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대통령, 감 떨어진 국민의힘" 22대 시작하자마자 거칠어진 이준석
"지지율 20%로 대통령 할 수 있는 것 없어…통치 스타일 안바꾸면 탄핵" "공수처 없어져야던 국민의힘, 특검 피하려 수사 기다리자는 모순 주장" "채상병 특검법 부결로 민주당이 상임위 장악해도 국민 저항 줄어들어" "어려운 상황 이겨내려면 대통령이 먼저 나서 임기단축 개헌 제의해야"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멍청한 대통령에 감이 떨어진 국민의힘"
22대 임기 시작과 동시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발언이 거칠어졌다. 채상병 특검법을 부결시킨 의원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서 결국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의원은 지난 29일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와 30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연속 출연하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채상병 특검법 부결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은 행위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에게 'T-익스프레스'를 탔다며 탄핵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수위를 낮췄다. 현재 드러난 것만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 외압 정황적 증거 나왔지만 아직 탄핵 언급 일러"
YTN 라디오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임기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당선인 신분이었던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사이에 세 차례 통화가 오갔다는 얘기에 대해 외압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이었다면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비화폰을 사용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평소 통신 보안에 굉장히 부주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우선 가능하다"며 "스모킹건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정황적 증거다. 대통령의 격노 여부를 갖고 많은 얘기를 하는데 개인전화로 세 차례나 연달아 통화를 할 정도면 뭔가 긴박한 상황이 존재했다는 방증이 된다. 대통령이 평상시와 다른 어떤 심기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아직 재판이 진행된 것도 아니고 수사가 마무리된 것도 아니어서 탄핵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다. 지금 단계에서 (탄핵이냐 아니냐) 어느 쪽에 가까운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 정도 가지고는 탄핵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탄핵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탄핵은 민주주의에 있어 아픈 지점이다. 대한민국 지도자를 뽑아놓고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 이준석 의원은 공수처의 수사를 기다리자는 국민의힘의 입장에 대해 급격한 스탠스 전환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공수처가 생긴 이래로 3년 넘게 '공수처는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조직이고 없어져야 될 조직'이라는 입장이었는데 지금 와서 갑자기 특검을 막기 위해 '공수처가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급격한 전환"이라며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원래 내 주장 그대로인 반면 특검은 인력이 전문화된 인력이 충분하다. 공수처가 느력이 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했던 주장이 거짓이고 공수처가 능력이 없다면 특검에 넘겨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어느 장단에 춤출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공수처가 계속 수사를 해도 대통령까지 수사 범위가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소추가 가능하지 않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하거나 그를 통해서 기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 받으면서 가장 많이 캐 들어갔던 것이 직권남용 같은 부분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 스스로 과거에 박 대통령 수사하면서 만들었던 논리를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증원 졸속처리한 멍청한 대통령, 지지율 20%대로 뭘 하겠나"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더 뼈아픈 비판을 이어갔다.
나걍원 의원이 신문방송인 편집인 모임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헌 논의를 해야할 것 같다"는 얘기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의원은 "대통령이나 주변 인사들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다선 의원으로서 굉장히 적절하고 확실한 이야기를 했다"며 "대통령이 통치를 지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지율 20% 받아도 할 일을 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생각일 뿐이다. 지지율이 20% 나오는 상황에서 뭘 한다는 것은 계속 반대에 부딪히고 여론이 싫어하는 상황 속에서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데 불가능하다. 나경원 의원도 그런 현실적인 한계점을 본 것"이라며 "20%대 지지율이 고착화되면 통치 불가 상황이 된다. 예전에 이명박 대통령도 (광우병 사태 때) 20% 지지율이 나오던 시절에 청와대 뒤에 가서 아침이슬 부르고 막 난리 나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또 서울대 강연에서 'some stupid person(어떤 멍청한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 의원은 "의대 증원 문제를 허접하게 처리했다고 했기 때문에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 맞다"며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평가하면서 멍청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하던데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러면 나한테 싸가지 없다고 평가하지 마시던가요'라고 얘기한다. 평가는 항상 자유로워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도 국정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1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있었고 사실상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것이고 통치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것이 당시 탄핵에서 감안되었다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총선 이후 20% 지지율이 간헐적으로 나오는데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고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한 경로를 걸을 수도 있기 때문에 통치 스타일을 바꾸는 것에 진정성 있게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조해진 전 의원이 보수층 지지층 하락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 쫓아낸 것이 뼈아프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의원은 "그거 모르는 사람 없다. 이제 조해진 의원 같은 사람이 용감하게 여권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지, 과거에 그랬을 때 그렇게 될 거라는 건 많은 사람이 예측했다"며 "오히려 지금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대권주자, 전당대회 주자 얘기가 나오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안철수 의원은 평소 자기 소신을 밝히지만 정작 한동훈 전 위원장은 아무 말이 없다. 직구에 대해서만 얘기할 뿐 특검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 그 사람한테는 직구가 특검법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차기 대권주자이자 당권 주자임을 자처하려면 용기와 소신을 보여달라는 일종의 주문이다.
"채상병 특검법 부결 소탐대실…민주당 일방통행 명분 줘"
한편 SBS에 출연한 이준석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표결을 부결시킨 국민의힘은 최악의 수를 뒀다며 소탐대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의원은 "21대 마지막이면 의원들이 지금까지 당한 것도 있고 여당 운영에 대해 한번쯤 반기를 들고 국민들이 바라는 선택을 해 줄 만도 한데 끝까지 민심과 반하는 선택을 했다. 이변 표결 결과는 국민의힘과 정부 쪽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본다"며 "결국 국민의힘과 소속 의원들이 감이 떨어졌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상임위원회를 민주당이 독식하고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인다고 해서 국민들의 거부감이나 저항감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데 국민의힘이 일종의 명분을 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표결은 하나의 표결이지만 앞으로 무수히 많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시행하는데 있어 민주당과 범야권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느 정도 국민 여론을 받아주는 모양새를 취했어야 했다. 이재명 대표 방탄 가지고 그렇게 욕하더니만 이번에는 거부권으로 (윤석열 대통령) 방탄을 한 거라 굉장히 좋지 않은 선택"이라며 "법사위를 비롯해 여러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독식하는 상황이 나오면 앞으로 패스트트랙이 더 빈번하게 통과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굉장히 좋지 않은 수를 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부결을 통해 민심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호의적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얻은 것은 하나 없고 잃은 것만 있다. 앞으로 정국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금개혁에 대해 일부 여당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이야기하는 등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 메시지는 낸다는 것은 여유와 자신감의 증거다. '협치하고 싶다, 나는 관대하다'는 이미지를 쌓아가며 민주당에 전술적 여유가 생긴 것이 여당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국 리드하기 위해 대통령이 임기단축 개헌도 고려해야"
이전에 SBS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임기 3년 남은 것이 맞느냐"고 반문한 적이 있는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려운 정국을 이겨내고 오히려 리드하기 위해 스스로 임기단축 개헌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겪고 있는 위기는 그대로 인정해야겠지만 그 위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누적된 수요가 있는 개헌에 대한 입장을 합리적으로 풀어낸다면 대통령과 여당 행보에 국민들이 다시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카드로 충분히 개헌을 활용해볼 수 있다"며 "만약 지금 여권이 개헌을 들고 나오면 권력분산 같은 야권의 어젠다에 대해 이재명 대표나 다른 야당 지도자들이 간과한다면 오히려 국면을 뒤집고 리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이 임기단축 개헌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이준석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 핵심지지층이라고 했던 자영업자층이 무너져서 가정주부나 무직은퇴층 정도만 지지가 많이 나온다"며 "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이 돌아섰기 때문에 여론지지층을 반전시키기가 어렵다. 여권이 이번 채상병 특검법 결과를 수치적으로라도 여권 승리로 여기거나 하면 안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