 의석수도 103석에서 108석으로 5석 올랐어요. 그러나 집권 여당의 참패, 국민의 심판,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거부, 이걸 온전히 받아들이셔야 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실장, 대통령에게 직언, 야당과 협치... 행동으로 입증해야

대통령의 각오는 분명히 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집권 2년간 거부했던 이재명 당대표와의 만남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이재명 당대표도 흔쾌히 국민을 위해서 영수회담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 영수회담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어제 인선한 구원투수, 정치인 비서실장, 정진석 실장의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바로미터가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정진석 첫 정무형 비서실장, 정치 비서실장은 실제로 기존의 관료 출신인 김대기, 이관섭 실장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그분들은 기재부, 산자부의 정통 관료 출신들이었고요. 하지만 정진석 비서실장은 한국일보 기자 출신, 언론인 출신입니다. 그리고 이명박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고요. 이 당시에 친위, 친박이 치열할 때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사무총장과 국회부의장도 거쳤기 때문에 국회에 대해서도 누가 뭐래도 정통 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 인선한 것 같고요. 본인도 국민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브리핑에서 삼봉 정도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삼봉 정도전이 누구입니까? 이씨 조선을 건국하는 데 이성계를 도와서 건국의 기초를 닦은 사람입니다. 태종 이방원과 맞섰던 사람이죠. 삼봉 정도전은 백성을 중히 여기고 사대부에 의해서, 예를 들어 요즘 말로 치자면 협치에서 꾸려나가는 나라를 이야기했고, 태종 이방원은 왕조, 국왕의 왕권 강화로 나라를 꾸려나가는 왕권국가를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서 '백성을 지모로써 속일 수 없고, 힘으로 누를 수는 없다'는 삼봉 정도전의 말을 정진석 의원이 인용한 겁니다.

왕조 시절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랬는데 지금은 공화국이다. 그래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통령께 객관적으로 바라도록 말씀드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최고령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박지원 당선자는 정진석 의원을 바른 말 할 사람이다. 대통령도 버겁게 바른 말을 하고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죠. 정진석 의원이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우리가 일제 때문에 망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으로 1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런 분을 야당하고 소통과 대화를 이끌어야 할 비서실장으로 인선하는 건 소통하지 말자는 이야기냐 하고 비판적으로 나왔습니다.

야당의 비판을 정진석 비서실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새겨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정말 잘하라는 그런 메시지라고 봅니다. 정말 잘해라.

윤석열 대통령한테는 비서실장 인선이 총리 인선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하는 데 정말 많은 문제와 폐를 끼쳤던 게 용산 대통령실이었습니다. 그걸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 흔히 말하는 대통령한테 쓴소리를 가감 없이 전하는 레드팀의 팀장으로서 비서실장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인가.

윤석열, 정진석 두 분은 60년생 친구라 그럽니다. 고향 친구라 그럽니다. 친구가 비서실장이 된 겁니다. 정치인으로서는 한참 대선배죠. 그리고 언론인 출신입니다. 여기에서 정진석 비서실장도 이 과정을 넘지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한테도 마지막 시간, 마지막 기회가 어렵게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 영수회담 성과 도출이 첫 번째 시험대

그 시험대가 바로 첫 영수회담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영수회담에서 민생을 위해서 가감 없이 이야기하겠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자기가 말하려는 게 아니라 충분히 듣겠다, 경청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의제 제안 없이 이야기를 나눌 거라고 봅니다.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공약으로 이야기했던 1인당 민생 회복지원금 25만 원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일찍이 무분별한 현금 지원은 마약과 같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였습니다.

균형적인 재정이 필요하냐, 재정 확대 정책이 필요하냐. 코로나 시대에 이미 답이 나왔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재정 정책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여야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기재부를 중심으로 해서 전부 다 협의하고 논의해서 결정해야 될 문제 아닌가. 그래서 원론적인, 원칙적인 차원의 합의라도 이루어져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쌍특검이죠. 채상병 특검과 그리고 김건희 여사 특검 2개를 두고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은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채 상병 특검은 총선에서도 줄기차게 제기된 문제이기 때문에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가 분명하게 제안을 할 것 같습니다. 총선 민심을 그대로 가감 없이 전하도록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기에 대한 원칙적일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답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봅니다.

그리고 국정 현안으로 있는 의대 증원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서는 두 분 다 정치인들은 국민만 바라보고 간다고 공언했잖아요. 그래서 국민들, 지금 불안에 떠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중심에 놓고 풀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2000년도 의약분업 문제. 그때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김대중 대통령과 같이 풀었어요. 의료계와 약학계 쪽에서도 서로 동의를 했고요. 저는 국민들한테 그런 시원한 정치를 보여줄 수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아마 제안, 추천 정도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서실장이 이전처럼 뒤로 빠져 있거나 실무적인 어레인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정무적 감각과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서 조율해야 됩니다.

대통령과 쓴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레드팀의 팀장으로서 역할을 해내느냐, 그래서 정말 어렵게 성사된 첫 영수회담을 최소한 상호 간에 아무 효과도 없이 공동기자회견도 못할 정도로 되고 서로 속았다, 이런 식의 국민적 비극을 막아내고 국민들한테 오늘이 어렵더라도 내일의 희망을 줄 수 있는 게 바로 영수회담이고, 그 조율에는 가장 큰 역할을 해야 되는 게 정진석 비서실장이라고 봅니다.

폴리뉴스가 국회의원들과 언론계, 학계, 산업계와 함께 상생과통일포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윈윈하는 정치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각계각층에서 노력하자는 취지로 매년 세 차례의 포럼을 꾸리고 경제포럼, 정치포럼, 통일포럼 등을 운영하고 사회 공론화를 해왔고요. 그 상생과통일포럼에 항상 진보와 보수, 여야의 대표자분들을 공동대표로 모셨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보수 정당 쪽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정 실장이 포럼에서 상생과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비서실장께서 이번 기회에 정말, 본인이 이야기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라고, 처음 정치판에 출마하라고 권한 사람이라고, 그리고 고향 친구라고. 본인이 정말 윤석열 대통령을 변화시키고,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대통령으로 만들 마지막 기회를 성공시킬 것이라고 바라 마지 않습니다.

2021년 4월 21일 정진석 당시 상생과통일포럼 공동대표가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6차 경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 본 기사에 인용한 상세한 여론조사는 폴리뉴스 홈페이지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