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친윤 이철규 ·당 대표 비윤 나경원’ ···'이-나 체제' 가나?
당내에선 ‘이철규-나경원 연대설’ 목소리 커져
[폴리뉴스 김지은 기자]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후보로 친윤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3선) 의원이 급부상하자 차기당대표에는 비윤 나경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새 원내 대표가 대통령실과 소통하기 편한 사람이라면 당대표는 비윤으로 가야 총선 민심에 부응하면서도 내부 단속은 확실히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3일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먼저 선출한다. 최근 친윤 으로 불리는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3선) 의원이 여러 당선인 그룹을 잇따라 접촉하는 등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22대 총선에서108석을 얻어 대패했고,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센 상황에서 친윤이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배경으론 친윤계의 수적 우위가 꼽힌다. 국민의힘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참패했지만 영남과 강원에서 현역이 대거 생환했다. 게다가 이 의원이 사무총장과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영입한 초선 지역구 및 비례대표 당선인까지 합하면 대략 60명 정도를 범친윤으로 볼 수 있다. 108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를 두고 총선 패배의 반성과 쇄신도 없이 친윤계가 지도부에 포진할 경우 “도로 ‘친윤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안팎의 잡음이 돌자 이철규 의원은 일단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친윤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유상범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된 질의에 “여당 대표가 친윤이 아니면 반윤이 돼야 하나. 그것도 코미디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서로 공조하면서 정책, 정부를 이끌어 가야 하는데 대통령 따로 여당 따로 가야 된다는 얘기인가”라며 “민주당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랑 완전히 따로 갔느냐. 같이 갔다”고 주장했다.
조정훈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원내대표가 소위 대통령실과 소통이 편한 분들로 된다면 당대표는 어느 정도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그래서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비윤계 당 대표 후보군으로는 나경원 당선인과 안철수·김태호 의원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5선 중진이 된 나경원 당선인이 유력 당대표 후보군으로 지목된다. 총선 격전지였던 성남 분당갑에서 생환하며 중진 반열에 오른 비윤계 안철수 의원도 당권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안 의원은 당권 도전에 선을 그으며 차기 대권 등 중장기 행보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안 의원이 언제든 입장을 바꿔 전대 출마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중평이다.
이렇듯 안 의원이 당권에서 한발짝 물러서자, 한강벨트에서 5선 깃발을 꽂은 나 당선인을 당권주자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나 당선인은 수도권 비윤계 중진이라는 점에서, 총선 후 혁신이 절박한 당 운영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내부 평이 나돌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영남당 탈피 숙원을 현실화할 인물로 나 당선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면서 “과거 자한당(자유한국당, 국힘 전신) 원내대표 커리어에 총선 기여도, 수도권 중진 타이틀 등 우리당 혁신을 주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연판장 사태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던 나경원 당선인은 총선 직후 이 의원 주선으로 윤 대통령을 만나는 등 비윤 후보군 중에서 친윤계와 소통이 되는 당 대표 카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자 당내에선 ‘이철규-나경원 연대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을 떠나 있었던 나 당선인 입장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세력과 손을 잡아 세를 불리는 것을 마다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나 당선인은 당대표 출마 등 당내 현안과 관련된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해오고 있다. 일단은 지역 활동을 중심으로 원내대표 선거까지 잠행을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친윤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당권은 비윤계가 쥐며 균형을 맞출 거라는 게 ‘비윤 당 대표, 친윤 원내대표 구도’를 선호하는 당내 인사들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