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당대표가 국회의장 결정은 잘못…秋 발언, 민주당 관행 깬 것”

“조정식·정성호 사퇴, 어떤 권유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 秋 "당심(黨心)이 곧 명심(明心)이고, 명심이 곧 민심(民心)"

2024-05-14     임희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23년 9월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 우상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폴리뉴스 임희택 기자] 4선 중진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4선)이 13일 조정식·정성호 후보의 국회의장 후보 사퇴를 두고 “어떤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추미애 후보를 국회의장에 옹립하기 위한 명심 ‘교통정리’를 두고 당내 민주주의 실종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는 추미애(65·경기 하남갑), 정성호(62·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조정식(60·경기 시흥을), 우원식(66·서울 노원갑, 이상 기호순) 후보가 등록했으나 지난 11일 조정식·정성호 후보가 잇달아 사퇴했다.

“조정식·정성호 사퇴, 어떤 권유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

우 의원은 이날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중진 의원들이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며 “민주당은 상향식 공천, 당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당”이라며 “의원들의 판단에 맡겨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추 당선자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철 등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나온 분이 이런저런 정치적 쟁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삼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두 분이 아무리 봐도 어려워서 레이스를 하다가 ‘안 될 것 같다’해서 드롭했다(면) 본인의 자유”라며 “그런데 지금 언론 보도를 보면 자꾸 누가 관여했다, 누가 전언을 했다, 누가 이런저런 이유로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 이런 보도 (내용)은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국회의장 선거에 대해 그는 “이러저러한 당내 세력이 밑에서 이런저런 논의도 하고 고민도 할 수 있다”면서도 “국회의장 선거에서 정치 연설이나 유세를 뺀 것은 (국회의장 경선을) 일반적 경선으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국가 서열 2위를 선출하는 이 과정을 당내 일반적인 다른 선거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여러 가지의 노력과 지혜가 있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연설회가 없다. 토론회도 하지 않는다. 국회 어른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 선거가 과열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과열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과열이라고 하지만 무슨 다툼이 벌어졌거나 네거티브가 진행됐거나 하지 않았다”며 “다만 제일 많이 나왔고 나오신 분들이 이 대표와 친한 분들이다 보니 (정치권이) 그런 표현을 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원은 추 후보와 이 대표의 교감에 대해선 “이 대표도 한 표가 있지 않은가. 한 표 공약 차원에서 통할 수 있고 또 이런저런 지원을 부탁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부탁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국회의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선 자체만 유독 이런저런 얘기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며 “적절치 않아 보이고 민주당의 오랜 관행과 관례를 깬 거라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구성 전망에 대해선 “박찬대 원내대표의 능력에 달린 문제”라며 “우리가 전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결국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일부를 양보했다”고 말했다. 

秋  "당심(黨心)이 곧 명심(明心), 명심이 곧 민심(民心)" 

이에 앞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13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내 '추미애 의장 추대론'이 '명심'이라는 이야기가 많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개혁 정치가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마음일 것"이라며 "당심(黨心)이 곧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이고, 명심이 곧 민심(民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당선자는 "강요가 있었거나 또는 인위적인 교통정리가 있었거나 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들 사이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기류가 형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 같은 주장과 달리 친명계의 의견이 선거 판세에 지나치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했던 조정식·우원식·정성호 의원 중 조 의원과 정 의원이 중도 사퇴한 데에 친명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추 후보는 또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에서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장 선거가 과열되다 보니까 우려가 많은 것 같다. (이 대표가) 나한테만 ‘잘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우상호 의원은 지난 4·10 총선에는 불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