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채상병 특검법 찬성 소신 변함없어, 특검추천 변협이 더 중립적"

"채상병 특검법, 민주당 안으로 여야합의 없어도 차선책으로 찬성할 것" "대통령도 법리적 자신감, 탄핵 사유 아냐…기승전-탄핵 이어지지 않아" "용산에서 민심에 반하거나 잘못할 때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돼야" "민주당 탄핵주도보다 민심 챙겨야…방통위원장·검사탄핵은 이재명 방탄" "정무장관직 신설 찬성, 제의오면 고민해보겠지만 비현역 원로가 적격"

2024-07-03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찬성이라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여야합의 없이 민주당 안으로 표결이 이뤄져도 차선책으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3자 특검 추천에 대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한 대법원장 추천보다는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의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이 더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2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화두로 올린 것에 대해 "채상병 특검 찬성에 대해서 정치적인 소신은 변함이 없다"며 "국가를 위해 꽃다운 젊음을 바친 사람에게 진상을 규명하고 국가가 할 수 있는 최고 예우를 하는 것이 선진국이고 품격있는 나라 아니냐. 더구나 국방안보는 보수 최고의 가치 가운데 하나"라며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낸 법안이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여야 합의를 해서 통과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며 "만약에 협의가 되지 않고 그냥 민주당 안이 본회의에 그냥 올라온다고 하면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차선책이라고 생각하고 찬성표를 던질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보수층에서조차 절반 정도가 찬성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 의원은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오해를 한다면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제안한 특검법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변협 같은 곳에서 중립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고르는 것보다는 훨씬 더 중립적이고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변협 추천에 손을 들었다.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의 빌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안 의원은 "(탄핵으로 이어지는 일은) 절대 그럴리 없다. 사실 대통령도 지난번 기자회견에서 법리적인 자신감을 피력했다. 민주당이 아무리 기승전-탄핵으로 간다고 해도 헌법상 탄핵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특검에 반대해서 우리 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우리 보수가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안보에 대해서 정면으로 돌파해야 우리 당 지지율도 오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정권이 끝날 때까지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국회부의장 선거 후보인 박덕흠, 주호영 의원과 외교통일위원장 선거에 도전하는 김석기, 안철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신·공포·윤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비전과 정책이 가장 중요"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 나머지 3명 후보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신의 정치나 공포 마케팅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안 의원은 "헌정사상 집권당 최악의 참패 후에 열리는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성찰, 혁신하고 재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져야 하는데 불행하기도 후보간 경쟁에서 정말 중요한 어젠다보다는 치고 받고 편가르기식의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할까 우려된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뭐가 배신이고 또 뭐가 공포 마케팅인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당에 대한 비전과 정책이 배신, 논쟁, 공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는 대통령이 누구를 당대표로 생각하는가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또 그렇게 해서 김기현 후보가 대표가 됐는데 결국 총선을 치른 결과는 헌정사상 최악의 패배였다"고 직격했다.

또 안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윤심 경쟁이 아니라 민심 경쟁에 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국민들과 우리 당원들도 TV를 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실망이 크다"며 "그들이 TV를 볼 마음을 일으키고 관심을 불러일으켜 애정을 갖게 만드는게 당 혁신 과정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 또 용산에서 얘기하는 정책이나 인사가 민심과 반하거나 잘못됐으면 직언을 해서 더 좋은 정책과 좋은 사람을 추천해야 건설적인 당정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당정 관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대표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생문제 산적…민주당도 탄핵·이재명 전체주의 멈춰야"

안철수 의원은 민생문제가 산적해있는데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을 소추하는 등 범야권의 행태에 대해서도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안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국민들이 얘기한 것은 민생문제가 가장 큰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이 사람, 저 사람 탄핵한다고 한다. 이건 명백하게 보더라도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이런 시도들은 국민들 민심을 떠나가게 하는 일이다. 민주당도 이제 더이상 쓸데없는 탄핵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을 통해서도 방통위원장에 이어 검사까지 탄핵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안 의원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는 대장동, 백현동, 대북송금 등 이재명 수사 검사에 대한 보복이고 수사방해다. 피의자가 수사검사를 탄핵하고 수사를 막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 아예 피의자가 수사하고 재판까지 맘대로 하겠다는, 법치주의를 뿌리째 무너뜨리는 희대의 코미디"라며 "헌법이 부여한 탄핵 권한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이재명 개인의 방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떠한 도전과 방해가 있더라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지켜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연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 의원은 "민주당에서 민주가 없어졌다. 이제명 전체주의자 당이 될 것 같다"며 "민주당 역사를 보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모두 당총재의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고 정당을 민주화하기 위한 노력했다. 그런데 예전의 노력들을 한 사람의 당 대표가 한번에 박살을 내고 20년 전으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이건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가는 것이고 결국 당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덤정치 때문에 민주주의가 지금 전체주의화되고 있다. 예전에 한 독일 교수가 '국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치인들끼리 싸우는데 한국은 반대가 돼서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이 싸우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창피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팬덤정치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안철수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장관직을 신설한 것에 대해 찬성하면서 제의가 오면 고민해보겠지만 그보다 비현역 원로 정치인이 맡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 의원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없는 것보다 낫다. 대통령이 정치 이력이 그렇게 길지 않다 보니까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스태프들이 보완을 해줘야 한다"며 "벤처기업을 할 때도 CEO가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약점들이 있는데 이를 혼자 강화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과 팀을 이루면 훠러씬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정무적인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하니까 보강 차원에서 정무장관직 신설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안이 오면 고민을 해보겠지만 나보다 자격이 있는 여러 사람이 있고 훨씬 더 연륜있는, 지금 현재 현역이 아닌 원로분이 맡는 것이 맞다. 국회에 있는 108명에서 1명의 현역 의원을 빼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나는 오히려 국회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