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3석 개혁신당, 22대 국회 캐스팅보트 존재감 예고.. '등거리정치' 행보에 국힘·민주는 '러브콜'
대통령실, 개혁신당 전당대회 찾아 尹 축하 화환 전하며 "소통하자" 황우여 "우리 당은 친정.. 크게 봐서는 같은 길" 이재명 "개혁신당도 야당.. 더 나은 미래 위한다는 점에서 양당 차이 없어" 개혁, 채상병특검법 처리 야권과 연대.. 장외투쟁은 불참하며 거리두기 범보수연대-범야권연대 줄타기.. 허은아 "개혁신당만 정상" "개혁신당 대통령 만들 것" 김능구·장성철 "이준석, 보수의 창조적 파괴 이끌며 차기 대선 준비해야"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신당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원내 3석에 불과한 꼬마정당이지만 각종 특검법안을 비롯한 쟁점 법안의 운명이 개혁신당 손에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9일에는 대통령실이 개혁신당 전당대회에 축하 화환을 보내며 더 많은 소통을 약속했고,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개혁신당을 향해 협조와 공조를 요청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개혁신당은 야당"이라며 정부 비판에 함께하자고 손을 맞잡았다.
이런 가운데 개혁신당은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장외투쟁에는 나서지 않거나 김건희 특검법이나 개헌에 대해서 다른 야당들과 견해차를 보이는 등 여야 '등거리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에 22대 국회에서 개혁신당이 '범보수연대'와 '범야권연대' 사이에서 보일 존재감에 관심이 모아진다.
개혁신당, 특검법 재표결·대통령 탄핵 국면서 캐스팅보트 역할 기대
대통령실, 개혁신당 전당대회 찾아 尹 축하 화환 전하며 "소통하자"
개혁신당은 3석에 불과한 소수 정당이지만 22대 국회 개원 시 한바탕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에게는 반드시 연대해야 할 존재이다.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108석에 그친다. 민주당(175석)과 조국혁신당(12석), 개혁신당(3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 등 범야권이 192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현재 의석수만으로 민주당 단독 법안 처리가 가능하며, 조국혁신당과 힘을 합치면 패스트트랙도 가동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거부권 행사를 이어갈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재표결할 때는 재석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 경우 개혁신당의 3석이 재표결 가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108석을 가진 국민의힘 단독으로도 부결을 시킬 수 있지만 저지선이 8석밖에 안돼 안심할 수 없다. 당장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22대 개원과 함께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벼르고 있고, 대통령 탄핵도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개혁신당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축하 화환을 들고 개혁신당 제1차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홍 수석은 "서로 다름이 조금씩 있을 텐데, 이를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이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실의 역할"이라며 "개혁신당과 같이 혁신적인 분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신당에 계신 분들은 저와 함께 호흡했던 분들"이라며 "개혁신당이 우리나라를 위해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개혁신당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날 당 대표로 선출된 허은아 대표는 20일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상징적으로 문을 조금씩 열어서 소통하겠다는 정무적 판단을 하신 게 아닌가"라며 "애정을 직접 표현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전당대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혁신 의지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며 "개혁신당도 정부가 생각하는 부분에 일치하는 바에 대해서는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우리 당은 친정.. 크게 봐서는 같은 길"
총선을 전후해 서로 각을 세워왔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사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가 취임 인사차 찾아오자 "친정 같은 당으로서 개혁신당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이고, 약자와 어려운 곳을 돌보겠다는데 이념적으로 같은 입장"이라며 "정책이나 정치에 있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공조할 것은 공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허 대표는 "친정같은 곳이지만 찾아오기에 쉽지 않은 곳"이라면서도 "공정과 책임이라는 가치를 함께 연대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조금은 달라진 황우여 비대위원장의 국민의힘을 기대하게 되고 서로서로 협치하며 국민만 바라보며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응했다.
그는 또 "당내 3석밖에 없는 꼬마정당"이라며 "세 분의 의원이 본인이 원하는 상임위 갈 수 있도록 비대위원장이 신경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도 요청했다.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나온 황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동질성을 재차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요새 정당 방향이 디지털 정당이다. 아마 그런 쪽에 정당 역사상 좋은 모범을 보이리라 기대한다"며 "우리 당하고는 자유의 가치를 같이 공유하기 때문에 크게 봐서는 같은 길을 걷는다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정책적 연대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국민연금 개혁, 교육개혁, 노동개혁이 있는데 그게 진도가 많이 안 나갔다"며 "(연금개혁) 부분을 빠르게 연대해서 KDI에서 내놓은 연금개혁에 대한 것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훈훈한 모습은 허은아 대표와 나경원 당선인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허은아 대표와 나경원 당선인은 서로 "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허은아 대표의 시각에 100% 동의한다"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앞서 허 대표는 지난 16일 한 여성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다룬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백한 제2의 N번방 사건"이라며 "수년 전 수많은 여성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썼다.
이에 나 당선인은 허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 사건을 바라보는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시각에 100% 동의한다. 동일한 잣대의 엄벌, 이것이 핵심"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허 대표는 20일 나 당선인이 자신의 의견에 100% 동의했다는 기사를 첨부하며 "2018년 발의하셨던 비동의간음죄법에 '세심하지 못했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셨던 것도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 용기있고 당당한 분들과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이재명 "개혁신당도 야당.. 더 나은 미래 위한다는 점에서 양당 차이 없어"
개혁, 채상병특검법 처리 야권과 연대.. 장외투쟁은 불참하며 거리두기
그러자 민주당도 개혁신당을 향해 연대의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는 21일 오후 허 대표를 만나 "개혁신당이 현재로선 야권에 속해있기에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함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가 국민의 더 나은 삶,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애쓴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협력할 건 하고 함께할 건 하며 각자 가진 정치 신념을 조화롭게 추진하면 좋겠다"며 "언제나 기준은 국민으로 개혁신당이 민주당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 맞춰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허 대표도 "서로 협치할 수 있는 부분은 협치하자"며 "특히 채상병 사건에 대한 부분을 함께 협치하면서 국민들이 속상해하지 않고 행복하도록 함께 해나갔으면 한다"고 답했다.
또 "제1야당 대표께서 저희 당선인 3명도 잘 챙겨주면 좋겠고, 상임위(배정)도 잘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개혁신당은 민주당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허 대표는 "중요한 특검 통과를 위해 너무 특검이 남발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제안했고,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과 함께 정부의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으나 지난 21일 범야권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25일 예정된 범야권 집회 등 장외 투쟁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범보수연대-범야권연대 줄타기.. 허은아 "개혁신당만 정상" "개혁신당 대통령 만들 것"
김능구·장성철 "이준석, 보수의 창조적 파괴 이끌며 차기 대선 준비해야"
이와 같은 개혁신당의 행보가 범보수연대로 이어질지 범야권연대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은아 대표는 취임 후 일성으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개혁신당은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에 참패한 국민의힘은 참패 원인을 당내에서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총선 백서를 한 글자도 시작하지 못했고, 민주당은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집안싸움이 시끌시끌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직 개혁신당만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다"며 "창당 직후 총선을 치르느라 만들지 못했던 시도당과 지역 당협위원회를 정상화하는 등 수권 정당, 정상적인 정당으로서의 목표를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신당은 비정상인 정치권에서 가장 정상적인 정당"이라면서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허 대표는 "이번 제2기 지도부 선출이 보여준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그런(정상적인 정치) 기대와 열망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며 "비정상을 정상화할 정당, 가장 정상적인 저희 개혁신당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허 대표는 취임 수락 연설에서 "개혁신당 대통령을 반드시 탄생시키겠다"며 수권 정당 의지도 피력했다.
허 대표는 19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준석 같은 당 대표가 되겠다. 몸으로 실천하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결과로써 증명하는 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 '대통령을 만들 사람'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며 "수권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역사적 책임이다.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치 전문가들은 개혁신당이 보수 진영을 개혁하는 역할을 한다면 차기 대권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지난 8일 폴리뉴스 스튜디오에서 가진 '직언직썰'에서 김능구 대표는 "국민의힘이 창조적 파괴를 해야 보수가 살 수 있는데 이 부분에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노원을 떠나면서 선언문을 통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처절하게 이야기했다"며 "그 선언문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보수 정당을 창출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과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공격에서도 결국 살아남은 것이 국민들에게 각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성철 소장도 "(이준석 전 대표가) 2027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꿈을 버리지 않고 간다면 보다 더 큰 정치인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을 이끌 중요한 정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