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 열고 '동해 석유' 대국민발표 지난 달 24일 출입기자단 만찬서 국정브리핑 도입 밝힌 바 있어

2024-06-03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 열고 '동해 석유' 대국민발표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처음 실시된 국정브리핑은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후 국정 쇄신 과정에서 계획한 국민 소통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1966년부터 해저 석유. 가스전 탐사를 꾸준히 시도해왔다”며 “그 결과 90년대 후반에 4500만 배럴 규모의 동해 가스전을 발견해서 3년 전인 2021년까지 상업 생산을 마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3년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사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며 “최근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는 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다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 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석유 가스전 개별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 이렇게 세 단계로 진행된다”며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 단계로 넘어갈 차례다.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오늘 산업통산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금년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24일 출입기자단 만찬서 국정브리핑 도입 밝힌 바 있어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하자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 달 24일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만찬 때 본인이 직접 국정브리핑 형식을 언급한 이후 따른 조치로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형식으로 현안을 설명한 것은 취임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기자들을 상대로 중대 현안을 직접 보고하는 국정브리핑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계획은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브리핑 시작 8분 전에야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일정을 공지했고, 내용은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브리핑장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남색정장에 연두색 넥타이 차림으로 브리핑룸에 들어선 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며 국민들에게 직접 동해안 물리 탐사 결과를 보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우측 옆에는 모니터가 설치됐고, 모니터에는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 추정 지점이 표시됐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일정 복귀를 위해 4분 만에 이석했고, 질문은 따로 받지 않았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국정 브리핑'이란 형식을 도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아쉽게 마무리됐는데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보다는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 도어스테핑이란 유례없는 언론 접촉 형식을 의욕 넘치게 도입했지만, 2022년 11월 18일을 끝으로 중단했고 이후 한동안은 언론과 아예 대면하지 않았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로는 직접 대통령실 인사를 발표하고, 기자회견과 출입기자단 만찬을 진행하는 등 언론과 만나는 기회를 차츰 늘려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현안을 언급한 것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 만으로, 앞으로도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직접 내용을 설명하는 국정브리핑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두루 묻는 기자회견도 계속하게 되겠지만, 국정 브리핑은 그보다는 한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걸 말씀드리고 질문도 받으려고 한다"며 "현안이 있을 때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보고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