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백서, 개인에 책임 추궁안돼…한동훈 사퇴로 정치적 책임 봉합"

황우여 “백서 작성은 독립적으로…총선 책임의 주어는 ‘당’” 조정훈 “아무것도 안하면 영남 자민련行…서울 보수 다시 세울 것”

2024-05-14     임희택 기자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의에 참석해 조정훈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희택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3차 회의에서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고 당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은 봉합하자"고 밝혔다. 특위 차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가 한동훈 원톱체제, 이조심판론 등의 효용성을 묻는 질문을 포함한 것을 두고 한 전 위원장 개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황 비대위원장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4·10 총선 패배 원인을 진단할 총선백서 작성을 앞두고 있다. 총선백서 특위는 국민의힘 비대위가 13일 특위 발족을 의결하면서 이날 공식 출범했다.

황우여 “백서 작성은 독립적으로…총선 책임의 주어는 ‘당’”

황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3차 회의를 찾아 "주어를 당으로 해서 당이 이렇게 이렇게 했는데 여긴 이런 문제가 있고 이런 결과 나왔다고 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제3차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와 서울 지역간담회를 열고 총선 백서 작성에 관한 당의 입장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백서는 독립적으로 작성될 것이며 정치적 책임 추궁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총선백서의 의미를 두고 “다음 선거 때 당 지도부가 볼 수 있는 ‘지침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작성 방침에 대해선 “(총선백서 작성에) 저 자신은 전혀 개입을 안 하겠다. 독립적으로 예전에 조선왕조실록을 만들 듯 해달라”며 “지금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비밀문서로 (작성)해도 좋다. 다음 선거 때 아니면 다음 지도부만 보도록 해서 늘 우리의 지침서가 되는 참으로 보람 있는 백서를 더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책임에 대해선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고 책임은 당대표(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보완하자”는 당부를 덧붙였다.

그는 이어 “주어를 당으로 해서 당이 이렇게 이렇게 했는데 이런 이런 문제가 있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식으로) (서술)해야 (백서를) 받아들일 수 있고 또 (패배 분석이) 해결될 것이라는 말씀을 나눴다”고 밝혔다.

조정훈 “아무것도 안하면 영남 자민련行…서울 보수 다시 세울 것”

조정훈 위원장(서울 마포갑·재선)은 총선백서의 목적을 “다시는 지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국민의힘이 영남 자민련이 되간다고 했다. (이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울 보수를 다시 세워야 된다. 서울에서부터 인정받고 지지받고 투표 받을 수 있는 국민의힘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비대위원장의 이날 당부에 대해 조 위원장은 “백서를 미래지향적으로 써달라는 주문은 수용할 수 있다”며 “총선백서가 당을 분란 시키고 혼란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비밀문서로 작성할 가능성에 대해선 “(총선백서를) 전부 공개할지 일부(만)공개할지에 대한 정무적 판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백서 주어 문제에 대해선 “당을 주어로 만들어야한다는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대충 검토하고 넘어가는 백서를 만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총선백서 특위는 지난 총선 출마자와 당직자 등을 대상으로 총선 패배 원인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 대해선 “어제로 저희가 시작했던 총선백서 설문조사를 마감했다”며 “오늘부터 설문조사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늘은 이제부터는 전국을 돌면서 각 지역의 의견을 경청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 결과를 언급한 조 위원장은 “서울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37대 11로 야당에 ‘완패’했다.

그는 “본선 마지막 날까지 진력을 다해야 천 표 차이로 이기는 곳이 서울”이라며 “서울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면 경기도에서 이길 수 있고 충청에서 이길 수 있고 언젠가는 호남에서도 이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총선 패배 원인과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뼈를 때리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선거에 직접 뛰었던 생생한 이야기, 당의 구조, 당원 조직의 구조, 노령화되는 지지층, 40·50대의 경향성, 늘어나는 수도권 인구,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아쉬움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조심판론에 대한 의견도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엔 “그 이야기도 있었다”며 “오늘 (서울 지역간담회에) 오신 분들이 설문조사 참여 대상자들이었기에 왜 이런 답을 했는지 추가설명이 거침없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지난 총선 당시 서울 마포갑에 출마, 48.3%의 득표율을 기록해 47.7%를 얻은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0.5%포인트 차 신승을 거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김용태 당선자(경기 포천가평·초선)가 비대위원직에 전념하기 위해 총선백서 특위 위원직에서 사퇴했음을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