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대통령 631일만에 2주년 기자회견, '채상병·김건희' 의혹 정면돌파하나

오는 9일 오전 10시 '남은 3년 임기에 대한 국정운영 구상 밝힌다' 국정운영 기조와 정책 추진 상황 설명…대국민 소통 강화 행보 민주당 특검법 강행 국면…'채상병·김건희' 의혹 입장 표명 촉구

2024-05-06     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9일 오전 10시부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특검법 국면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일찌감치 예고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수경 대변인은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며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영상을 통해 국정운영 기조와 정책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3년의 국정운영 계획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8월 취임 100일을 맞아 회견을 한 뒤 631일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 또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지난 2022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뒤 18개월여만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형식의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

대통령실 설명에 따르면 1시간 정도 진행될 기자회견에서는 주제에 제한없이 자유롭게 질의응답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소통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참패 후 지난 4월16알 대국민 입장 표명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22대총선 참패 후 윤 대통령은 지난 4월16일 총선패배 후 대국민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지난 4월29일 집권 후 첫 여야 영수회담을 가졌고,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며 정국운영에서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취임2주년 기자회견은 총선참패에 따른 민심을 윤 대통령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에 따른 당면한 현안인 채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을 비롯한 향후 3년의 국정 전반의 기조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채상병 특검법·김건희 여사 의혹·의대정원 확대 등 각종 사안 산적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고 대통령실이 6일 밝혔다. 사진은 기자회견 장소인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 2024.5.6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도 윤석열 대통령이 각종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어떤 견해를 밝힐지가 관심이다. 무엇보다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어 있는 상황이고 대통령실은 일찌감치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문제점을 설명하고 국민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무작정 거부권을 행사하기보다 특검법에 대한 법리상 문제점을 짚고 설명한 후에 법안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주에 법안이 대통령실로 전달되기 떄문에 다음주에 국무회의를 통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자회견을 통해 충분히 설명하고 대통령의 권리를 행사하는 수순이다.

이와 함께 김건희 여사 의혹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회피하기보다 정면 돌파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을 통해 민정수석실의 부활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민정수석실이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비롯해 김건희 특검법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래저래 민정수석실 부활에 대한 문제와 김건희 여사 문제는 연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 수사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기자들 사이에서 질문이 안 나올 수 없다.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어렵다"는 KBS 신년대담 당시 발언이 역풍을 불러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윤 대통령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경우 큰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좀처럼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한번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 역풍 반면교사…소통에 주력할 듯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9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4.5.6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의 방식도 윤석열 대통령이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청취하는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의료 개혁을 주제로 대국민 담화를 헀을 당시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방식을 따르지 않은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했다는 냉담한 여론 역풍을 맞았다.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대국민 담화는 오히려 불통의 이미지를 강화시켰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당시 역풍을 반면고사로 삼아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이에 대해 답하는 형식을 주로 하면서 공감과 경청의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과 자주 만나며 소통에 나설지에 대해서도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출입기자단을 비롯해 언론사 편집·보도 국장과 간담회 개최에 대해 검토되고 있으며 총선 이전에 실시했던 민생 토론회를 다시 개최해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 윤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강화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與 "소통회복 출발점 되길" 野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받아들여야"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고 대통령실이 6일 밝혔다. 사진은 기자회견 장소인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 2024.5.6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예고한 것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희용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받들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지금 노동, 의료, 교육, 연금 개혁 등 민생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야당과 협치는 물론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뒷받침되어야 이룰 수 있는 문제"라며 "소통은 앞으로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번 기자회견이 민생경제와 미래전략 실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대통령과 정부, 국민의힘은 적극 소통과 과감한 쇄신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2년간 국민이 쌓아온 물음들에 충실하게 답하는 자리여야 한다"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하겠다고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KBS와 ‘약속 대담’에서처럼 ‘박절하지 못해 받았다’는 식의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고 답변을 회피한다면 이번 기자회견도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꼴이 될 것이다"고 경고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수용 등의 총선 민의를 온전히 받들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번 기자회견까지임을 유념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조국혁신당은 이날 강미정 대변인 논평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민생회복 대책에 대한 입장을 준비하라"며 "윤 대통령은 총선 직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정 방향은 옳은데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자기변명으로 일관했다.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질문 제한이 없는 대신 특정 언론사 혹은 특정 기자들로 질문자를 제한하지는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