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 '140억 배럴 석유' 발표에 '산업부 패싱·액트지오 회사 규모·천공 개입' 논란
尹, '포항 석유' 발표 산업부 패싱? "대통령실이 결정" 조국혁신당 "윤 정부 특기인 '주가조작' 의도 있다면 큰일"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美 액트지오, 연매출 불과 3천만원에 회사는 가정집? 액트지오 대표 "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 대통령 발표 2주 전…천공 "우리도 산유국 될 수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직접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일대에 대량의 석유·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이후 산유국의 기대감과 함께 각종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표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미리 조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능성에 불과한 것을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주가조작 시도라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이라고 소개한 미국의 액트지오(ACT-GEO)가 전문성을 갖춘 기업인지도 논란이다. 해당 회사의 주소지가 가정집이고 직원수가 소수인 것을 볼 때 전문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
여기에 이번에도 천공이 등장해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발표하기 2주 전 천공이 우리나라도 산유국이 될 것이라고 말한 강연 영상이 업로드된 것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이런 중대한 발표에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며 관련 가능성을 의심했다.
尹, '포항 석유' 발표 산업부 패싱? "대통령실이 결정"
조국혁신당 "윤 정부 특기인 '주가조작' 의도 있다면 큰일"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140억 배럴 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는 자원개발·에너지 관련 주무 부처인 산업부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경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 현안에 관해 발표할 수 있다는 설명을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발표 주제나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고, 시간(오전 10시)도 8분 전에야 공지됐다.
산업부 대변인실도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배석한 사실을 9시경에 인지하고 '해당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9시40분 기자들에게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산업부 쪽은 "대통령실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만 설명했다. 보기에 따라서 산업부가 패싱당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지난 주에 확정된 결과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어제(2일) 직접 대통령에게 탐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도 백브리핑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유출될 경우 투자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안을 엄중하게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 직후 증시에 상장된 자원개발 관련 주식은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흥구석유 등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다른 석유·에너지·강관 테마주인 중앙에너비스(29.5%)·대동스틸(27.91%)·하이스틸(19.91%)·대성산업(15.00%) 등도 급등 마감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뜬금없이 동해의 막대한 석유 매장을 들고나왔다"며 "시추 확인도 아닌 물리탐사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으로 발표할 사안이냐. 이런 발표는 100년 후 한국이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게다가 걱정되는 것이 또 있다. 혹시라도 윤석열 정부의 특기인 주가조작의 의도라도 있다면 정말 큰일"이라며 "이번 정보를 미리 확보한 자들의 장난질로 수많은 개미의 피 흘림이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美 액트지오, 연매출 불과 3천만원에 회사는 가정집?
액트지오 대표 "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
'140억 배럴' 가능성을 확인해 준 컨설팅 기업에 대한 부분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3일 브리핑에서 "2023년 2월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ACT-GEO)사에 물리 탐사 심층분석을 맡겼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동해 가스전 주변, 특히 심해 지역에서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2월 그간 축적된 동해 심해 탐사자료를 액트지오에 심층 분석해 줄 것을 의뢰했고, 액트지오는 지난해 말 포항 앞바다에 최소 35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 결과를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도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으로부터 신뢰성을 검증받는 등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쳤다"며 "액트지오가 수행한 작업은 자료 해석 단계에 해당하기에 향후 시추 작업을 통해 유가스 부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발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액트지오가 석유 탐사를 하기에 소규모 회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글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액트지오 본사 주소지를 검색하면 일반 가정집이 나오고, 현재 해당 부동집앞에 임대(for lease) 입간판이 서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 링크드인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2017년 설립됐고 개인이 운영하는 회사며 직원은 2~10명인 것으로 돼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석유공사는 해명에 나섰다.
먼저 아브레우 박사의 액트지오 재직 여부에 대해서는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의 소유주(Owner)이며 대외적으로는 고문(advisor) 또는 컨설턴트(Consultant)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석유공사는 아브레우 박사가 미국 뉴욕 거래소에 상장된 석유·가스 업체 엑손모빌에서 지질 그룹장을 지내면서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이며, 미국 퇴적학회장을 역임했다고 강조했다.
또 엑손모빌 재직 당시 최대 심해유전인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가 지난 2016년 설립된 이래 가이아나, 볼리비아, 브라질,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에서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한 점을 들어 전문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액트지오 소속 직원들 역시 엑손모빌, 셸, BP 등 글로벌 메이저 석유개발 기업 출신이어서 심해탐사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석유공사는 전했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의 직원 상주 근무와 관련해 "해당 회사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별로 협업하기 때문에 특정 공간에서 대규모 인원이 근무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는 탐사 해석 및 평가가 주된 업무이지만 인력 양성도 병행하고 있다"며 "'ACT'(액트)가 '아브레우 컨설팅 & 트레이닝'의 약자이기 때문에 설립 목적에는 컨설팅 업무 외 인력양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5일 연합뉴스는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대표가 "(액트지오는) 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이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상태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며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우리의 사업 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 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에서 일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며 "핵심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발표 2주 전…천공 "우리도 산유국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이 발표를 하기 2주 전 역술인 천공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논란이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 온 강연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앞으로 (산유국이) 된다"며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고 주장했다. 천공은 또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거기 손댈 수 있는 만큼의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다 일어나"라며 "그러니까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다. 대한민국은, 이 한반도는, 인류에서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공은 "이때까지는 성장한 것이고 기술도 기본 성장을 했지, 이 기술 가지고 앞으로 첨단으로 갈 때는 대한민국이 세계 1위 된다"며 "기술도 경제도 10년 안에 세계 1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공은 "지금 국민 소득이 3만5000불? 아이고 그것도 국민소득이라고...우리 국민 소득은 10만 달러, 20만 달러로 바뀐다. 10년 안에. 그러면 세계 1등이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달라진다. 빈말 하는 게 아니고 세계 1등 국가가 대한민국이, 한반도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대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브리핑대로 석유가 콸콸 나오면 좋겠지만, 정부가 발표한 탐사 자원량은 140억 배럴이 들어갈 수 있는 '그릇의 크기'"라며 "실제 무엇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는 나중에 확인해봐야 안다"고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어 "장밋빛 발표만 성급히 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런 중대한 발표에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