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립'은 없고 '명심'만 있는 22대 국회의장...우원식·조정식·정성호·추미애·박지원 최대 5파전 예고
우원식·조정식 7일 후보 등록 민주당, 친명계로 재편.. 국회의장도 '명심'이 좌우? 조정식 "개혁국회 성과 낼 국회의장" 우원식 "삼권분립 훼손에 맞설 것" 정성호 "다음 선거 승리 위해 깔아줘야" 추미애 "기계적 중립 안돼"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립 안 지키면 꼭두각시 불과" "국회의장은 사회자 아니야" "국회의장이 중심 잡아야" 중립론 반발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를 뽑기 위한 선거전에 돌입한다. 오늘(7일) 우원식 의원과 조정식 의원이 후보 등록을 마쳤고, 추미애 당선인과 정성호·박지원 의원도 의장직에 도전할 것으로 보여 5파전 양상이 예상된다.
22대 첫 국회의장은 과거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것과 달리 대여 투쟁의 선봉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장에 거론되는 인사들이 저마다 이재명 대표와 친분을 과시하며 '명심' 마케팅을 펼치면서 동시에 한목소리로 "기계적 중립 탈피"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 김진표 국회의장은 "편파된 역할을 하는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으나 친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중립론'에 대한 재반박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친명계로 재편.. 국회의장도 '명심'이 좌우?
민주당은 이날부터 내일(8일)까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국회부의장 입후보 등록을 받는다. 당은 후보등록 마감 직후 기호추첨을 할 예정이다.
선거는 오는 16일 실시한다. 민주당은 기존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를 후보로 선출했었으나 지난달 과반 이상 득표를 받는 후보가 민주당 최종 의장 후보가 되도록 당규를 바꿨다.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1·2위 후보간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법 15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이에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사실상 의장이 되는 구조다.
7일 현재 6선의 조정식 의원과 5선 우원식 의원은 일찌감치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여기에 이번 총선을 통해 6선에 오른 추미애 당선인과 5선의 정성호 의원, 역시 이번 총선으로 5선이 된 박지원 당선인 등도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번 의장 선출에는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은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를 비롯하여 당직자도 친명계로 재편됐다. 여기에 채상병 특검법 통과 과정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마지막까지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제동을 걸자 당 안팎에서는 국회의장이 대여 투쟁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각 후보들은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명심 마케팅'을 펴고 있으며 동시에 개혁 국회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선명성'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조정식 "개혁국회 성과 낼 국회의장" 우원식 "삼권분립 훼손에 맞설 것"
정성호 "다음 선거 승리 위해 깔아줘야" 추미애 "기계적 중립 안돼"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친 조정식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총선의 민의는 민생회복과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과 견제를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22대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실현해야 한다"며 "당원과 국민의 뜻을 받들고 개혁국회의 성과를 낼 국회의장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과 국민의 뜻을 받들고 개혁국회의 성과를 낼 국회의장이 선출돼야 한다"며 "저 조정식이야말로 개혁성과 검증된 실력, 다수당인 민주당과의 호흡 등 종합적 능력에서 '가장 준비된 국회의장'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의원도 이날 출마 회견을 통해 "저는 이재명의 사회개혁 가치동반자"라며 "22대 국회를 사회경제개혁을 실천해나가는 사회적 대화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명심, 당심 배경삼지 않고, 오로지 민심의 물꼬를 트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원칙과 노선을 잃지 않으면서, 유능하게 국회운영을 주도해나가는 정치력을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 의장이 되겠다"며 "저는 온몸을 던져 싸워 온 사람이다.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후퇴,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 제대로 싸울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속도감, 효능감 있는 국회 운영을 해나가겠다. 국회 권한을 강화하고 부당한 검찰권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모든 기준은 총선 민심이며 국회법이 정한 대로 진행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 대한 검찰의 부당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며 "국회의 시행령 사전심사제 도입, 자료요구권 및 조사권 강화 등으로 국회의 실질적인 권한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회의장 후보들도 기존 국회의장의 덕목으로 꼽혔던 정치적 중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비교적 온건파로 꼽히지만 국회의장 경선 출마 뜻을 밝히면서 당에 유리한 쪽으로 의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 (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추미애 당선인도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서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그걸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과 설득이 필요하고 국민 공감대도 형성돼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직시하고 노력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립 안 지키면 꼭두각시 불과"
국회의장이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이 되는 것은 여야를 아우르는 정치적 균형감을 갖추고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가 깔려 있다. 이에 이러한 선명성 경쟁이 자칫 정치 문화를 더욱 극단으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과 우려도 나온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 소속인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을 겨냥해 "만약에 한쪽 당적을 계속 가지고 편파된 의장의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MBN 방송 인터뷰에서 '22대 국회의장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국회의장이 중립적일 필요가 없다고 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좀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 한 사람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02년 이전 한국의 국회의장은 당적을 갖도록 돼 있었는데, 그때 국민들이나 정치권이나 전문가들이 '한국 의회는 있으나 마나다', '행정부의 시녀인데 뭐 하려고 국회의원 뽑느냐'는 비판을 받고 정치개혁을 해서 '적어도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고 감독하려면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영국 등 나라의 예를 들어 국회의장이 당적을 안 갖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우리 국회의 가장 큰 문제이고, 제가 가장 괴로웠을 때가 바로 야당은 다수 의석의 힘으로 협의 없이 일방 처리를 주장하고 또 하고, 팬덤들이 그걸 요구하니까 팬덤 정치의 힘을 몰아서 하고, 또 여당은 좀 양보해서라도 국회에서 협의할 생각은 안 하고 심지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권유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이라며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 하던 얘기다. 그러려면 뭘 하러 국회의원이 됐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국가적 현안을 여야 간에 협의하라고 국민들이 위임한 기관 아니냐"며 "끝까지 협의해야 제대로 된 선진 민주정치의 모습인데, 우리는 경제력이나 국민들의 의식은 다 높은 수준에 가 있는데 정치인들만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의 정치를 한다"고 꼬집었다.
"국회의장은 사회자 아니야" "국회의장이 중심 잡아야" 중립론 반발
김진표 의장의 발언에 친명계 의원들은 "국회의장은 사회자가 아니다" 다시 반박에 나섰다.
우원식 의원은 7일 오전 CBS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은 단순한 국회의 사회자가 아니다"라며 김 의장의 '중립성' 강조를 일축했다.
이어 "국회를 원만하게 끌어가기 위해서 양쪽의 의견을 듣는 중립적 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회의장의 제1책무는 국민의 권리, 국민의 안녕을 책임져야 하는데 지금 그게 너무나 많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 의원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차기 의장 후보들의 '중립성 무시' 선명성 경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선 "우리 헌정사에서 이런 정권이 있었느냐"라며 "국회를 정치검찰들의 압수수색 사냥터로 만들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입법권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면서 삼권 분립을 해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7일 "국회의 중심을 꽉 잡아줄 의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차기) 국회의장한테 요구하는 것은 민주당을 편드는 편파적 의장의 역할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진표 의장의 지적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들어서 국회의 입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9건의 거부권이 행사됐고, 20차례 정도 국회 압수수색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또, '결과적으로 (국회의장의 법안) 직권 상정이 늘어나 정국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냐'는 질문에 "우리가 뜻을 살펴야 할 곳은 대통령실이 아니고 국민"이라며 "여당 의원 중에도 이탈해서 (대통령실을 향해) 따끔한 목소리를 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의원도 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21대 국회 후반부에 윤석열 정권 1년 반 동안 약 20차례 국회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국회의장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쉽게 길을 터줬다"며 김진표 의장을 비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국회가 정치검찰의 사냥터가 됐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며 "22대 국회는 이런 점을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