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김건희 여사, 미국서 탈북민 만나 "저와 정부가 끝까지 함께할 것"
작년 美 국빈방문 이어 두번째 북한 인권 간담회…웜비어 모친과 재회 김건희 여사, 나토 배우자 행사... 지난해 11월 이후 재회한 바이든 여사와 '포옹' 하와이선 초대 이승만 대통령 설립한 '한인 기독교회' 방문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는 11일(현지 시각 ) 북한 억류 피해자와 유족, 북한인권 개선 활동 중인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을 만나 북한의 인권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전날에는 나토배우자 행사에 참석해 바이든 여사와 친교를 나눴으며, 하와이에선 이승만 대통령이 설립한 '한인기독교회'를 방문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독립운동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작년 美 국빈방문 이어 두번째 북한 인권 간담회…웜비어 모친과 재회
김 여사는 지난 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에도 북한 전문가와 탈북민들을 만나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이번에도 북한 탈북민과의 만남을 주재했다.
김 여사는 이날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작년에 이어서 두 번째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는 것이 큰 의미가 있으며, 최근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 명을 공개 처형했다는 보도는 북한의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한 분 한 분의 말씀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북한의 인권 실상을 체험했던 탈북민 및 미국인 억류 피해자의 사연과 참석자들의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 현황 및 정책 제언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구금됐다 2017년 혼수상태로 석방된 직후 결국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의 모친도 참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간담회 이후 1년여 만에 웜비어의 모친과 재회했으며, 1년여 만에 두 번째로 만난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를 늘 하고 다닌다”며 “해당 목걸이는 오토의 고교시절 공예 선생님이 디자인한 것”이라 소개한 뒤 "김 여사께서 오토를 항상 기억해줘서 너무 감사하며, 오토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하기도 했다.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는 "북한 체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성경(Bible)"이라고 말했고, 탈북민 지한나 씨는 성경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갔던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작년에 가족들과 목선을 타고 탈북한 김이혁 씨는 "한국과 북한이 다른 점은 발언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한국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이 있는 곳"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김 여사와 참석자들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며 공감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책행보에서 한국 정부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향한 희망을 갖는 등대가 된다”고 호평하고, “영부인이 진정성 있고 꾸준하게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고 격려하는 행보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며 감사를 표했다.
김 여사는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탈북민 여러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열악한 북한인권 현실에 대한 증언이자 동시에 자유를 향한 희망의 등불”이라며 “여러분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여사는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북한인권 개선에 강한 의지가 있으며,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국제사회의 민간단체와 활동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단단해지도록 함께 노력하자”라고 언급했다.
참석자들은 지난달에 한국 정부가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시간 관계상 더 얘기를 나누지 못함에 아쉬워하자 김 여사는 “한국에서도 만나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자”며 인사했다.
김 여사는 간담회 전에 데이먼 윌슨 NED 회장의 안내로 기관을 둘러보며 현황 설명을 청취했다. NED는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1983년 미국 의회가 설립한 초당파 비영리 독립단체로, 1990년대부터 꾸준하게 북한인권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김건희 여사, 나토 배우자 행사... 지난해 11월 이후 재회한 바이든 여사와 '포옹'
김건희 여사는 또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이날 나토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은 워싱턴DC 소재 국립미국사박물관에서 개최됐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재회한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과 반갑게 포옹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지난 5일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배우자 빅토리아 스타머 여사와도 처음 인사했다. 이외에도 그리스, 폴란드, 튀르키에 정상 배우자 등과도 조우해 환담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저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에 함꼐 참석했다.
하와이선 초대 이승만 대통령 설립한 '한인 기독교회' 방문
김 여사가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를 방문한 지난 9일(현지시각)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설립한 독립운동의 산실 한인기독교회를 방문했다.
김 여사는 1938년 광화문 모양을 본따 현 위치에 신축한 교회 외관을 둘러보고, 작년에 설치된 국가보훈부 독립운동 사적지 동판과 1985년 교인들이 건립한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보며 하와이 한인들의 독립운동과 한인기독교회의 역사를 청취했다. 김 여사는 한인기독교회 내 전시관인 독립기념관과 교회 예배당 내부를 돌아보며 100년 전부터의 다양한 사료를 살펴보고,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기도했을 한인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머나먼 타지에서 이토록 애쓰셨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잊혀진 위업이 재조명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여사는 “이곳의 역사가 미주 한인 이민 역사이자 독립운동의 역사 그 자체"라며, "조국 발전에 크게 기여한 하와이 동포들이 120여 년간 하와이와 미국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도 활약하며 한미 동맹의 가교역할을 해주셨다”며 동포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인기독교회 이제호 담임목사는 김 여사의 방문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즉석에서 설교와 기도로 "조국이 계속 발전해 번영하고, 대통령 내외분이 큰 지혜를 가지며 이번 방미 일정 중 안전하시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설교를 듣고 기도를 하니 매우 뜻깊었다"며 “하와이 동포분들과 교감하게 되어 기쁘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인기독교회는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민족 선각자들이 국권 회복 위한 독립운동을 전개한 성지(聖地)로서, 올초 영화 '건국전쟁' 상영 계기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로 설립 106주년을 맞는 한인기독교회는 교인들 중 12명이나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었을 정도로 독립운동 역사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이며, 독립운동에 대한 교회의 기여를 인정받아 2023년 국가보훈부가 독립운동 사적지 동판을 설치한 바 있다.