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우원식 커밍아웃 "위험한 추미애 대신 안정적인 우원식 선택"

"국회의장, 당 구속력 벗어나, 동지들에게 아픔 줬던 정치인이 되선 안돼" "추미애 당선인, 열린우리당 창당 비판·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도 이력"

2024-05-24     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선 우원식(오른쪽)·추미애 후보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꽃다발을 들고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된 것에 반발하며 강성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수박'을 색출하겠다는 등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성환(3선, 서울 노월 을) 의원에 이어 이강일(초선, 충북 청주 상당) 의원도 추미애 당선인 대신 우원식 의원에게 국회의장 경선에서 표를 던졌다고 커밍아웃했다. 

그런데 이강일 의원은 추미애 당선인의 자질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었다. 우원식 의원도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말한 김성환 의원보다 한발 더 나아간 발언이다.

이강일 의원은 23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절대 다수 당원들의 뜻을 거스른 것에 대해 굉장히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양심에 따른 결정이었다.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국회의장은 국가권력 2위로 당 대표보다 더 큰 힘을 갖게 되며 당 구속력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이라는 것은 이변으로 판을 흔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배신이나 해당 행위, 개인의 영달이나 정치적 욕심 때문에 누군가를 공격하고 동지들에게 아픔을 준 이력이 있는 정치인이 결정 궈너한을 가진 자리에 오르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며 "현재 당원들은 추미애 당선인을 '탄핵에 앞장선 인물'로만 알고 있지만 열린우리당 창당 비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날치기 사건, 박근혜 영수 회담 사건, 문재인 정부 시절의 비화 공개 등 내게는 너무 위험한 정치인으로 큰 트라우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일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에게 큰 트라우마가 있는 이유 가운데 열린우리당 창당 비판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이강일 의원은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원과 창당발기인에 포함됐을 정도로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강일 의원은 갑자기 당원들이 한 사람에게 꽂혔다는 표현을 쓰며 집단지성이 자칫 어긋날 수 있는 방향으로 뻗어나갔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집단지성이 자칫 아돌프 히틀러나 모택동의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뉘앙스로 발언해 논란의 여지를 만들었다.

이 의원은 "집단지성 자체는 굉장히 진보적인 형태로 옳은 방향으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나치당에 의해 히틀러가 독재정권을 세우거나 홍위병에 의해 모택동이 중국을 휘어잡게 된 일처럼 인류의 역사가 다수에 의해 인권이 말살되고 독재가 횡행한 적도 있었다"며 "집단지성이라 할지라도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됐을 때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도 당원들이 집단지성을 만들 때 완급을 조절하면서 정말 옳은지 자문자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당원들의 뜻을 거역했다고 당원들의 의사를 묵살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경선 결과가 엇비슷하게 나왔다. 당원들의 의견이 현직 의원과 당선자들에게 투영되지 않았다면 표 차이가 크게 났을 것"이라고 밝혀 당원들의 뜻을 거스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 선출 시 권리당원 비중을 10%로 확대하면 나중에는 50%, 100%로 가게 되고 완전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그런 길도 좋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당원들의 의사가 당에 반영이 안 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원들은 마음이 아프겠지만 탈당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