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與원내대표 경선 '3파전' …정치권, 추경호 유력 전망
충청 이종배·TK 추경호·수도권 송석준 등 후보 출신지역 제각각 당선인 절반이 영남…친윤계 표심도 추 의원에 쏠려 초선 당선인들, “지역·계파 아닌 후보 비전·역량보고 뽑을 것”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3파전 구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친윤 영남권 후보인 추경호 의원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원내대표 경선에서 유권자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영남권 당선인들의 표심과 주류 친윤(친윤석열)계가 지지하는 후보가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원내대표 선출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후보 명단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이종배(4선·충북 충주), 추경호(3선·대구 달성), 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의 순서대로 기호 1번부터 3번까지 부여했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리는 당선인 총회에서 출마자들의 정견 발표를 듣고, 다음날인 9일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한때 단독 원내대표 출마설이 제기되었던 '찐윤''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5일 전격 불출마 선언을 했으며, 성일종 의원도 출마설이 돌았으나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충청 이종배·TK 추경호·수도권 송석준 등 후보 출신지역 제각각
최종적으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세명의 후보는 제각각 출신지역이 다르고, 친윤성향이지만 계파색은 옅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로 이종배·추경호·송석준 의원은 각각 충청, TK, 수도권 출신이다. 이들 후보들은 장·차관급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기호 1번>을 받은 이종배 의원은 충북 음성군수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행정비서관, 충북 행정부지사를 지냈고, 충주시장을 거쳐 2011년 6월부터 8월까지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4년 충북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 19대부터 21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21대 국회 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선언문을 통해 "야당과 과감하게 협상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며 "거대 야당의 폭주 속에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는 연습이나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22대 총선 당선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는 "거대 야당과 지혜롭게 합의하며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신뢰받는 보수, 실력있는 집권여당을 만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당선인 절반이 영남…친윤계 표심도 추 의원에 쏠려
<기호 2번> 추경호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수석실 행정관을 비롯해 재정경제부를 두루 거친 경제통으로 대구 달성출신 지역구에서 3선에 성공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내 요직을 맡아 일하기도 했다.
투표권을 가진 22대 총선 당선인 108명 중 영남권 인사는 지역구 의원 59명,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그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영남권에 연고가 있는 이들이 TK(대구·경북) 출신인 추 의원에게 표를 몰아주게 될 경우 다른 후보들에 비해 경선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추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추 의원은 경제관료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정부는 물론 국회와 당 요직을 맡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왔고, 원내수석부대표로 일할 당시 대야 협상에서도 원만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게 강점이다.
추경호 의원은 지난 5일 출마선언을 통해 "지난 22대 총선 이후 현재 우리 당은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유능한 민생정당, 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추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경제정책통으로서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친윤계 내부에서도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출마에 대해 찬반논란이 벌어지는 등 견해가 엇갈렸지만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친윤계 의원들의 지지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추 의원쪽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호 3번> 송석준 의원은 국토교통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의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윤석열 국민캠프에서는 기획본부장과 부동산정책본부장을 지냈으며,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지냈다.
송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소통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소통과 변화를 주도하고, 개혁 입법과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며 "야당과의 원만한 타협의 대화 정치를 복원하고 우리 당을 책임 있고 유능한 여당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지금 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는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고난의 길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한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당의 환골탈태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초선 당선인들, “지역·계파보다 후보 개인 비전·역량보고 뽑을 것”
한편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지역이나 계파보다 후보 개인의 비전과 역량에 대한 평가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44명에 이르는 여당 초선 당선인들의 경우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의원들과 어떤 접점도 없기 때문이다.
초선인 김재섭 당선인은 "친소 관계로 표를 던지기에는 세 사람 모두 잘 모른다. 선입관 없이 정견 발표를 들어보고자 한다"고 했고, 김용태 당선인도 "지역이 이번 선거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남이든 수도권이든 충청이든 마땅히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으신 분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여당 원내대표 선거의 향방은 8일 당선인 총회에서 열리는 원내대표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기점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