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정무수석 "채상병 특검법 통과는 입법 폭거…대통령이 받아들이면 직무유기"

"공수처 수사 진행하는 것이 채상병 유족·해병대원 눈물 받아준 증거" "수사결과 기다리는 것 합법적…부족하면 민간위 구성이나 특검 가능" "윤 대통령,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관련 '의심 살 일 하지마라' 지시"

2024-05-03     박상현 기자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시작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은 오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4.4.26 hihong@yna.co.kr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채상병 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을 두고 입법 폭거라고 비난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홍 수석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채상병 특검법은 사법 절차에 어긋나는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받는 것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밝히며 대통령실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법 초월하고 여야 합의도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어"

홍 수석은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경찰과 검찰 수사 다 끝나고 국정조사까지 했고 그래도 조사가 좀 부족하다는 유가족들의 뜻이 있어야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다. 사법 절차를 종료했기 때문에 정부가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라며 "하지만 채상병 건은 경찰과 공수처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절차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그런 다음에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면 민간위원회 구성이나 더 나아가서 특검을 한다든지 국회에서 결정을 내리면 그 떄 가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홍 수석은 "공수처에서 지금 수사하고 있는 것이 채상병의 유족 그리고 해병대원의 눈물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민주당이 검찰 믿지 못해서 공수처를 만들었는데 같은 논리라면 공수처도 없애야 하는 것이다. 모든 이런 사안들이 특검으로 다 가자고 법을 아예 개정하든지 해야한다. 법을 초월해서 더구나 여야 합의도 없는 부분에 대해서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특검을 덜컥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것은 가슴이 따뜻하고 따뜻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홍 수석은 "21대 국회가 여소야대가 보니까 민주당에서 정치 쟁점화 할 수 있는 것들을 거부권 행사를 할 수 밖에 없게끔 밀어붙인 것도 분명히 있다"며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통화를 해서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어떤 팩트를 잡아가지고 논란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만드는 여론은 좋지 않다, 의도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관련, 용산 대통령실 개입 없다"

'이철규 단독 추대'로 흘러갈 것 같았던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안개 국면으로 빠진 가운데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이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홍 수석은 "내가 보기에는 하려는 사람들이 이제 손을 드는 것 같다"며 "(이철규 의원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의심 살 일은 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용산에서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이에 대해서 소통한 적도 결단코 없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 스스로도 힘든데 우리가 지금 이리 가자, 저리 가자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기자회견 건에 대해 홍 수석은 "취임일은 넘기지 않은 걸로 준비하고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한편 영수회담에서 언론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온 것에 대해 홍 수석은 "장악할 방법은 알고 있지만 할 생각이 없다는 대통령의 얘기는 원론적인 것"이라며 "방송 무더기 징계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은 그런 사안마다 대통령이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민정수석에서 취합을 해 대통령에게 별도 보고를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기능을 하는 수석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에 민정수석실이 신설이 될 것 같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홍 수석은 "방향은 맞다. 다만 명칭은 몇 가지 버전이 있다. 2주년 곧 오니까 기자회견도 해야 하고 다음 주쯤에 발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홍 수석은 "무더기 징계나 과인 추가 조치든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국민들에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런 부분은 대통령에게 말을 하려고 한다"먀 "대통령도 '그런 일은 신중해라. 국민정서가 있는데 무슨 위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너무 업무만 가지고 보지 말아라'는 방향지시가 있을 것이다. 신중 내지 주의를 당부하는 대통령의 엄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