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단일체제·민심 20%' 한동훈 등판 조건 완성.. '어대한' 변수는 '윤심(尹心)'?

7.23 전대 예정...전대 룰, 당원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 단일지도체제 유지 한동훈, 페이스북 통해 현안 목소리.. 초선 의원 만나며 캠프 구성 나경원·안철수·윤상현, 한동훈에 일제히 견제구 날리며 출마 저울질 신평 "전당대회 때 친윤 뭉칠 것…한동훈 대항마, 황우여 가능성" 장동혁 "한동훈 출마, 정치적 책임 지는 모습" 이재오 "내 동생이라면 '그만두라' 할 것" 당 대표 당선시 윤과 관계 설정 관건.. 김재원 "尹과 관계 회복해야"

2024-06-13     김승훈 기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13일 현행 단일 지도체제(원톱)를 유지하고, 당대표 경선 시 민심을 20% 반영하도록 전당대회 룰을 개정하기로 결론 내렸다. 전당대회 일정은 7월23일로 예정된 상태다. 

전대일정과 전대룰 가닥이 잡히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키맨'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10 총선 기간 본인이 영입했던 인사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캠프를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임박해지면서 안철수·나경원·윤상현 등 다른 당권 주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 전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무리하게 당 대표에 도전하기보다 서울시장 등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친윤계 측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워 한 전 위원장의 당선을 저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대 룰, 당원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 단일지도체제 유지

국민의힘은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규칙을 현행 '당원투표 100%'에서 '당원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위가 전날 '당원 투표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안과 '당원 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안을 각각 올렸는데 비대위에서 8대2로 결론 낸 것이다.

국민의힘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후 "지난 전당대회 때 당원 100%를 했다가 이번에 크게 움직이면 제도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고, 당원들은 책임이 전혀 없고 저희가 잘못한 건데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과도하게) 축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여러가지 논의 사항 등을 고려해 8대2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당헌·당규개정특위는 지난 12일 당대표가 당의 인사 인사·조직·예산에 관한 결정권을 갖는 현행 단일 지도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또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 등 현행 방침 대부분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오는 7월 23일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단일지도체제와 민심 20% 반영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대위가 의결한 안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통과하면 확정된다.

한동훈, 페이스북 통해 현안 목소리.. 초선 의원 만나며 캠프 구성

전당대회 룰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유력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임박했단 평가가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 이후 올린 페이스북 글은 총 8개다. 한 전 위원장은 5월18일 정부의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 해외직구 금지 정책을 비판하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SNS 설전에 참여하며 SNS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엔 5월 30일 지구당 부활을 언급하며 여권에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6월7일엔 2002년 제2연평대전에서 전사한 고(故) 한상국 상사를 기리기 위한 책 후원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글을 작성하며 안보 이슈를 다뤘다. 바로 다음 날인 8일부터 10일까지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이미 캠프를 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지인들에게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지로 의견을 묻고 있으며 초선 김상욱(울산 남갑) 정성국(부산 부산진갑) 의원 등 원내, 원외 인사와 일대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여의도 정치 경험이 짧은 한 전 위원장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데 의원들과의 스킨십은 이를 보완하면서 세력화를 도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친한계' 인사들이 대거 최고위원에 출마할 가능성도 커졌다. 상대적으로 지도부 입성 가능성이 높은 청년·여성 몫 최고위원 후보군에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미 한동훈 캠프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다"며 "곧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나경원·안철수·윤상현, 한동훈에 일제히 견제구 날리며 출마 저울질

신평 "전당대회 때 친윤 뭉칠 것…한동훈 대항마, 황우여 가능성"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는 이번 전대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높은 지지율을 업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경우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 등 다른 당권 주자들이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단 이들은 일제히 한 전 위원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안철수 의원은 11일 저녁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최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를 비판했다.

안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뭘 고쳐야 하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국민을 위해 민생을 어떻게 살리겠단 미래 비전을 말씀하셔야지 무조건 야당만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가 바람직하다고 보느냔 질문에 "양쪽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총선 때 어떻게 됐든 지휘봉을 잡은 분 아니겠나.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총선 참패에 대한 결과를 충분히 성찰하고 (한 전 위원장이) 이런 부분들을 고쳐야 되겠다고 해서 결심하면 그 결단과 그에 따르는 결과는 본인이 다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그 결과로 지금 출마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안 의원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이 '당대표 출마에 대한 고민은 끝났냐'고 묻자 "생각해서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나경원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이 대표를 겨냥한 최근 대외 메시지에 "허망한 기대와 예상"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서 집행유예만 확정되어도 대통령직을 상실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치와 상식, 사법부 독립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에서나 기대할 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 본인, 그리고 '이재명의 민주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각들을 보라"며 "이미 영장 판사까지 골라서 지정하겠다는 특검법을 제출한 민주당은 노골적으로 사법부를 완전히 발밑에 꿇리려 하고 있다. 그런 '이재명의 민주당'이 집권까지 하게 되면, 과연 대한민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반문했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 연일 '보수혁신 대장정 세미나'를 열고 있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을 중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윤상현의 보수혁신 대장정 제9차 세미나'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우리 당의 의사 출신인 안철수·인요한 의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의료계와 정부 간 협상에 있어 중재자 역할을 하라고 제안했지만 한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당이 치르는 것이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당이 전면에 나서고 비대위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구를 날렸지만 당권 주자들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에 당권이 아닌 다른 경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나경원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친윤계가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할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평 변호사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지만, 친윤에서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4일 저녁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 승부'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반드시 출마할 것이지만 그 경우 친윤이 단일 세력을 형성해 하나의 대표자를 내세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승부가 이루어지지 않겠는가"고 한 전 위원장이 그저 먹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항마로는 "황우여 비대위원이 윤석열 정부가 상대해야 했던 어떤 대표들보다도 더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며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면 황우여 비대위원장을 차기 당대표로 옹립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않겠는가"고 '황우여' 카드를 내밀었다.

장동혁 "한동훈 출마, 정치적 책임 지는 모습" 이재오 "내 동생이라면 '그만두라' 할 것"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출마하는 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고 11일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자 "여러 고민을 하고 있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 한동훈에게 큰 위험이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당을 위해 출마해야 한다는 많은 분의 뜻에 따라 출마하는 것 또한 저는 한 전 위원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가장 위험 부담이 큰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고 본다"고 했다.

반면,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10일 "내 동생 같으면 못 나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는 딱 불러다가 '야, 너 이번에 그만두라' (할 것)"이라며 "선거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선거 때 지면 어쨌든 당대표가 책임지고 국민들 앞에 반성하는 모습도 보여야 하고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에서 지고 국회의원하고 당대표 한다고 얼마나 우리가 욕했냐. 입 달린 대로 욕했지 않냐"며 "'너는 선거 끝나고 얼마 안 됐는데 또 대표하려고 하냐' 하고 점잖게 타이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회가 안 오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며 "본인이 더 큰 꿈이 있다면 본인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보수 우파 전체를 봐서라도 이번 기회에는 국민들에게 뭔가 겸허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옳다"고 충고했다.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당 대표 당선시 윤과 관계 설정 관건.. 김재원 "尹과 관계 회복해야"

만일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갈등을 노출해 왔다. 총선 이후에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 관계를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다 보니 대통령실을 향해 여당이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면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여론과 대통령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긴장을 유지하는 정치력이 요구된다.

한 전 위원장은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당과 대통령실의 관계에 대해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 "이견 있을 때는 긴장 관계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이 건강한 정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일부 인사들이 지적하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건전한 당정 관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전 위원장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며 언제든 만날 것이라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로 당선되면 윤 대통령과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최고는 12일 저녁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서 진행자가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의 관계는 물 건너갔나, 아니면 아직은 운명공동체인가"라고 묻자 "굉장히 소원해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다만 "한동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다시 어느 정도 복원시키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에 처하기 때문에 당대표로 당선되면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낙선하면 별로 사람 취급 못 받고 (대통령과 관계회복 여부도) 소용없게 된다"며 떨어지면 완전히 남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현실에 참여(이재명 민주당 대표 비판)했다가 선거에도 안 나오고 이렇게 하겠다면 유튜브 하는 게 낫다"며 유튜버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 아니라면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