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재명 대표 연임' 눈앞...친명계 '또대명' 공론화, DJ 이후 처음
정청래 "이 대표 연임 대찬성" 장경태 "연임 결단해 달라" 박지원 "지금은 이재명 시간" 마땅한 경쟁자 없어.. 8월 전당대회서 합의 추대 가능성 국민여론 연임 찬성 44% 반대 45% 팽팽.. 민주 지지층 83% 연임 찬성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처음으로 당 대표직을 연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좀처럼 거론되지 않던 이 대표 연임론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로 점점 대세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지층과 지도부 및 친명계 의원들이 앞다퉈 '또 대표는 이재명'(또대명)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오는 8월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표 추대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회의장 경선에서 조정식·정성호 의원 등 친명계 인사들이 사퇴한 것도 이 대표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장을 친명계가 차지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연임 하게 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민주당에서 당대표 연임은 1995~2000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에 대해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는 찬성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정청래 "이 대표 연임 대찬성" 장경태 "연임 결단해 달라" 박지원 "지금은 이재명 시간"
이 대표의 연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쪽은 역시 당내 주류인 친명계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이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장악해 윤석열 정부에 경고장을 준 민심에 화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 대표 외에 마땅히 당권에 도전할 만한 인물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 연임 대찬성"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 연임이 정권 교체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연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2년 간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에 맞서 싸우기에 바빴다"라며 "당대표로서 그의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께서 개혁 국회를 위해 연임을 결단해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적 지지로 190석이 넘는 범야권을 만들어주셨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검법을 거부하겠다는 마이웨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 대표께는 가혹하고 힘들겠지만,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계속되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의 정적 죽이기 속에서 굳건히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이 대표가 아직도 할 일이 많으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부디 이 대표께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대표 연임을 결단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박지원 당선인도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다"라며 연임에 찬성 목소리를 냈다.
박 당선인은 13일 BBS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금 이재명 대표 연임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고 당내에서도 당대표 도전자가 없다"며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얘기를 해보면 '지금은 이재명 시간이다', 이재명 대표가 국민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며 당 안팎 분위기가 '이재명 연임'이라고 주장했다.
마땅한 경쟁자 없어.. 8월 전당대회서 합의 추대 가능성
이처럼 총선 압승을 발판 삼아 민주당 안팎에서 이 대표 연임론이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대표직 연임은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이 대표가 연임하게 되면 민주당에선 김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의 대표 연임이다.
이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당내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선을 벌이기보단 합의 추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용진 의원 등이 비명계 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분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차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경우에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를 받은 뒤 복권이 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없는 탓에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이 대표는 최근 들어 참모들에게 대표 연임과 관련한 의견을 물으면서도 자신의 견해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는 이 대표가 당권 재도전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친명계 인사인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접은 것을 볼 때 이 대표가 연임 의지를 굳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차기 대권을 겨냥하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서 대표직을 연임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인데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까지 친명계가 차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에 내부 정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도 총선으로 당심과 민심을 확인했다며 다수 의석을 활용해 민생과 개혁을 투트랙으로 입법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양한 목소리가 혹시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는데 제가 단독으로 출마하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똘똘 뭉쳐서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는 정말 힘 있는, 실천하는, 행동하는 민주당을 기대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소통하지 않는 것 아닌가는 염려는 안 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 대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이 대표는 오는 15일까지 휴식에 들어간다. 이 대표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반적인 검진과 시술 등을 위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일주일간의 휴가를 맞게된 이 대표는 직후 당원들과 만나는 전국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오는 18일에는 광주, 19일에는 대전, 23일에는 부산을 거쳐 전국의 당원들을 만날 계획이다.
국민여론, 연임 찬성 44% 반대 45% 팽팽.. 민주 지지층 83% 연임 찬성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8~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ARS)에게 '이재명 대표의 연임'에 대해 물은 결과 '연임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5%, '연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집계됐다. 이밖에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연임 찬성 여론이 높았던 반면 무당층에서는 반대 응답이 찬성보다 20%포인트(p) 이상 많았다.
정당 지지도 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연임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3%, '연임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12%였다. 차이는 71%포인트(p)로 컸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선 연임에 반대하는 응답은 47%, 연임에 찬성하는 응답은 25%보다 더 크게 집게뙜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과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꽃이 진행한 정례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전화면접)에서는 이 대표 연임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7%, '공감한다'는 44.5%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76.2%)과 조국혁신당(67.0%), 진보당 지지층(61.2%)은 '공감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