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1일 새벽 탄도미사일 발사.. 한미일 연합 훈련 반발·러시아 무기 수출 목적 추정
1일 오전 5시경 탄도미사일 2발 연이어 발사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 실시.. 北 "아시아판 나토" vs 국방부 "긴장 주범의 적반하장" 러시아 미사일 수출 위한 쇼케이스? 유엔 안보리 "북러간 무기 거래 규탄"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1일 새벽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닷새 만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9일 종료된 한미일 프리덤 엣지 훈련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하고 있는 북한이 수출 목적으로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일 오전 5시경 탄도미사일 2발 연이어 발사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일 오전 5시경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북 방향으로 발사했다.
5시 5분경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600여km를 비행했고, 5시 15분경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12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미사일 발사 직후인 오전 6시40분부터 20분 가량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이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도발 의도와 대응 태세 등을 점검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린 건 지난달 26일 이후 5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한미는 북한 미사일이 초기 상승 단계부터 불안정한 비행을 하다 공중 폭발한 것을 볼 때 북한 주장은 과장·기만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 실시.. 北 "아시아판 나토" vs 국방부 "긴장 주범의 적반하장"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달 27~29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3국의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한미일은 이번 프리덤 에지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 훈련, 방공전·공중훈련, 수색구조훈련, 해양차단훈련, 사이버방어훈련 등 총 7개 훈련을 실시했다.
프리덤 에지는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의 3국 정상 합의와 지난 6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 3국 국방장관회의 합의사항에 따라 이뤄졌다.
훈련 종료 후인 30일 북한은 '프리덤 에지'를 아시아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외정책실은 3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한 공보문을 통해 "우리는 미일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비롯한 지역내 자주적인 국가들을 겨냥하여 무분별하고 도발적인 군사적시위행위를 거듭 감행하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그것이 궁극적으로 초래할 치명적인 후과에 대해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전했다.
정책실은 "프리덤 에지의 위험성은 단지 3개국의 무력이 해상과 공중을 비롯한 여러 작전령역에서 훈련을 진행하였다는데만 있는것이 아니"라며 "바로 프리덤 에지가 미일한 3각 군사블럭의 조직화, 체계화, 실물화의 산물이라는데 그 엄중성과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토가 지상과 해상, 공중, 사이버 등 각 영역에서 연례적인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일한이 3자 사이의 다영역 합동군사연습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은 미일한관계가 '아시아판 나토'의 체모를 완전히 갖추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고 주장했다.
정책실은 또 "지난해 월 미일한 자 수뇌모의판에서 조작된 문건에는 3개국 중 그 어느 일방에 대한 위협이 조성되면 공동대응하기 위하여 즉시 협력할데 대한 내용이 지적되여있다"며 "이것은 본질상 어느한 성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방위력을 발동한다는 나토의 집단방위원칙을 그대로 연상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군사블럭강화책동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세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조치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이익, 지역의 평화를 철저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즉시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한반도 긴장의 주범인 북한 측이 오늘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에 대해 '아시아판 나토' 등으로 비난한 것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며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
국방부는 "한미일 3자 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 및 대응할 목적으로 2008년부터 방어적 차원에서 지속되어 왔고, 이번 프리덤 에지 훈련 또한 그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북한 정권은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지 말고 도탄에 빠져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을 돌보아야 하고, 한시라도 빨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미사일 수출 위한 쇼케이스? 유엔 안보리 "북러간 무기 거래 규탄"
이번 미사일 발사는 러시아 수출을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이 5시 5분께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화성-11형(KN-23)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무기는 북한이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본따 만든 것으로 정밀도가 높고 요격이 매우 까다롭다는 평가다.
북한은 화성-11형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각지의 대규모 공습을 가한 이후 일부 지역에서 해당 미사일과 유사한 형태의 파편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이번 이번 시험발사도 러시아 수출용 미사일의 성능 시험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이달까지 북한에서 러시아로 전달된 무기는 컨테이너 1만개 분량에 이른다. 탄도미사일과 함께 탄약과 소총, 로켓발사기, 박격포, 152mm 포탄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무기가 수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북러정상회담을 갖고 전방위적인 양국간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방북 기념 노동신문 기고글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을 굳건히 지지하고 주요 국제문제들에 대해 우리와 연대성을 표시하며 유엔 무대에서 공동노선과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북한의 전쟁지원에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했다. 향후 더 많은 무기공급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북러 간 무기 거래 문제를 주제로 공식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 시작을 앞두고 한미일 등 48개국과 EU는 공동 선언문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전쟁 수행 능력에 크게 기여한 북러 간 불법 무기 이전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