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 '천아용인' 신경전, 천하람 "주류에 맞추는 김용태" 김 "친윤과 싸워봤나"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분명 지난해까지만 해도 둘도 없는 동지였는데 이제는 여와 야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천아용인'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에 남은 김용태 당선인과 이준석과 함께 개혁신당에 합류해 처음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천하람 당선인이 매스컴을 통해 간접으로 설전을 주고 받았다.

포문은 천하람 당선인이 먼저 열었다. 천하람 당선인은 김용태 당선인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한 것을 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천 당선인은 지난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보면 아무 것도 바꾸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총선에 참패를 하고 난 다음에는 낙선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며 특히 수도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낙선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전주혜 의원이 수도권 낙선자이긴 하지만 주류에서 예쁨을 받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얘기가 문제가 됐다. 천 당선인은 "첫목회나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낙선자들을 넣어야 하는데 김재섭 당선인이 아니라 김용태 당선인을 넣은 취지가 무엇이겠느냐. 주류에 저항하지 말고 가자는 것"이라며 "김용태 당선인과 개인적으로 잘 지내고 앞으로도 협력도 잘하겠지만 소신파 느낌만 내는 것 같고 그것을 본인의 자산으로 삼는 것 같다. 살짝 소신 있는 느낌을 주면서도 채상병 특검이나 대부분 이슈들을 보면 결국은 주류를 거스르지 않는 결론을 낸다"고 비판했다.

또 천 당선인은 "김용태 당선인은 천아용인 출신이기 때문에 더더욱 주류들의 미움받는 쪽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고 이준석 대표, 천아용인의 나머지 사람들과는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것 같다"며 "김용태 당선인의 지역인 포천·가평은 영남에 가깝다. 그래서 약간 젊고 소신파 느낌 나는 김용태 당선인을 넣어 실제 쓴소리를 할 것 같은 김재섭 당선인이나 다른 낙선자들을 뺀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하람 당선인은 지난 14일 SBS 유뷰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도 김용태, 김재섭 당선인에 대해 "이준석처럼 쓴소리 했다가 주류에서 버림받고 당에서 쫓겨나는 것 아니냐는 트라우마 같은 것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단언하건데 아무나 이준석이 될 수가 없으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김용태, 김재섭 당선인이 아무리 세게 나와도 이준석 엔딩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천아용인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에 남은 김용태 당선인은 발끈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천하람 당선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언론의 우려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비대위원을 수락할 때 배경은 주류 저항 여부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며 "보는 프레임이나 시각에 따라 나를 친윤, 비윤으로 계속 규정하는데 그런 부분은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친윤도 비윤, 반윤도 아닌 친국민"이라며 "어느 대통령이 오더라도 나는 그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환경이 여당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국민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당선인의 발언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더욱 격해졌다.

김용태 당선인은 "(천하람 당선인은) 당 혁신에 실패해서 떠난 사람이다. 또 당이 어려울 때 당이 반성하고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여러 당직을 제안했던 적이 있는 등 누구보다도 국민의힘에서 혜택을 누린 사람"이라며 "지금도 마찬가지고 누군가를 조롱하고 비난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것이 혹시 그 사람들이 말하는 개혁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또 천하람 당선인은 친윤과 실제로 싸워보고 그런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김용태 당선인은 "방송에서 평론하듯이 누군가 조롱하는 것이 정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우려된다"며 "정치인이면 정치인답게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반격했다.

김용태 당선인과 천하람 당선인은 인터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친하다는 것을 애써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의 국회의원으로 초선에 성공, 여의도 국회에서 서로를 상대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운명에서 보듯 이젠 적으로 만나야 할 운명이다. 한때 천아용인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힘의 소장파 또는 소신파라는 평가를 받았던 두 정치인의 상황이 아이러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