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헌은 절대자가 결단 내려야…윤 대통령, 권한 내려놓는 용기 필요"
"87년 헌법체제 한계성과 모순점…일방주의적 대통령 견제 방법 포함해야" "5.18 정신 헌법전문 포함 찬성하지만 이를 위한 원포인트 처리는 반대" "개헌선 확보하면 오히려 대선국면 돼 더불어민주당에서 개헌 반대할 수도" "한동훈, 권한 막강했던 비대위원장 제대로 못했는데 대표 잘 할지 의문"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이 갖고 있는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는 등 절대자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987년 헌법체제의 한계성과 모순점을 지적하며 개헌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최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의사를 보내면서도 원포인트 개정이 아닌 완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개헌은 국민투표도 거쳐야 하는 어려운 절차다. 개헌할 떄는 6공화국에서 드러난 한계성을 다 담아서 개헌해야 하는 것이지 전문개정 정도의 개헌을 따로 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1987년 헌법체제라는 것이 다음 대통령 선걱 되면 40년 된 체제가 되는 것인데 한계성과 모순점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개정 전문만 원포인트로 처리하자고 하는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 대표는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개헌은 4.19와 같은 혁명이나 권력자가 국민의 뜻을 두려워해서 개헌을 스스로 결단하게 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6.29 같은 경우에서도 보듯 절대자가 결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보통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권력 누수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개헌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것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표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켜 행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임기 단축 개헌 얘기도 이미 나왔지만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헌하는 것은 대통령 결단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감사원장 지명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는 행정부가 폭주할 때 (견제가) 안 된다. 미국처럼 의회 밑에 감사원을 배속시키면 행정부 견제가 가능할 것이다.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과도 몇 번 얘기를 나눴는데 견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2대 국회에서 개헌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개헌을 추진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호응이 있을 수 있는데 오히려 그 때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200석에 도달하면 다음 대선을 바라보게 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식물 상태인 상황에서 자신이 다음 대선주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권한이라 생각하고 권한 축소하는 것을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위원장, 국민의힘 전당대회 나오면 안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이 대표는 "나올 명분이 없다. 패장이 다시 선거에 등장해 휴지기간 없이 선거를 지휘하던 사람이 당의 혁신을 꾀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이상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대표로서 일 처리를 잘할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봤다.
이 대표는 "정당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총선 직전 비대위원장이다. 비대위원을 다 뽑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독재관 같은 것"이라며 "막강한 권한을 가질 때 당 지지율 올리지도 못헀고 혁신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선출도는 당 대표는 앞으로 2년 동안 선거도 없기 때문에 가장 흐물흐물한, 가장 아무도 말 안 듣는 대표가 되고 최고위원은 개성 있는 사람들이 선출될 것"이라며 "갑자기 비대위는 못했는데 대표는 잘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한동훈 전 위원장의 역량을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더라도 장외 집회는 반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야6당이 장외집회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 대해 개혁신당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실정으로 누적된 여러 불만사항들이 여름이 되면 터져 나오는 시기가 있다"며 장외집회 가능성을 점쳤지만 "개혁신당은 아직 거기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 정치 영역에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거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인데 아직은 정치에서 해결할 영역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또 이 대표는 파워풀 대구 축제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났다며 "홍 시장은 자신이 자유한국당 대표를 했을 때 본인 주변 인사, 보수 전반의 인사를 거의 천 명 가까이 저인망식 수사를 했다고 체감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시 수사를 했을 때 조금 과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홍 시장은 자신이 보수의 본류이고 당이 어려울 때도 지켜왔는데 그걸 무너뜨리려고 했던 사람이 누구냐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있었지만 보수를 지켰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한동훈 전 위원장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총선에서 졌다는 점에서 평가를 박하게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 지켜보며 5.18 갈등 소재 안된다고 생각"
한편 이준석 대표가 지난 15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해 995개의 묘비를 모두 닦은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이 대표는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 시위에 직접 참여를 했었는데 당시 시위하는 사람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둥어로 번안해서 부르는 것을 보고 5.18이 어떤 의미인가를 깨달았다"며 "홍콩 민주화운동에서 그들이 광주를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더이상 5.18이 갈등의 소재가 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이번 총선 공천에서도 국민의힘이 5.18 관련 논란을 빚은 인사가 TK(대구경북)지역에 공천되는 일이 있었는데 역사가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공식 활동 재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도 "김건희 여사는 지금 문제되는 이슈들이 본인에 의해 파생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며 "김건희 여사가 활동 중단했을 때도 대통령실의 설명이 있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말이 없어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