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단일 지도체제 유지 옳은 결론이지만 1인 대권 후보로 굳어지는건 위험"
"대선 출마할 경우 18개월전 사퇴하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 필요"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 한명이 당권을 가질 경우 당에 큰 리스크"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출마 가능성, 어떤 메시지 줄 수 있느냐 관건" "자신이 누명 쓰고 있다는 이재명 대표의 창작수준 바닥 드러내" "민주당 독단으로 상임위 개최, 의회의 나쁜 관행 마구 만들어"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현행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당의 결정에 대해 찬성 의사를 보내면서도 강력한 대권 후보 한 명이 당권을 갖는 것은 당에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13일 오전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행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한 결정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내면서도 대권 후보가 한 명으로 굳어지는 것은 당에 위험 요소가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개정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대표 한 명에 권한을 몰아주는 단일 지도 체제를 유지한 것에 대해 나 의원은 "단일 지도체제 아니면 집단 지도체제가 원래 지도체제의 모습인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했던 2인 지도체제는 약간 정상적이지 않다. 단일 지도체제는 옳은 결정"이라며 "당이 하나의 뜻으로 모아져야 하고 비상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집단 지도체제보다는 단일 지도체레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누군가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 되지 않으려면 민심은 반영해야"
그러나 나 의원은 대표 한 명이 당권을 갖고 대권 후보로 굳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면서 대선에 출마할 경우 1년 6개월 전에 당직을 사퇴하도록 한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가 1명으로 굳어져 당권을 갖는 것은 당에 리스크"라며 "다른 대권 후보들을 같이 반열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조항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강력한 누군가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지 않기 위해서는 민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전당대회 때마다 룰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당헌·당규를 선거 때마다, 전당대회 때마다 룰을 바꾼다는 것이 맞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왜 때때마다 바꾸느냐 그리고 헌법 규정처럼 룰을 바꾸면 다음 지도체제 선거 때부터 적용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하는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1인 권력이나 강력한 1인의 힘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되겠기에 민심은 조금 넣어야 한다. 그러나 공직 후보자와는 다르기 때문에 공직 후보자 선출 때보다는 민심 적용 비율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고 말했다.
또 나 의원은 "민심 비율을 바꾸는 것이 마치 우리 개혁의 화두처럼 이상하게 논의됐는데 총선에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것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뽑을 때 민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한 것은 잘못됐다"며 "민심 반영 비율을 20%로 하느냐, 30%로 하느냐에 대한 결정이 곧 있을 것 같은데 어제 중진 의원들과 얘기해보니까 당대표를 뽑는데 오히려 당심 100%가 맞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출마 가능성 감지, 어떤 메시지 줄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상황 얽혀 있어"
나경원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서 아직 고심 중이지만 정치 상황이 꼬여있는 현재 상황에서 정치력이 필요한 사람이 국민의힘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나 의원은 "내가 출마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 문제는 여러가지 정국 상황과도 맞물려 있는데 정국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는 다를 수 있다. 정치 상황이 굉장히 꼬여있을 때는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은 워낙 민주당이 무도하게 나오기 때문에 법치나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여당의 입장으로서 민주당으로부터 얻을 것은 얻어내야 한다. 그런 강온 전략을 잘 구사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와 함께 최근 한동훈 캠프가 꾸려졌다는 얘기에 대해 나 의원은 "여러 가지가 감지되고 있는 것 같다"며 "승패의 문제를 떠나 전당대회에 출마할 때는 출마자들은 당대표가 되겠다는 것이 가장 클테고 다음에는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느냐일텐데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당내 상황을 전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집행유예만 되더라도 대통령직이 상실된다고 자신의 SNS을 통해 주장한 것에 대해 나 의원은 "해당 규정이 있는 헌법 84조에 대한 논쟁은 서초동 법조계에서도 흥미로운 이슈지만 사실 정치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도 영장 판사를 직접 고르겠다고 하고 법관 선출제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사법부를 강력하게 압박하기 때문에 현실 정치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법관들에 대해 탄핵하고 국정조사 한다고 하고 법원조직법 바꿔서 대법관 숫자 늘리는 시나리오가 있긴 한데 정치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조작이고 거짓이라는 이재명 대표의 주장이 오히려 창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불법송금 혐의에 대해 지난 12일 검찰이 불구속 기소하고 이재명 대표가 "검찰의 창작 수준이 갈수록 떨어진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나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 의원은 "대북불법송금 사건이 이화영 부지사 독단으로 자신만을 위해서 했겠느냐. 쌍방울이 자신들 주가를 위해 했겠느냐. 앞뒤 정황을 보면 다 나오지 않느냐"며 "이재명 대표가 설계자이자 지휘자라고 봐야 한다. 7개 사건에 11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이재명 대표는 이것이 모두 조작이고 거짓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자신이 누명을 썼다는 이재명 대표의 창작 수준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회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나경원 의원은 나쁜 관행이 쌓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어떻게 국회를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수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수 의견을 조금이라도 담기 위해 합의하고 조정하는 곳이 국회다. 다수결이 그렇게 중요하면 소수의 국민들과 소외된 약자들의 아픔은 어떻게 처리해주느냐"며 "범여권이 202석, 민주당과 정의당이 합쳐서 98석밖에 안됐던 18대 국회에서도 원 구성하는데 88일이 걸렸고 국회의장도 임기 시작 후 40일이 지난 7월 중순에 취임했다. 당시 전반기를 맡았던 김형오 의장에 전화를 해 어떻게 이렇게 다수 횡포의 국회로 믄달 수 있느냐고 성토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한 번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관행으로 굳어지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 결국 의회 정신을 완전히 파탄 내는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완전히 파탄 냈다"며 "반대의 상황이 되서 우리가 똑같이 하면 되겠느냐. 민주당이 아주 나쁜 관행을 쌓고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우리에게 줘야 한다. 국회의장과 법사위를 같이 가지고 있었던 국회 역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독단으로 상임위 여는 것, 국민들에게 실상 알려야"
더불어민주당이 나머지 7개 상임위원회까지 모두 가져가고 야권 단독으로 상임위원회를 여는 것에 대해서도 나경원 의원은 성토하며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의원들이 어느 상임위원회를 원한다고 정해서 국회의장에게 서류를 보내면 그 서류에 따라 상임위를 배정하게 되는데 지금 국회의장은 마음대로 배엊을 해놓은 상태다. 간사까지도 마음대로 지정해놨다"며 "상임위원회를 열려면 여야가 협의해서 의사 일정을 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우리측 상임위 간사도 마음대로 정해놓고 해당 의원에게 문자만 보내놓는 요식행위를 해놓고 상임위원회를 막 연다. 상식적으로 정말 무도한 집단"이라며 "국민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무도한 일인지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는 다수결보다 합의정신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합의를 하다가 안 됐을 때 마지막에 다수결로 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의회의 나쁜 관행을 마구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