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몸푸는 한동훈 '당권 도전' 가시권, 변수는 전대 시기·룰과 윤심.. 檢 '한동훈 라인 전면교체'로 견제

한동훈, 사퇴 후 비공개 정치 행보 재개.. 도서관 목격담에 원희룡과 만찬도 친윤, 조기 전당대회로 한동훈 출마 봉쇄 시도.. 현행 당원 100%룰도 고수 유승민 "당원 100% 때문에 당 망해" 안철수 "당심 50% 민심 50%로 가야" 국힘 지지층 48% "차기 당 대표 한동훈" 검찰 내 한동훈 라인 대거 좌천·사직.. 尹 견제 본격화? 진중권 "제2의 윤-한 갈등.. 사실상 김건희 대 한동훈의 전쟁" 김근식 "한동훈 당대표 당원들 기대" vs 박수현 "민주당은 땡큐"

2024-05-15     김승훈 기자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비공개 정치 행보를 시작하자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심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하고 있으나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전당대회 시기 및 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는 총선 패배 책임론을 앞세워 한 전 위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 또, 최근 검찰 인사에서도 김건희 여사 수사에 앞장서던 '한동훈 라인'이 사실상 좌천되며 '한동훈 지우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윤심은 한 전 위원장에게 있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동훈, 사퇴 후 비공개 정치 행보 재개.. 도서관 목격담에 원희룡과 만찬도

최근 한동훈 전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하고 있다.

비대위원과 사무처 당직자들과는 식사 자리를 가졌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 요청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 8일 MBC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사저가 있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분리수거장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소유로 추정되는 책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보도하자 곧바로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한 전 위원장 목격담이 퍼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사실도 공개됐다.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총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비대위원과 비서실장, 당직자들을 제외하고 정치인을 만나 식사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원 전 장관이 처음이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잠재적인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전당대회 시기 및 선출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변수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좌우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 조기 전당대회로 한동훈 출마 봉쇄 시도.. 현행 당원 100%룰도 고수

현재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가 늦어질수록 한 전 위원장의 등판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초 6월말 또는 7월초가 거론됐지만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6월말 전당대회에 선을 긋고 있다. 다만 황 위원장이 운을 띄운 8월 전당대회는 한 전 위원장 출마를 우려한 친윤계의 거센 견제로 사실상 물건너 분위기다.

성일종 신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0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당헌·당규에 맞춰서 가능하면 시기를 빨리 맞추는 것이 맞다"며 "행정적으로 꼭 거쳐 가야 할 일들을 계산해 보면 6월까지는 불가능해 보이고 7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 주류인 친윤계가 만든 '당원 100%'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규정 개정 여부도 한 전 위원장 등판 시점을 가늠할 잣대로 꼽힌다.

전당대회 룰 개정은 당권 주자들의 행보와도 밀접하다. 100% 당원 투표만으로 뽑는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한 전 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당선인, 안철수 의원처럼 윤심과 거리가 있는 인사들은 불리하다는 평가다.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에서 "정통성 있는 지도부가 룰을 고쳐야 한다. 당원의 총의에 따라서 선출된 지도부가 당원의 뜻을 물어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 그때 하는 것이 옳다"며 전당대회 룰 개정을 반대했다.

유승민 "당원 100% 때문에 당 망해" 안철수 "당심 50% 민심 50%로 가야"

국힘 지지층 48% "차기 당 대표 한동훈"

반면, 비윤계 당권 주자들은 민심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4일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요구한 당원 100% 전당대회 룰(규칙) 때문에 당이 망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당원투표 100% 규칙은 2022년 12월 윤 대통령이 요구했고, 당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며칠 만에 뚝딱 바꿔버린 것이다. 그 이후 당이 흘러온 과정을 보면 2023년 3월 전당대회에서 뽑은 김기현 대표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쫓아냈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사실상 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았느냐"며 "그 일련의 과정이 당이 망하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투표 100%로 당이 망했고,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 모든 게 1년 몇개월 사이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에 그것만 보더라도 전당대회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건 너무나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인터뷰에서 "100% 당원은 이번 108석 결과로 실패한 것"이라며 민심 50% 당심 50%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다음에 뽑힐 대표는 총선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사령관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당원뿐만 아니라 무당층들에서도 이름이 알려지고 그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사람이 나오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윤계와 원외에서 민심 반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현행 비대위원들은 '친윤'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는 점에서 당원투표 100% 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 상으로는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뉴시스가 지난 8~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28%,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3.1%포인트(p)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다.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후보별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 한 전 위원장이 48%를 기록했다.

비윤계 "한동훈 선발투수 역할해야" "출마로 기운 듯"

당내 비윤계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조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의미있는 전당대회가 되고 기대를 가질 수 있는, 희망이 있는 전당대회가 되려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는데 그에게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직책에 따른 형식적 책임이 있을뿐 실질적 책임은 따로 있다"며 "정치 초년생인 그에게 선거에 임박해 치어리더가 아니라 총사령관을 맡긴 것부터 애초에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지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 정치에 뜻이 있고 당과 국민에 대해서 소명의식이 있다면 이제 그 역할에 출사(出仕)해야 한다"며 "총선 때는 구원투수로 출전했다가 패전처리투수로 끝냈는데 이제는 선발투수, 주전투수로 나서야 한다"고 적었다.

조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은 당의 쇄신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확실히 보여주고 그것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의 출마가 전당대회에 쇄신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기폭작용을 하기를 기대한다. 총선패배에 대해서 일말의 책임이 있다면 그것 역시 당원과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민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방송된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진두지휘한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전당대회는 나가지 않는 게 자연스럽다고 본다"면서도 "한 전 위원장이 어수선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딱히 반론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제 생각에는 한 전 위원장이 표명은 안 했지만 마음은 (출마 쪽으로) 기울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으로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데 공격까지 받으면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또 지치고 상처받을 수 있다"며 "나간다면 '각오하고 나와야 한다. 상처 입더라도 상처를 견뎌내고 뚫고 나가야 한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경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총선 패배 책임은 구성원들이 다 가지고 있다"며 "패배 책임과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검찰 내 한동훈 라인 대거 좌천·사직.. 尹 견제 본격화?

진중권 "제2의 윤-한 갈등.. 사실상 김건희 대 한동훈의 전쟁"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20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고, 현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친윤 인사였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이종섭 전 장관·황상무 전 수석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윤-한 갈등이 반복되며 사실상 '비윤' 노선을 걷게 됐다.

이후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윤 대통령의 견제가 본격화 되고 있다.

최근에는 법무부가 검사장급 이상 39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해 중앙지검장을 포함한 6명의 고검장 및 17명의 신임 지검장을 새로 임명했는데 특히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송 지검장뿐만 아니라 1·2·3·4차장검사가 이번에 검사장으로 전원 승진하면서 지휘라인이 모두 교체됐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법무·검찰 핵심 보직에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이 자리를 옮기면서 '친한 색채'가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특수 트로이카'라 불렸던 주영환 부산고검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임명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4일 "이건 제2의 윤-한 갈등일 뿐 아니라 사실상 김건희 대 한동훈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진 교수는 이날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이번 인사 교체는 표면적으로 이원석 검찰총장 대 윤 대통령 갈등이다. 그런데 이 총장은 한동훈 전 위원장과 가깝고, 윤 대통령 뒤엔 수사를 못 받겠다고 버티고 있는 김 여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이젠 출마할 확률이 출마하지 않을 확률보다 높아졌다. 본인도 출마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마를 결심하는 시점으로는 조정훈 의원이 이끄는 당내 '총선 백서 특별위원회' 결과가 나올 무렵을 지목했다.

그는 "당 대표에 출마하려는 조경태 의원이 백서로 총선 패배를 '한동훈 책임'으로 만들고, 그 공으로 윤 대통령‧홍 시장과 연대해 힘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조 의원은 '내가 당권, 홍 시장 당신은 차기 대권'이라는 계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따라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분수령은 백서 발간이 될 것 같다"며 "백서 특위가 만일 총선 참패 원인을 민심과 동떨어진 '한동훈 책임'으로 결론짓는다면, 한 전 위원장은 '내가 당 대표에 출마에 국민들 평가를 직접 받아보겠다'며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아주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밝혔다.

다만 진 교수는 "당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등에 업고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려는 사람들이 많고 또 한 전 위원장은 당내 교두보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며 "어느 정도 상처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식 "한동훈 당대표 당원들 기대" vs 박수현 "민주당은 땡큐"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해 대체로 민주당은 "민주당에는 땡큐"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원들 지지가 높다"는 점에서 당이 결집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수현 민주당 당선자는 '만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생하면 민주당에는 환영할 일이냐'라는 질문에 "(민주당 측에)크게 손해 될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왜냐하면 현재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와 견줄 만한 경험과 철학적 기반과 또 정치인으로서 겪었던 그런 많은 우여곡절이 가져다주는 어떤 안정감과 이런 것들이 반짝하기는 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재명 대표와 견줄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아마 당원들 지지가 높게 나온다 이렇게 본다"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친윤 대 또 반윤의 싸움이 되면 우리 당은 망하는 거다. 당이 이 상황에서 친윤 후보를 옹립한다고 하면 이것도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반윤 후보가 등장해서 당을 갈아먹겠다고 하면 그것도 안 되는 거 아니냐"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친윤도 반윤도 아니면서 대통령에게 충성스러운 문제 제기가 가능한 인사는 한 전 위원장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그런 면에서 친윤도 해서는 안 되고 만약에 반윤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대통령과의 이른바 오래된 신뢰 속에서 디커플링이 가능한, 탈동조화가 가능한, 차별성이 가능한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서 저는 당원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